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6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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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명 퇴장' 토트넘, 첼시에 1-4 충격적 참패+무패행진 끝→'손흥민 골 취소' 아깝다 [PL 리뷰]

기사입력 2023.11.07 07:11 / 기사수정 2023.11.07 07:11



(엑스포츠뉴스 나숭우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시즌 최대 위기를 맞이했다. 홈에서 첼시를 상대로 시즌 첫 패배를 기록했다.

설상가상 핵심 수비수 크리스티안 로메로, 미키 판더펜과 데스티니 우도기가 각각 퇴장과 부상으로 아웃된 데 이어 손흥민과 환상 호흡을 보여줬던 제임스 매디슨까지 부상으로 조기 교체됐다.

토트넘은 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첼시와의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홈 경기에서 데얀 쿨루세브스키의 골로 앞서갔으나 로메로, 우도기의 퇴장, 매디슨, 판더펜의 부상 아웃이라는 악재가 겹친 끝에 콜 팔머에게 동점골, 니콜라 잭슨에게 해트트릭을 내주고 1-4로 역전패 했다.

10경기 무패 행진(8승2무)을 달리다 시즌 첫 패배를 기록한 토트넘은 앞서 선두로 올라선 맨체스터 시티를 제치지 못하고 2위(8승2무1패·승점 26)를 유지했다. 승점 3점을 추가한 첼시는 4승3무4패, 승점 15로 10위까지 뛰어올랐다.

토트넘 첼시 라인업



홈 팀 토트넘은 4-3-3으로 나섰다. 굴리엘모 비카리오가 골문을 지켰다. 수비는 페드로 포로, 크리스티안 로메로, 미키 판더펜, 데스티니 우도기가 맡았다. 중원에서는 이브 비수마, 파페 사르, 제임스 매디슨이 호흡을 맞췄다. 최전방은 손흥민이 가운데에 서고 브레넌 존슨과 데얀 쿨루세브스키가 좌우에 섰다.

이에 맞서는 첼시는 4-2-3-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로베르트 산체스 골키퍼가 골문을 지킨 가운데 리바이콜윌, 티아구 실바, 악셀 디사시, 리스 제임스가 백4를 구성했다. 엔소 페르난데스, 모이세스 카이세도가 3선에 배치됐고, 라힘 스털링, 코너 갤러거, 콜 팔머가 2선에 자리했다. 최전방은 니콜라 잭슨이 맡아 토트넘 골문을 노렸다.



◆ 토트넘 경기 전 기자회견

이번 시즌 절정의 골 감각을 보여주고 있는 손흥민은 시즌 초반 윙포워드에 위치했다가 번리전에서 최전방 공격로 위치를 이동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선택은 신의 한 수가 됐다. 손흥민의 득점 행진이 이어지면서 토트넘도 초반 순항을 이어갈 수 있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에 따르면 포스테코글루는 손흥민이 중앙 공격수로 충분히 뛸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고 밝혔다. 포스테코글루는 "손흥민은 중앙 공격수에게 원하는 모든 자질을 보유한 선수"라면서 "팀에 있어 엄청난 자산이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케인이 떠나면서 우리가 취할 수 있는 방법이 있었다는 건 맞다. 하지만 난 케인을 같은 방식으로 대체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케인처럼 해 줄 선수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적시장에 뛰어들어 첫 시즌 25~30골을 넣을 수 있는 사람을 데려오자고 하는 건 현실적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손흥민이 케인을 대체할 가장 적합한 선수였다고 밝혔다. 포스테코글루는 "오랫동안 지켜본 결과 손흥민은 훌륭한 피니셔다. 똑똑하기까지 하다. 훌륭한 움직임을 보여주며 압박 대처 능력도 가지고 있다"면서 "팀과 잘 맞는 사람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내가 고려했던 유일한 옵션은 아니었지만 팀의 위치와 우리에게 필요한 것에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한 선수였다"라고 손흥민을 케인 대체자로 기용할 의사가 본래부터 있었다고 밝혔다.

포스테코글루는 "손흥민이 중앙에서 더 많이 플레이할 수록 모든 경기에서 득점 위협이 되고, 그런 부분에서도 더 나아질 거라고 생각한다"며 "손흥민은 우리에게 있어서 엄청난 자산이다"라고 강조했다.

◆ 첼시 경기 전 기자회견

4년 만에 토트넘 팬들 앞에 돌아온 포체티노는 손흥민과의 만남을 기대했다.

"매우 특별하다. 놀라운 추억을 함께 만들고 경험했던 곳으로 4년 만에 돌아가는 것은 정말 특별하다. 거짓말하지 않겠다"라고 토트넘에 돌아온 소감을 밝힌 포체티노는 "내가 센터백을 뛸 건 아니라서 우리 팀 수비수들이 손흥민을 막아야한다. 우리는 그가 환상적인 선수라는 것을 안다. 프리미어리그 최고 중 하나다. 그에게 좋은 밤이 되지는 않길 바란다"고 손흥민을 막아보겠다고 선언했다.

토트넘과 작별 과정에 대해서는 "내가 구단을 떠날 당시엔 상황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작별 인사를 제대로 못했다. 이제 다시 돌아가서 아직도 거기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매우 좋은 기회이고 흥분되는 순간이 될 것 같다"라며 "당장은 아무말도 하지 않겠다. 경기날이 될 때 까지는 알 수 없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이 우리가 뭘 이뤄냈는지 잊지 않는 것이다. 그곳의 사람들과 그들이 나를 어떻게 대하던 존중한다. 내가 믿을 수 없는 여정을 보냈던 구단에 대한 내 감정과 시각은 변하지 않는다"라고 변함 없는 애정을 드러내기도 했다.



