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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월드컵서 못 보나…아르헨티나에 0-1 패배→남미예선 3연패+6위 '추락'

기사입력 2023.11.22 17:52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2026년 월드컵에선 브라질을 볼 수 없다?

월드컵에서 유일하게 모든 대회 본선에 참가한 브라질이 3년 뒤 북중미 캐나다와 멕시코, 미국에서 열리는 2026 월드컵 남미 예선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남미 라이벌 아르헨티나에 홈에서 패하면서 어느 덧 3연패 늪에 빠졌다.

2026년 대회부터 월드컵 본선 티켓이 총 48장으로 늘어나면서 남미 티켓도 기존 4.5장에서 6.5장으로 대폭 확대됐지만 지금과 같은 실력과 결과라면 차기 월드컵 본선행을 확신할 수 없다는 예측도 나오는 중이다.

브라질이 아르헨티나와 라이벌전에서 관중 소요로 지연되는 우여곡절 끝에 열린 가운데 패했다. 한국시간 22일 오전 9시 30분부터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유서 깊은 축구장 마라카낭에선 두 팀의 북중미 월드컵 남미 예선 6차전이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경기에 앞서 양 팀 국가가 울려퍼질 때부터 두 팀 팬들이 겹치는 관중석에서 폭력 사태가 일어남에 따라 킥오프가 27분 늦어졌다. 두 나라 유니폼 입은 팬들의 충돌 속에 일부 관중은 의자 등 기물을 파손했고, 소란이 이어졌다.

상황이 진정되지 않자 관중석에 경찰이 투입됐고, 양 팀 선수들도 관중석 쪽으로 다가가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경찰이 곤봉을 과격하게 휘두르며 관중을 가격하는 모습까지 나왔다. 이를 보고 위협을 느낀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 등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빠져나가 라커룸으로 들어가면서 경기 개최 여부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예정된 킥오프 시각이 10분 넘게 지난 뒤 심판진과 경기 감독관 등은 대화에 나섰고, 시간이 흐르며 경기장 안이 다소 진정되면서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피치에 돌아와 9시 57분께 어렵게 경기가 시작됐다.

경기 시작 이후에도 초반엔 선수들 잦은 파울로 흐름이 자주 끊겨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전반 5분엔 원정팀 미드필더 로드리고 데폴이 브라질 공격수 가브리에우 제주스 팔에 얼굴을 맞아 코피를 흘리기도 했다. 제주스는 경고를 받았다.

브라질은 홈팀이지만 전반전 내내 고전했다. 네이마르, 비니시우스 주니오르 등 핵심 선수들이 부상으로 줄줄이 이탈한 여파가 컸다. 브라질인 FIFA 랭킹 3위, 2022 카타르 월드컵 챔피언 아르헨티나는 FIFA 랭킹 1위로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것처럼 보였으나 브라질이 전체적으로 밀렸다.

전반전을 득점 없이 마친 두 팀은 후반 들어 좀 더 경기에 집중하면서 공방전도 치열해졌다.

결국 원정팀 아르헨티나가 후반 18분 이날 경기의 유일한 골을 넣었다. 토트넘에선 벤치 멤버로 밀린 지오바니 로셀소가 올린 왼쪽 코너킥을 공격 가담한 베테랑 수비수 니콜라스 오타멘디가 머리로 받아 넣어 선제 결승골을 완성시킨 것이다.

2009년부터 아르헨티나 국가대표로 활약한 오타멘디는 A매치 108경기에 출전하는 동안 6골을 기록했는데, 지난달 파라과이와의 3차전(1-0 아르헨티나 승리)에 이어 이번 브라질전 골까지 월드컵 예선 결승포로만 2골을 기록했다.



다급한 브라질은 후반 교체 투입된 뉴캐슬 유나이티드 공격수 조엘린통이 후반 36분 거친 파울로 퇴장까지 당하며 패색이 더욱 짙어졌다. 실망한 팬 일부가 일찌감치 경기장을 떠나는 가운데 결국 흐름을 바꾸지 못했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17일 우루과이와의 5차전 홈 경기에서 메시가 상대 선수들과 멱살잡이까지 가는 신경전 끝에 0-2로 져 이번 예선 첫 패배를 당했으나 브라질을 잡아내면서 5승1패를 기록, 선두(승점 15)를 지켰다.

반면 브라질은 지난달 베네수엘라와 홈에서 비긴 뒤 우루과이에 0-2로 완패하더니 이번 달 예선 2연전에선 콜롬비아와 아르헨티나에 모두 져 3연패에 빠지는 수모를 당했다. 브라질은 2승 1무 3패(승점 7)를 기록했다. 이날 칠레를 1-0으로 따돌린 에콰도르(승점 8)에 밀려 6위(승점 7)에 그쳤다. 

