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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 입장도 바뀌었다…"황의조 국가대표 자격 정지 존중"

기사입력 2023.11.28 20:36 / 기사수정 2023.11.28 20:55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축구 국가대표 황의조(노리치시티)가 성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 혐의를 벗을 때까지 국가대표로 자격 정지 처분을 받은 가운데 그를 내년 1월 카타르 아시안컵에서 활용하고자 했던 위르겐 클린스만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도 이를 존중하기도 했다.

KFA는 28일 회의를 통해 현재 불법촬영 혐의를 받는 황의조를 당분간 국가대표에 발탁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오후 KFA는 윤리위원회와 공정위원회,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위원 등으로 논의 기구를 구성, 황의조 관련 사안을 논의했다.

이윤남 윤리위원장, 마이클 뮐러 전력강화위원장, 정해성 대회위원장, 최영일 부회장 등이 참여해 회의를 열었고 황의조에 대한 수사기관의 명확한 결론이 나올 때까지 그를 국가대표로 선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회의를 주재한 이윤남 윤리위원장은 "아직 범죄 사실 여부에 대한 다툼이 지속 되고 있고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 협회가 예단하고 결론 내릴 수는 없다"라면서도 "국가대표는 큰 도덕성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국가를 대표하는 선수로서 자기관리를 해야 하며, 국가대표팀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행위를 하지 않아야 할 위치에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황의조가 수사 중인 사건의 피의자로 조사를 받고 있다는 점, 이로 인해 정상적인 국가대표팀 활동이 어렵다는 점, 국가대표팀을 바라보는 축구 팬 기대 수준이 높아졌다는 점 등을 고려했다. 황의조 선수를 국가대표로 선발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라고 했다.


당초 이 사건을 면밀히 검토한다고 했던 KFA가 논의를 시작한 이유론 그 동안 나타난 황의조와 전 연인 등의 주장, 그리고 시민단체와 정치권 등을 검토한 결과 더 이상 지켜볼 수만은 없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황의조는 전 연인과 성관계 영상을 불법적으로 촬영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다.

사건은 지난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황의조 전 연인이라고 주장한 A씨는 황의조와 여성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동영상을 SNS에 게시했다가 논란이 일자 삭제했다.

그러자 같은 달 26일 황의조가 법률대리인을 통해 서울 성동경찰서에 사생활 폭로글 유포자 A씨에 대해 정보통신망법 위반(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협박 등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하면서 경찰이 수사에 들어갔다.

당시 황의조 측은 해당 영상이 지난해 그리스 1부리그 올림피아코스에서 임대 신분으로 뛸 당시 도난당한 휴대전화 안에 있었던 것들이라며 불법적인 방법으로 찍은 영상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폭로 글 내용도 허위이며, 이 사안으로 이미 여러 차례 협박을 당해왔다는 입장을 견지하고는 소속팀이 있는 영국으로 향했다.

이후 5개월 가까이 잠잠하던 사건은 황의조가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재점화됐다.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싱가포르전 다음 날인 17일 황의조를 불법촬영 혐의로 소환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A씨가 황의조 형수인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던졌다.

이어 21일 황의조 전 연인이 법률대리인을 통해 "피해자(전 연인)가 황씨와 교제했으나 그 당시나 그 후로나 민감한 영상 촬영에 동의한 적이 없고, 계속 삭제해달라고 요청해 왔다"며 "황씨는 잘못을 돌아보고 반성하는 대신 언론을 통해 '전 연인과 합의 하에 촬영했다'는 거짓말을 해 피해자에게 돌이킬 수 없는 상처와 트라우마를 남겼다"고 주장하면서 사건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특히 전 연인 변호인은 최근 황의조 측이 입장문에서 피해자의 직업과 결혼 여부를 공개하고는 "피해 여성의 신원이 노출될까 우려해 공식적인 대응을 자제해왔다. 악의적인 의혹이 제기된다면 상대 여성과 같이 출석해 대질조사를 받는 것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해 강력 반발하고 있다.

변호인은 이를 두고 "피해자에 대한 매우 심각한 2차 가해이자 명백히 피해자를 향한 협박과 압박"이라며 "이와 같은 범죄 행위를 반복하지 말 것을 경고하며 수사기관도 이와 관련해 조처해달라라. 필요하다면 고소장도 제출하겠다"고 강조했다.

변호인은 또 영상을 유포한 혐의로 이미 구속된 황의조 형수 A씨의 영장 심사 과정에서 A씨가 "황씨가 지인들과 불법적으로 촬영물을 공유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촬영물 유포 피해자가 한 명 더 있고 이 피해자는 유포와 관련해 황의조 부탁으로 처벌 불원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변호인은 대한축구협회와 클린스만 감독에 대해서도 "불법 영상은 사생활이 아닌 범죄"라며 "2차 가해에 동조하는 선택과 언동을 자제하라"고 요구했다.

황의조는 법률대리인을 통해 합의 하에 찍은 촬영임을 거듭 강조했지만 전 연인 측이 SNS메시지까지 공개하면서 강력 대응에 나섰다.

최근엔 황의조가 분실된 휴대폰 외에도 다른 곳에 촬영물을 저장, 경찰이 이 장치들에 대한 압수수색 및 디지털 포렌식까지 하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일각에선 대형 범죄까지 우려하는 상황이다.



황의조는 이달 중순 진행된 2026 북중미(캐나다·멕시코·미국 공동 개최)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C조 일정을 위해 대표팀에 소집됐다. 그는 16일 싱가포르전에 교체 출전해 클린스만호 네 번째 골을 넣었다. 

이 경기 이후 황의조가 불법 촬영 혐의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단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판 여론이 일었다. 하지만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은 황의조를 21일 중국 원정에도 교체로 출전 시켰다.