◆ 전반전 리뷰

첼시의 선축으로 경기가 시작됐다. 토트넘이나 첼시 모두 물러서지 않고 전방으로 빠르게 공을 투입하며 공격에 치중했다. 존슨과 우도기가 왼쪽 측면에서 활발하게 움직였고, 비수마도 중원에서 볼 키핑을 하며 기회를 만들었다.

손흥민이 첫 슈팅을 가져갔다. 전반 5분 사르의 침투 패스를 받은 손흥민이 수비 라인을 깨부수고 들어가 곧바로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하지만 슈팅 세기가 약해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이어 부심의 기가 올라갔다.





토트넘이 행운의 골로 앞서갔다. 전반 6분 쿨루세브스키의 슈팅이 수비 맞고 굴절돼 들어가는 행운이 따랐다. 비수마가 오른쪽 측면에 위치한 쿨루세브스키에게 내줬고, 쿨루세브스키가 왼발로 먼 포스트를 노려 슈팅을 시도했다. 공이 콜윌 등에 맞고 굴절돼 방향이 바뀌면서 산체스 골키퍼가 막지 못했다.

리드를 잡은 토트넘이 기세를 올렸다. 포로가 박스 밖에서 첼시의 공을 탈취해 왼발 하프 발리슛을 때렸다 위력이 강한 슛이었으나 산체스 골키퍼가 잘 잡아냈다.

토트넘이 계속해서 경기를 주도했다. 첼시는 토트넘의 강한 전방 압박을 풀어내지 못하면서 쉽게 올라오지 못했다. 반면, 토트넘은 높은 위치에서 공을 끊어내 빠르게 공격을 전개하면서 기회를 만들었다. 첼시는 쉬운 상황에서도 패스 미스가 나오는 등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비카리오의 결정적 선방이 나왔다. 전반 11분 매디슨의 패스 미스가 나오면서 첼시가 기회를 잡았다. 역습을 전개한 첼시의 잭슨이 박스 안까지 공을 몰고 간 뒤, 침착한 슛 페인팅으로 수비수까지 제쳐냈다. 완벽한 기회에서 골문 구석을 향해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으아 방향을 예측한 비카리오가 손으로 쳐냈다. 잭슨은 믿을 수 없다는 듯 허탈한 웃음을 지었다.



손흥민의 추가골이 터졌다. 전반 13분 안쪽에서 공을 잡은 우도기가 뻥 뚫린 왼쪽 측면에 위치한 존슨에게 벌려줬다. 존슨이 곧바로 중앙으로 쇄도하던 손흥민에게 연결했고, 손흥민은 오른발 논스톱 슛으로 마무리했다. 산체스 골키퍼가 손을 쓸 수 없는 장면이었다. 하지마 부심의 기가 올라가면서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비디오 판독(VAR)을 진행한 결과 존슨의 패스가 투입될 때 손흥민의 위치가 오프사이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점수를 벌릴 기회는 놓쳤지만 토트넘은 여유로운 플레이로 첼시의 압박을 벗겨냈다. 매디슨과 비수마 우도기가 적절한 위치에서 패스를 주고 받으면서 동점골을 위해 시동을 건 첼시 선수들의 압박을 여유롭게 풀어나갔다.

첫 번째 경고가 나왔다. 첼시가 코너킥 수비 후 역습을 가져가자 우도기가 슬라이딩 태클로 공을 뺏어냈다. 주심이 파울을 선언했고, 우도기에게 옐로 카드를 꺼내들었다. 우도기가 발을 들고 들어가면서 레드 카드 가능성까지 체크해봤으나 다행히 옐로 카드로 끝났다.

스털링이 엄청난 플레이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전반 21분 후방에서 길게 넘어온 공을 받은 스털링이 왼쪽 측면에서 중앙으로 돌파한 뒤 포로까지 제쳐낸 후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포로를 제치는 과정에서 공이 팔에 맞았다는 게 VAR을 통해 확인되면서 핸드볼 파울로 득점이 취소됐다. 스털링도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명맥한 핸드볼이었다.





첼시가 조금씩 볼 소유를 늘려가면서 기회를 엿봤다. 토트넘의 압박도 점차 느슨해지면서 라인이 올라왔다. 중원에서 공을 잡은 엔소가 공을 몰고가는 와중에도 토트넘의 압박이 들어오지 않자 과감한 중거리 슛을 시도했다. 공은 골문을 크게 벗어났다. 이후 좋은 위치에서 첼시가 프리킥을 얻어냈다. 팔머가 왼발로 올려준 프리킥이 토트넘 수비에 걸리면서 흘렀고, 갤러거가 헤더로 연결했으나 이 슈팅 역시 막혔다. 재차 공을 잡은 엔소가 때린 슛은 옆그물로 향했다.

첼시가 기어이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후반 28분 카이세도의 환상적인 중거리 포가 터져나왔다. 토트넘의 빌드업이 끊겼고, 문전 혼전 상황에서 로메로가 걷어낸 공을 잡은 카이세도가 박스 밖에서 오른발로 때렸다. 공은 그대로 골문 구석으로 빨려들어갔다. 동점골이자 첼시 데뷔골을 터뜨린 카이세도는 코너 플래그 쪽으로 달려가면서 기쁨을 표출했다. 첼시 선수들도 달려와 카이세도를 축하했다. 하지만 세리머니 도중 득점이 취소됐다.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슈팅 궤적에 오프사이드 위치에 있던 잭슨이 영향을 줬다는 판단이었다. VAR로도 오프사이드가 확인됐다.