브라질은 이번 아르헨티나전 패배 전까지 월드컵 예선 홈 경기에서 51승 13무의 무패 행진을 이어왔으나 자국 축구의 '성지'로 불리는 마라카낭에서 불미스러운 사건과 함께 월드컵 예선 홈 경기 사상 첫 패배를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월드컵 남미 지역 예선에서는 10개 나라가 참가해 홈 앤드 어웨이의 풀리그로 팀당 총 18경기씩 치러 순위를 정한다. 6위까지 본선에 진출하고, 7위를 하면 대륙간 플레이오프에 나갈 수 있다. 브라질은 지금 순위라면 아슬아슬하게 본선에 오를 수 있는 셈이다. 

브라질은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까지 총 22차례 치러진 본선에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출전한 유일한 나라다. 우승도 1958년, 1962년, 1970년, 1994년, 2002년 등 총 5번이나 차지해 독일, 이탈리아(이상 4번), 아르헨티나(3번) 등을 제치고 최다 우승국 지위를 누리는 중이다. 준우승도 1950년과 1998년에 두 번 차지했다. 하지만 2018 러시아 월드컵과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에서 두 번 연속 8강에서 떨어지는 등 하락세를 겪고 있다.



게다가 간판 공격수 네이마르가 빠지면 전력이 급추락하는 현상이 10년 가까이 계속되고 있어 유럽이나 남미 상위권 국가들은 브라질을 두려워하지 않고 공략하는 현상이 이어지는 중이다.

네이마르의 경우 내년 여름에나 복귀가 가능하고 나이도 어느 덧 32살이 되기 때문에 계속 브라질 대표팀 에이스 지위를 유지하기도 어려운 임장이다.

브라질 축구가 대륙간 플레이오프로 떨어지거나 아예 월드컵 본선에 오르지 못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한편 아르헨티나 주장으로 브라질전에 나섰던 메시는 격전을 마친 뒤 이날 경기에서 일어난 관중 소요 이후 자국 팬에 대한 현지 경찰의 진압 과정에 대해 비판했다.

메시는 브라질전 뒤 인스타그램에 "이 팀은 계속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승리를 축하했다. 하지만 이어 "마라카낭에서의 큰 승리는 브라질에서 다시 한번 아르헨티나에 대한 탄압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이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고, 미친 짓이며, 이젠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가 연주 때부터 두 나라 유니폼을 입은 팬들의 충돌 속에 일부 관중이 의자를 파손해 던지는 등 폭력적 행동도 나타났고, 진압을 위해 투입된 브라질 경찰이 곤봉을 휘두르며 관중을 가격하기도 했다.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팬의 모습이 사진으로 번지기도 했다.



경기 후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메시는 "우리는 그들이 사람들을 어떻게 제압하는지 봤다. 이미 리베르타도레스 결승전에서도 일어났던 일"이라고 지적했다.

마라카낭 주경기장에선 이달 초 남미 최강 클럽을 가리는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결승전도 열렸는데, 당시엔 브라질의 플루미넨시와 아르헨티나의 보카 주니어스가 맞붙었다. 이 결승전 전날 리우데자네이루 코파카바나 해변에서 양 팀 팬들의 몸싸움이 벌어졌고, 진압을 위해 출동한 브라질 경찰이 아르헨티나 축구 팬을 향해 총을 겨누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소셜 미디어에 퍼지기도 했다.

메시는 이날 아르헨티나 관중석에 선수들의 가족도 많이 와 있었다고 전하며 "우리는 경기보다 거기에 더 신경 쓸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그런 상황에선 경기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경기장을 떠났고, 라커룸으로 돌아가는 게 모든 것을 진정시키는 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비극이 일어날 수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날 경기 뒤엔 메시와 선수 생활을 함께 했고, 지난해 월드컵 본선에서 아르헨티나를 36년 만에 우승으로 이끈 리오넬 스칼로니 감독이 돌연 사퇴하겠다고 발언해 파문을 일으켰다. 

스칼로니 감독은 "내가 어떻게 할지 많이 생각해봐야 한다. 생각할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이 대표팀엔 가능한 모든 에너지를 지닌, 좋은 기운의 코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작별 인사는 아니다"라면서도 "기준이 너무 높고, 앞으로 더 나아가기가 어려워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계속 이기기가 어렵다"면서 결별 가능성을 암시한 그는 취재진의 다른 질문엔 답하지 않았다고 AP 통신 등이 전했다.

45세 스칼로니 감독은 2018년부터 아르헨티나 대표팀 지휘봉을 잡고 2021년 코파 아메리카와 지난해 카타르 월드컵 우승을 이끌었다. 아르헨티나는 이번 월드컵 예선에서도 남미 지역 선두를 지키고 있다.

이날 다른 곳에서 열린 남미 예선에선 우루과이가 볼리비아를 3-0으로 완파하며 2위(승점 13)를 달렸다. 파라과이를 1-0으로 꺾은 콜롬비아(승점 12)가 3위에 자리했다. 페루와 1-1로 비긴 베네수엘라가 4위(승점 9)에 이름을 올렸다. 이어 에콰도르, 브라질, 파라과이(승점 5), 칠레(승점 5), 볼리비아(승점 3), 페루(승점 2) 순서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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