클린스만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이 지난 21일 중국 원정에서 황의조를 교체투입한 뒤 "황의조는 우리 선수다. 아직까지 혐의가 입증되거나 아니면 혐의가 나온 것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무죄추정의 원칙을 주장했다.

이어 "나도 40년 동안 이제 축구 인생을 살면서 많은 일을 겪었다. 그때마다 추측성도 있었기에 혐의가 명확히 나올 때까지는 우리 선수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내년 1월12일 개막하는 아시안컵에 데려갈 뜻을 밝혔는데 이 역시 많은 비판을 받았다.

클린스만 감독의 황의조 '무조건 발탁' 의지를 멈추고 대표팀이 박수 받으며 아시안컵에서 싸우기 위해서라도 지금이 징계를 내리기에 적기라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클린스만 감독은 당초 내년 1월 카타르에서 열리는 아시안컵에 23명 엔트리 중 한 명으로 황의조를 뽑아 데려가겠다는 뜻을 강력하게 내비쳤지만 이번 KFA 결정으로 원점 재검토해야 하는 상황에 몰렸다.

KFA는 28일 회의에서 황의조에 대한 국가대표 자격 잠정 결정이 내려진 뒤 클린스만 감독에게 결정을 전달했으며, 클린스만 감독은 "현재 상황을 충분히 이해하며 대한축구협회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사실상 수락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클린스만 감독은 황의조의 빈 자리를 채울 공격수 고민에 들어가게 됐다.

클린스만 감독은 당장 조규성이 원톱 주전으로 나서고 있지만 결승까지 최대 7경기를 치르는 여정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황의조가 건강해야 우승이라는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 거란 믿음을 중국전 직후 드러냈다. 실제 조규성이 선발 출전한 최근 A매치에서도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일정 시간이 되면 황의조를 대타로 집어넣어 그의 경기력을 점검했다.

조규성이 부진할 수도 있고, 한국이 조별리그 조기 통과를 확정지어 백업 선수들을 활용해야 할 수도 있다. 여러 시나리오를 검토해야 하는 상황에서 황의조를 하나의 공격 카드로 간주했으나 이제는 접게 됐다.

조규성과 함께 카타르로 갈 공격수 1순위로는 스코틀랜드 셀틱에서 뛰고 있는 오현규가 꼽힌다. 오현규 외엔 K리그1 울산 현대에서 뛰는 주민규 등도 지목될 수 있다. 아니면 손흥민을 최전방 공격수 쓰면서 스트라이커 전문 선수로는 조규성과 오현규만 발탁될 수도 있다.

KFA에 따르면 황의조가 아시안컵에 가기 위해선 대회가 열리기 전까지 수사기관의 불기소 처분을 받아야 한다.



황의조는 지난 26일 소속팀인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리그) 노리치 시티의 QPR전에 선발 출전, 결승포를 터트리고 1-0 승리를 이끌어내면서 국내에 더욱 논란을 부추겼다. 노리치 구단 사령탑인 다비드 바그너 감독은 황의조 사안을 인지하고는 있지만 결국 그라운드에 투입했다.

바그너 감독은 앞서 QPR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황의조의 상황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한국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전체를 다 알 정도로 내가 가진 정보가 충분하지 않다"라며 "벤 내퍼 단장이 황의조, 그리고 에이전트와 이 상황을 다룰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판단하고 통제할 수 있는 건 경기장에서다. 황의조는 우리와 함께 할 것이다. 결국 마지막엔 내가 그가 나설지 결정할 것이고 지금은 필요한 모든 정보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황의조를 출전시켰고 결승골까지 터뜨렸다. 황의조는 잉글랜드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나갈 수 있지만, 그의 골이 국내에 부각되면서 노리치 시티 입장과 별개로 국가대표로는 당분간 뛰기 어려운 것 아니냐는 견해가 빗발쳐 KFA가 비교적 신속하게 여론을 반영, 황의조에 철퇴를 내렸다.



KFA의 축구국가대표팀 운영규정 제6조(성실의무 및 품위유지)는 '국가를 대표하는 신분으로서 스스로의 품위를 떨어뜨리는 행위를 삼가며, 사회적 책임감과 도덕성을 유지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제17조(징계 및 결격 사유) 3항에 따르면 고의로 대표팀의 명예를 훼손했거나 대표팀 운영규정 위반, 기타 훈련규범을 지키지 않을 경우 징계 대상이 된다.

KFA의 이번 황의조 징계 배경엔 이용호 의원(국민의힘)의 질타가 적지 않았다는 견해가 나온다. 이용호 의원은 지난 26일 자신의 SNS를 통해 황의조를 가리켜 "명백한 형사처벌 대상"이라며 강력한 징계를 촉구했다.

이 의원은 "대한축구협회는 황 선수에 대해 출전 금지 등 엄중한 징계조치를 취할 것을 문체위 소속 의원으로서 촉구한다. 황 선수는 사회적 공인으로서 도덕적 물의를 넘어서, 동의받지 않은 불법 촬영물이 유포되도록 함으로써 명백한 형사처벌 대상이다. 대한축구협회와 문체부 등 관계 당국은 일개 축구 선수의 불편한 뉴스로 국민이 더 이상 불쾌하게 느끼지 않도록 즉각 엄중한 조처를 할 것을 요구한다"고 했다.

결과적으로 이 의원 입장이 나오고 이틀 만에 KFA가 빠르게 회의를 열어 황의조의 대표팀 자격을 잠정적으로 정지한 셈이 됐다.



사진=연합뉴스, 노리치 시티 SNS, 노팅엄 포레스트 SNS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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