이대로 득점이 취소될 것 같던 상황에서 변수가 생겼다. 그보다 앞선 장면인 로메로가 공을 걷어내는 장면에서 엔소의 발을 밟았다는 판정이었다. VAR을 확인한 주심은 손흥민과 로메로에게 상황을 설명한 뒤 로메로에게 다이렉트 퇴장을 명령했다. 이어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토트넘은 급하게 존슨을 빼고 에릭 다이어를 투입해 수비 숫자를 맞췄다. 키커로 나선 팔머가 때린 슈팅이 비카리오 손에 맞고 골대에 맞고 들어가면서 첼시가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토트넘은 포로가 발목이 꺾이는 불운까지 겹쳤다. 태클 과정에서 왼쪽 발목을 접질렸다. 잠시 치료를 위해 나간 사이 첼시가 역전골을 터뜨렸다. 스털링이 뒷공간을 파고든 후 중앙의 잭슨에게 연결했다. 잭슨은 논스톱 슛으로 골문 반대편에 밀어넣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면서 득점으로 인정되진 않았다.

첼시가 한 명 부족해진 토트넘의 뒷공간을 집요하게 노렸다. 왼쪽 측면에서 콜윌과 스털링이 토트넘 수비를 계속해서 허물었다. 반대 전환 팻를 통해 토트넘 수비 시선을 분산시키기도 했다.

전반 41분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경고를 받았다. 주심 판정에 불만을 드러냈기 때문이다. 토트넘에 비상이 걸렸다. 중원 핵심 매디슨이 압박하다가 홀로 경기장 위에 쓰러졌다. 왼쪽 발목을 부여잡고 쉽게 일어나지 못한 매디슨은 경기장 위에서 치료를 받다가 밖으로 걸어나갔다.





이번에는 이적 후 환상 수비력을 보여줬던 판더펜이 오른쪽 햄스트링을 부여잡고 쓰러졌다. 공수 전환 과정에서 급하게 방향을 돌리다가 햄스트링에 무리가 갔다. 짧은 시간에 많은 악재가 닥친 토트넘은 판더펜과매디슨을 빼고 에레르송 로얄, 피에르 에밀 호이비에르를 투입했다. 판더펜은 아예 걷지도 못하고 스태프들에게 부축을 받고 빠져나가며 부상이 심각하다는 걸 알렸다.

다이어의 호수비가 나왔다. 이번에도 스털링이 뒷공간을 파고든 후 잭슨에게 연결했으나 다이어가 몸을 던져 끊어냈다.

전반 추가시간 12분이 주어졌다. 첼시가 계속해서 주도권을 가져간 가운데 토트넘은 막아내기에 급급했다. 전반전은 1-1로 종료됐다.

전반전 점유율은 첼시가 52%-48%로 토트넘에 앞섰다. 슈팅 수 역시 7-4로 토트넘에 앞섰다. 다만 유효슈팅은 토트넘이 3-2로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 후반전 리뷰

퇴장에 에이스 2명의 부상까지 겹치면서 어려운 전반전을 보낸 토트넘은 후반에도 첼시에 크게 밀렸다.

첼시는 후반 시작과 함께 옐로 카드 한 장이 있던 콜윌 대신 마크 쿠쿠렐라를 투입했다. 시작과 동시에 첼시가 다시 한 번 토트넘 수비를 무너뜨리며 기회를 잡았다. 이번엔 왼쪽이 아닌 오른쪽 측면에서 수비를 허물었다.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가 나왔으나 비카리오가 적절한 타이밍에 뛰쳐나와 공을 걷어냈다. 이어 갤러거가 벼락 같은 중거리 슛으로 토트넘 골문을 위협했으나 골대 옆으로 벗어났다.

수적 우세였던 첼시는 급하지 않게 천천히 기회를 노렸다. 플레이가 느슨해진 사이 토트넘이 순간 압박으로 공을 뺏어내 공격에 나서봤지만 손흥민을 향한 패스가 끊기면서 슈팅까지 이어가지 못했다. 첼시는 제임스와 쿠쿠렐라의 측면 공격을 통해 토트넘 골문을 노려봤지만 결정적 장면은 나오지 않았다.

오랜만에 토트넘이 기회를 잡았다. 쿨루세브스키가 쿠쿠렐라를 달고 들어간 뒤 비수마에게 패스를 건넸다. 비수마가 슈팅 각도가 열리자 슈팅을 때렸지만 힘이 실리지 않으면서 수비에게 막혔다. 이어 곧바로 첼시가 역습을 가져갔다. 첼시 선수 3명, 토트넘 수비 2명인 상황에서 공을 잡은 스털링의 선택이 아쉬웠다. 패스가 끊겨 공이 흘렀고, 스털링이 공을 다시 잡기 위해 쫓아가는 사이 우도기의 태클에 걸려 넘어졌다. 이미 경고 한 장이 있던 우도기는 2번째 경고를 받으면서 퇴장 당했다.







9대11로 싸우게 된 토트넘은 세트피스에서 실점 위기에 빠졌다. 하지만 슈팅이 골라인을 넘기 직전 호이비에르가 발로 공을 걷어내면서 슈퍼 세이브를 펼쳤다. 첼시는 엔소를 빼고 미하일로 무드리크를 투입하며 공격을 강화했다. 토트넘 원정에서 승점 3점을 얻고 가겠다는 의지가 돋보였다.

비카리오의 슈퍼 세이브도 이어졌다. 무드리크가 잭슨에게 침투 패스를 넣어줬고, 잭슨이 완전히 열린 공간을 파고 들어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잭슨의 슈팅을 비카리오가 쳐냈고, 첼시가 세컨볼을 잡아 재차 슈팅을 시도했으나 이번에도 비카리오를 넘지 못했다. 제임스의 강력한 오른발 슛은 골대를 스치며 아웃됐다.

토트넘은 후반 16분 사르를 빼고 올리버 스킵을 투입했다. 이어 쿨루세브스키 대신 로드리고 벤탄쿠르를 투입해 포메이션에 균형을 맞췄다.

그렇다고 라인을 내리진 않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라인을 내리는 대신 비카리오에게 스위퍼 키퍼 역할을 맡기면서 뒷공간을 커버했다. 또한 손흥민을 최전방에 세워 두고 수비와 미드필더 간격을 촘촘하게 유지했다.





첼시는 계속해서 뒷공간을 허물어뜨리고 기회를 맞이했으나 비카리오를 뚫지 못했다. 후반 23분 쿠쿠렐라가 박스 안에서 최종 수비를 제친 후 슈팅까지 가져갔으나 비카리오가 얼굴로 막아냈다.

하지만 비카리오가 계속 막아낼 수는 없었다. 토트넘은 결국 후반 30분 잭슨에게 역전골을 내줬다. 이번에도 스털링 쪽에서 공간이 나왔다. 침투 패스를 받은 스털링이 완벽한 퍼스트 터치로 빠르게 치고나갔고, 중앙으로 쇄도하던 잭슨에게 내줬다. 잭슨은 비카리오 옆 구석으로 가볍게 밀어넣었다. VAR로도 스털링의 위치가 온사이드로 판명되면서 첼시가 2-1로 앞서가기 시작했다.





역전에 성공한 첼시는 제임스를 불러들이고 말로 귀스토를 투입해 새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다이어가 영웅으로 등극할 뻔 했다. 후반 34분 프리킥 공격에서 벤탄쿠르가 머리로 떨궈준 공을 수비 배후 공간으로 침투하던 다이어가 오른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부심의 기가 올라가며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VAR이 가동됐지만 다이어가 조금 더 앞서 있었던 것으로 나타나 아쉬움을 삼켰다.

토트넘이 다시 한 번 절호희 기회를 잡았다. 이번에도 세트피스였다. 포로가 올려준 공에 벤탄쿠르가 이마를 갖다댔다. 하지만 공은 경기장에 바운드 된 후 골라인 아웃됐다. 제대로 맞았다면 동점골을 만들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기회를 놓치면서 토트넘 선수들 모두 땅을 쳤다.

추가시간 9분이 주어졌고, 토트넘은 동점골을 위해 사력을 다했다. 하지만 선수 수가 너무 부족했다. 손흥민이 홀로 공을 몰고 들어가 슈팅까지 만들어봤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직후 잭슨에게 2골을 내줬다. 잭슨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한 끝에 결국 홈에서 시즌 첫 패배를 당했다.

◆ 총평

이날 토트넘은 2018년 이후 처음으로 첼시전 연승에 도전했다. 가장 최근 맞대결이었던 지난 시즌 후반기 리그 경기에서 토트넘이 2-0으로 승리했다. 토트넘은 2017/18시즌 후반기, 2018/19시즌 전반기 맞대결서 연승을 달렸다. 하지만 그 후 한 번도 연승을 기록하지 못했다. 또한 첼시전에서 승리할 경우 5년 만에 리그 5연승 기록도 달성할 수 있었다.

앞서 시즌이 시작되기 전까지만 해도 토트넘이 주포 해리 케인을 떠나보내면서 오히려 전력이 약화될 거라는 전망이 많았다. 센터백, 미드필더 보강을 마치긴 했지만 매 시즌 30골 이상을 책임져 준 케인의 부재를 메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케인을 대체할 선수를 구하지 못한 토트넘은 브라질 공격수 히샤를리송을 최전방에 내세웠다. 그러나 히샤를리송의 경기력은 만족스럽지 않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곧바로 전략을 수정했다. 히샤를리송 대신 측면에 위치했던 손흥민을 중앙으로 옮겼다. 손흥민은 중앙에서 펄펄 날기 시작했다. 4라운드 번리전 해트트릭을 시작으로 불을 뿜었다. 지금까지 10경기를 뛰는 동안 8골을 기록하며 리그 득점 순위 2위에 올랐다.

손흥민의 발끝이 터지는 동안 토트넘도 상대를 가리지 않고 제압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리버풀 등 강팀과 이기고 라이벌 아스널과는 팽팽한 승부 끝에 비겼다. 손흥민도 골이면 골, 도움이면 도움 등 토트넘 상승세에 앞장섰다. 지금까지는 케인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웠다.

손흥민은 이러한 기세를 이어 첼시전에서도 득점에 도전했다. 지난 2015년 여름 토트넘에 합류한 후 어느덧 9시즌을 보내고 있는 손흥민은 유독 첼시만 만나면 작아졌다. 지난 8시즌 동안 손흥민이 첼시를 상대로 기록한 득점은 2골에 불과했다.

지금까지 손흥민은 첼시와 17경기를 맞붙었으나 많은 골을 넣진 못했다. 최근 득점 감각이나 2021/22시즌 득점왕을 차지했을 때를 생각해보면 확실히 첼시를 상대로 약했던 게 사실이었다.

데뷔 시즌이었던 2015/16시즌 리그 후반기 맞대결에서 2-2 무승부를 만드는 골로 첼시전 첫 골을 기록했던 손흥민은 이후 4경기에서 침묵했다. 2018/19시즌 전반기 맞대결에서는 인생 골을 만들어냈다. 하프라인에서부터 공을 잡은 손흥민이 수비 2명을 제치고 들어간 뒤 득점에 성공했다. 당시 세계적인 수비수 다비드 루이스를 꼼짝 못하게 만든 드리블은 전 세계 축구 팬들을 깜짝 놀라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 골이 손흥민이 첼시를 상대로 기록한 마지막 골이었다. 이후 손흥민은 9경기에 출전했으나 한 골도 넣지 못했다. 도움조차도 기록하지 못하고 꽁꽁 묶였다. 심지어는 다이렉트 퇴장까지 당한 적도 있었다. 손흥민이 침묵하는 사이 토트넘은 9경기에서 2승2무5패로 절대 열세를 기록했다.

통산 맞대결 전적도 17경기 5승4무8패로 뒤처졌다. 리그에서도 4승4무6패로 승리보다 패가 더 많았다. 손흥민 한 방이 터져야 첼시전 승리 확률이 더욱 올라갈 수 있었다.





옛 스승 포체티노와 4년 만의 재회도 관심을 끌었다.

포체티노는 2013년부터 6년간 토트넘을 지휘하면서 클럽 전성기를 이끌었다. 특히 2015/16시즌 손흥민을 영입해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선수로 키워냈다.

2018/19시즌에는 손흥민, 케인, 델리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 등 황금세대를 앞세워 구단 역사 최초로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진출하면서 모두를 깜짝 놀라게 했다. 비록 결승전에서 리버풀한테 패해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포체티노는 토트넘 역대 최고의 감독 중 한 명으로 평가 받게 됐다.

하지만 곧바로 다음 시즌 부진을 거듭하면서 2019년 11월 토트넘을 떠났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2021년 1월부터 파리 생제르맹(PSG)을 지휘하다 지난해 7월 경질됐다. 약 1년간 현장을 떠나 있던 포체티노는 2023/24시즌을 앞두고 첼시의 부름을 받아 다시 프리미어리그 무대로 복귀했다. 이번 경기를 통해 2019년 이후 4년 만에 토트넘 팬들 앞에 돌아왔다.





포체티노가 토트넘을 잘 알기 때문에 첼시가 의외의 결과를 낼 거라는 보는 전문가가 있어 시선이 집중되기도 했다.

지난해 월드컵에서 한국과 일본의 16강 진출, 한국의 포르투갈전 승리 등을 맞혀 유명세를 탄 BBC 축구전문가 크리스 서튼은 두 팀 경기를 앞두고 "첼시가 0-2로 질 것"이라고 예측하면서도 "이상하게도 첼시의 패배에 한표를 던지기가 쉽지 않다"고 밝히며 첼시가 의외의 승점을 수확할 수 있다고 전했다.

서튼은 "통계만 놓고 봤을 땐, 토트넘의 승리가 확실해보인다"며 "토트넘은 현재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 하에서 무패를 달리고 있지만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첼시는 덜컹거리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나 포체티노는 토트넘의 전임 감독이다. 이와 같은 사실이 복병으로 활약할 수 있다는 점을 짚었다.

서튼은 "왠지 포체티노가 포스테코글루의 거품을 터트릴 것 같다"며 "어떻게 해서든 토트넘의 약점을 찾아 파훼해낼 수 있다는 예감이 강하게 든다"고 전했다.

맨유와 첼시는 부임했던 감독들이 모두 성적을 내지 못하자 경질한 후 새로운 감독을 데려오는 인사를 계속하고 있다. 두팀 모두 예전의 강팀이 아니라는 평가가 제기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튼은 첼시에게 조금 더 자비로운 예측을 내리며 맨유팬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다만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은 첼시를 맨유에 빗대면서 토트넘의 낙승을 전망했다.

ESPN 패널인 전 프랑스 국가대표 프랑크 르뵈프는 "첼시도 맨유와 마찬가지로 토마스 투헬, 그레이엄 포터, 프랭크 램파드를 빠르게 경질하고 있지만 전혀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감독의 문제가 아니라 구단 전체에 문제가 있다는 일침을 가했다.

경기 전 엇갈린 평가처럼 경기 내용도 팽팽했고, 어수선 했다. 토트넘에서 2명의 퇴장자와 2명의 부상자가 나오면서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결국 승리의 여신은 토트넘이 아닌 첼시의 손을 들어줬다.





이번 시즌 초반은 토트넘에게 있어서 역대급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으나 첼시전으로 제동이 걸렸다.

개막전에는 조금 아쉬웠다. 브렌트퍼드를 상대로 페널티킥을 내주는 실수를 범했던 손흥민은 해당 실수로 팀의 2-2 무승부를 막지 못했다. 하지만 2라운드부터는 우리가 알던 손흥민으로 돌아왔다. 그는 맨유전과 본머스전 모두 왼쪽 윙어로 출전해 팀 공격의 윤활유가 되는 플레이메이킹 능력으로 승리에 일조했다. 

3라운드까지 토트넘의 공격은 조금 답답했다. 최전방에 자리한 히샤를리송이 좀처럼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결국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팀 공격에서 좋은 영향력을 보여준 손흥민을 최전방에 위치시키는 결단을 내렸고, 그 선택은 올 시즌 현재까지 최고의 선택이 됐다. 

지난 9월 2일 번리전을 시작으로 원톱에 배치된 손흥민은 본격적인 파괴력을 선보이며 팀 공격을 견인했다. 손흥민은 번리를 상대로는 시즌 마수걸이 골을 포함해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지난 시즌 부진을 말끔하게 씻어냈다. 중앙에 선 손흥민은 날개를 활짝 폈다. 0-1로 뒤지던 전반 16분 왼쪽 측면 공격수 마노르 솔로몬의 패스를 받아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에서 키를 넘기는 칩슛으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이후 후반전 두 골을 추가하며 해트트릭을 완성했고, 이전 3라운드에서 득점이 없었던 아쉬움을 완벽히 날려버렸다. 

이어진 셰필드전에서는 무득점에 그쳤지만, 아스널전에서 다시 한번 득점포를 가동했다. 손흥민은 팀이 실점할 때마다 곧바로 균형을 맞추는 득점을 두 차례나 터트리며 아스널 원정에서 팀이 승점 1점을 챙길 수 있도록 맹활약했다.

득점은 리버풀전에서도 이어졌다. 원톱으로 다시 출전한 손흥민은 전반 36분 매디슨이 히샤를리송의 침투를 확인하고 패스를 건넸고, 히샤를리송이 곧바로 크로스를 올렸는데, 문전 앞으로 쇄도하던 손흥민이 이를 가볍게 돌려 놓으며 리버풀 골망을 흔들었다.





특히 지난 리버풀전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히샤를리송을 원톱에 배치하며, 손흥민을 다시 왼쪽 윙으로 돌리는 듯 했지만, 손흥민을 원톱에 배치하고, 히샤를리송을 윙에 두는 변화로 원톱 손흥민에 대한 신뢰를 이어갔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믿음에 부응한 손흥민은 자신이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한 9월 4경기 중 3경기에서 6골을 득점하는 활약을 선보였다. 이후 손흥민은 루턴 타운전에서 원톱으로 출전해 득점은 없었지만 꾸준한 전방 압박으로 팀 공격을 도왔다.

10월 초반 득점이 없었던 손흥민은 10월 A매치 기간 이후 치른 풀럼전에서 다시금 득점 본능을 선보였다. 전반 36분 상대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이어진 패스를 판더펜이 인터센트로 공을 뺏어낸 후 히샤를리송이 이를 박스 앞에 있던 손흥민에게 전달했다. 손흥민은 수비 사이에서 곧바로 뒤돌며 날카로운 오른발 감아차기로 풀럼의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과 히샤를리송은 지난 리버풀전에 이어 다시 한번 득점을 합작했다. 

시즌 첫 도움도 기록했다. 손흥민과 매디슨의 합작품이었다.  후반 9분 호이비에르가 상대 패스를 차단하며 페널티박스 아크 부근에 위치한 손흥민에게 공이 연결됐고, 손흥민은 충분히 슈팅 기회를 가져갈 수 있는 상황임에도 박스 안쪽으로 쇄도하는 매디슨에게 침착하게 패스를 건넸다. 매디슨은 이를 오른발로 가볍게 밀어 넣으며 풀럼 골망이 출렁였다. 매디슨의 득점으로 손흥민은 올 시즌 첫 도움을 올렸다.





손흥민은 풀럼전 활약으로 토트넘 역사에도 다시 한번 이름을 남겼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풀럼전 이후 "손흥민은 2019년 5월 개장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공식 경기 50골을 넣었다. 이는 살라와 케인 다음으로 단일 경기장 최다 득점 기록이다"라며 손흥민의 기록을 전했다. 

리버풀 소속인 살라는 지난 2017년부터 안필드에서 65골을 기록 중이고, 케인은 2019년부터 지난 2022/23 시즌까지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 통산 62골을 넣었다.

손흥민은 토트넘이 지난 2019년 화이트 하트레인을 떠나 구단의 새로운 홈 경기장인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으로 이전한 이후 줄곧 홈구장 관련 기록에 꾸준히 이름을 남겨왔다. 지난 2019년 4월
열린 2018/19 시즌 프리미어리그 31라운드 토트넘과 크리스털 팰리스의 경기에서 손흥민은 당시 후반 11분 크리스티안 에릭센의 패스를 받아 왼발 감아차기로 팰리스 골망을 흔들었다. 해당 득점은 토트넘이 새로운 홈구장인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을 개장한 이후 첫 번째로 기록한 득점이었고, 손흥민은 자신의 이름을 홈구장 첫 점수판에 남기게 됐다. 

토트넘 새 홈구장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의 첫 골도 손흥민의 몫이었다. 손흥민은 2018/19 시즌 챔피언스리그 8강 1차전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에서 후반 32분 에릭센의 패스를 골라인 직전 살려냈고, 이를 드리블 후 강력한 왼발 슛으로 마무리해 골망을 갈랐다. 손흥민의 득점이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의 챔피언스리그 첫 득점이었다.

당시 손흥민은 인터뷰에서 "새로운 경기장의 챔피언스리그 첫 골도 성공했다. 꿈같다. 그 순간을 평생 기억할 것이다. 60년이 지나도 사람들이 나를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라며 홈구장에 이름을 남긴 자랑스러움을 강하게 내비쳤다. 풀럼전 득점으로 다시금 토트넘 팬들이 자신을 잊지 못하게 쐐기를 박았다.





손흥민은 9월 활약을 바탕으로 개인 통산 4번째 이달의 선수상도 수상했다. 9월 4경기 6골로 프리미어리그가 뽑은 '2023년 9월 EA스포츠 이달의 선수상' 최종 후보 7인에 선정됐는데, 후보에 올랐던 훌리안 알바레스, 페드로 네투, 모하메드 살라 등을 제치고 이달의 선수상을 거머쥐었다.

이번 수상으로 월드클래스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손흥민은 2020년 10월 3번째 수상 이후 3년 만에 수상이었다. 4번째 수상에 성공한 손흥민은 앨런 시어러, 티에리 앙리, 데니스 베르캄프, 프랭크 램파드 등 프리미어리그 역사에서 엄청난 평가를 받는 레전드들과 동률을 이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손흥민을 중앙에 배치함으로써 손흥민이 상대 페널티박스 내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다는 점이 고무적이었다.

손흥민의 시즌별 히트맵을 확인해보면 손흥민은 시즌이 지날수록 상대 골대와 가까운 위치로 이동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손흥민이 양발을 사용해 득점할 수 있다는 이점을 활용한 전술의 결과로 간주된다. 게다가 페널티박스내에서 공을 점유하는 비율도 이번 시즌 급상승했다. 스카이스포츠는 "(최근 몇시즌 간)10% 보다 낮았던 손흥민의 박스 내 공 점유율이 이번 시즌 20%에 가까운 수치로 급상승했다"고 전했다.





또한 스카이스포츠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선호하는 공격수 모습을 생각해봤을 때 케인보다 손흥민이 더 적합하다"고도 주장했다. 매체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상대 수비를 바쁘게 움직이게 만드는 공격수를 좋아한다"며 "케인 또한 해당 전술을 잘 수행할 수 있지만 손흥민은 현재 리그 내 침투 움직임 횟수가 5위에 위치하고 있다. 손흥민이 전방 압박을 가하며 달린 거리는 리그 내에서 1위이다. 그의 운동 능력은 여전히 대단하다"라고 칭찬을 더했다.

과거 토트넘을 이끈 경험이 있는 팀 셔우드 감독도 손흥민에 대해 "그들은 이전과 같은 선수들이다. 제임스 매디슨과 훌륭한 계약을 했고, 손흥민은 부활했다. 아마 사람들은 그들이 계속 이런 식으로 플레이할 것이라고 보장할 수 있다. 그들은 해리 케인과 멀어졌지만,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차지할 수 있다"라며 손흥민과 함께 토트넘이 우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국 매체 더부트룸도 "손흥민은 의심할 여지 없이 이번 시즌 토트넘에서 주연을 맡았고, 몇몇 중요한 경기에서 골을 넣었다. 그는 아스널전에서 득점했고, 리버풀을 상대로 중요한 골을 넣기도 했다. 손흥민은 중앙으로 이동한 후 6골을 넣었고, 시즌 내내 그가 기량을 유지할지 지켜보는 것은 흥미로울 것이다"라며 손흥민의 활약에 주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손흥민은 올 시즌 리그에서 꾸준히 선발로 나서고 있음에도 여전히 시즌에 대한 변수가 남아 있다. 바로 부상과 아시안컵 차출이다. 

손흥민은 지난 리버풀전 이후 부상을 달고 뛰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토트넘 소식에 정통한 폴 오 키프 기자는 개인 SNS를 통해 "요즘 매일 훈련하지는 않는다. 주말에 경기에 나설 수 있도록 현재 훈련량을 관리하고 있다. 지난 한 달 동안 사타구니 문제가 있었다"라며 손흥민의 몸 상태가 온전치 못하다는 소식을 전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해당 소식을 인정했다. 그는 영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손흥민에 대해 "리버풀전 때 100%가 아니었지만, 그는 경기에 필사적이었다. 그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걸 주려고 했고, 그렇게 했다. 손흥민은 절대 90분 모두를 뛰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항상 그에게 60분 정도 시간을 주려고 했으나, 손흥민은 다시 전방에서 리드하며 압박을 가했다. 골도 넣었기에 주장의 노력은 대단했다"라며 사타구니 쪽에 불편함을 느끼면서 100% 몸 상태가 아님에도 손흥민은 토트넘 주장이자 공격의 에이스로 팀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의 풀타임 출전은 허락하지 않았다. 지난 번리전 해트트릭 이후 72분만을 소화했던 손흥민은 이후 셰필드, 아스널, 리버풀, 루턴 타운, 풀럼전까지 계속해서 후반 중반 교체됐다. 







다행히 아시안컵을 앞두고 진행될 박싱데이 일정이 토트넘에 유리하게 확정됐다.

토크스포츠는 지난달 26일 "프리미어리그가 박싱데이 주간 전체 일정을 발표함에 따라 크리스마스 이브 일정도 확정됐다'고 전했다.

박싱데이는 크리스마스 다음날인 12월 26일을 뜻한다. 이 시기 휴식기를 가지는 다른 리그와 달리 프리미어리그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한다. 많은 팀들이 체력 문제로 고꾸라지기도 하며, 이 때의 여파가 시즌 후반기까지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무엇보다 리그 반환점을 도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 때 리그 선두에 위치한 팀이 십중팔구 리그 우승컵을 가져가기 때문에 많은 관심이 쏟아지는 시기다.

토트넘은 먼저 12월 23일 에버턴과 맞붙는다. 현재 에버턴은 11경기에서 단 3승만 거두는 부진을 거듭하며 16위에 처져 있다. 여기에 프리미어리그가 규정한 재정적 규제 위반 혐의로 승점 12점 삭감 위기에 처한 상태다. 만에 하나 승점이 삭감 된다면 사실상 가장 유력한 강등 후보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의 낙승이 예상된다.

에버턴전 이후 나흘간 휴식을 취한 후 28일에는 일본 드리블러 미토마 가오루가 버티는 브라이턴 원정을 떠난다. 만만치 않은 상대지만 이기지 못할 상대도 아니다. 브라이턴이 지난 시즌과 달리 UEFA(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를 병행해야 하는 위치에 있어 체력적으로 토트넘이 훨씬 유리하다. 방심하지만 않는다면 승점 획득은 어렵지 않을 전망이다.

브라이턴전을 마치면 단 하루의 휴식 시간이 주어진다. 다행히 홈에서 강등권에 위치한 본머스를 상대해 큰 부담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본머스는 셰필드 유나이티드, 번리와 함께 강등권에서 허덕이고 있다. 본머스전 이후에는 2주의 휴식 시간이 주어져 모든 걸 쏟아부을 수 있다.

박싱데이를 잘 마친다면 캡틴 손흥민도 조금 더 가벼운 마음으로 1월 카타르에서 열릴 아시안컵에 참가할 수 있다. 국제축구연맹(FIFA) 의무 차출 대회여서 손흥민은 대회 개막 2주 전인 올해 12월30일 안팎에 클린스만호에 합류해야 한다. 손흥민은 한 달 하고도 보름 더 토트넘을 비워야 한다. 토트넘도 올 시즌 물오른 득점 감각을 뽐내고 있는 손흥민을 아시안컵에 보내기 전까지 최대한 활용하는 방안으로 갈 공산이 크게 됐다.





한편, 토트넘의 무패행진이 계속되자 영국 언론도 이 점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애슬레틱은 지난 2일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순위표가 극적으로 변할 것 같지 않다. 이를 증명하는 통계가 있다"라면서 10라운드 기준 순위표와 최종 라운드 순위표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거라고 예측했다.

매체는 "리그 순위표는 10경기가 치러져도 진정한 형태를 갖지 못 한다는 걸 누구나 알고 있다. 전체 일정의 26.3158%를 진행한 시점에서 2024년 5월에 각 팀이 차지하게 될 최종 순위에 대해 추론하는 건 꽤 이상하게 느껴진다"고 초반 예측의 의미가 크지 않다는 걸 인정하면서도 "현재 순위에서 극적으로 뒤바뀔 가능성이 낮다고 말할 이유가 있다"라며 의외로 순위 변화는 크지 않을 거라고 설명했다.

디애슬레틱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개팀 경쟁 체제로 돌입한 1995/96시즌 이후 10라운드 기준 순위표와 최종 리그 순위표를 비교해 봤을 때 38%의 팀이 한 단게만 이동했거나 같은 순위에 머무른 것으로 조사됐다.

디애슬레틱은 "10경기가 끝난 후 리그 순위표를 신뢰할 수 있다. 앞으로의 시즌에 대해 많은 걸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라면서 1995년부터 2017년까지 경기 데이터를 조사한 결과 10라운드 기준 1위 팀은 최종 라운드에서 상위 3위 안에 들 가능성이 77.3%로 나타났다"고 조명했다.

이어 "타이틀 도전이든 아니든, 시즌의 1/4만 지나면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무대로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은 토트넘 팬들이 환호할 만한 소식이다"라고 토트넘이 설사 우승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3위 안에는 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20라운드, 30라운드 기준으로는 순위 변동 가능성이 더욱 적어진다는 점을 강조했다. 디애슬레틱은 "10라운드 기준 1위 팀이 최종 라운드에서 3위 안에 들 확률이 77%라면, 20라운드 기준으로는 87%로 증가하며, 30라운드 기준으로는 94%까지 증가한다"라면서 "이르면 11월 리그 순위를 보면 각 팅의 최종 순위를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프리미어리그 공식 SNS 계정은 5일 "그리고 하나만 남았다"라는 글과 함께 토트넘 공식 계정을 태그했다. 프리미어리그가 올린 사진에는 리그 20개 구단 중 토트넘만 유일한 무패 팀으로 색이 칠해져 있었다.

10라운드 기준으로 프리미어리그에서 무패를 기록 중이었던 팀은 토트넘과 아스널 뿐이었다. 토트넘은 8승2무로 선두를 달리고 있었고, 아스널은 7승3무로 그 뒤를 따랐다.

11라운드가 진행되자 아스널이 먼저 무패 팀 타이틀에서 밀려났다. 아스널은 같은 날 뉴캐슬어폰타인에 위치한 세인트제임스 파크에서 열린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판정 논란이 일기는 했지만 후반 19분 앤서니 고든에게 결승골을 내주면서 리그에서 시즌 첫 패배를 기록했다.

아스널이 패하면서 토트넘이 자연스럽게 유일하게 남은 무패 팀이 됐다.

첼시와의 경기 전에는 손흥민이 10월 이달의 골 수상자가 되는 기쁨을 안았다. 토트넘 구단 자체적으로 선정한 끝에 팰리스전 결승골이 뽑혔다. 손흥민의 골이 멋졌다기보다는 손흥민의 득점으로 이어지는 과정이 아름다웠다. 후반 21분 사르의 패스를 받은 존슨이 매디슨에게 공을 내줬고, 다시 매디슨의 패스를 받은 존슨이 컷백패스를 시도했는데, 페널티박스 중앙에 위치한 손흥민이 이를 정확한 왼발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득점에 성공했다.

이로써 손흥민은 지난 9월에 이어 2개월 연속 수상에 성공했다. 9월에도 아스널전에서 존슨, 매디슨, 손흥민으로 이어지는 연계 플레이 끝에 손흥민의 절묘한 마무리가 나왔다.





절정의 폼을 보여준 세 선수는 첼시전에서 다시 호흡을 맞췄다. 손흥민이 최전방에 서고 존슨이 왼쪽 측면, 매디슨이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출전해 첼시 수비진을 괴롭혔다. 그러나 로메로의 퇴장으로 세 선수의 호흡은 오래가지 못했다.

여기에 매디슨이 홀로 발목을 부여잡고 쓰러지면서 향후 경기 출전이 불투명하게 됐다. 일단 치료를 받은 뒤 경기장에 들어오긴 했지만 정밀 검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

또한 핵심 센터백 로메로, 판더펜이 각각 퇴장, 부상으로 당분간 호흡을 맞출 수 없게 됐다. 로메로는 다이렉트 퇴장으로 추후 출전 정지 징계가 추가될 것으로 보이며 햄스트링을 다쳐 스태프에게 실려 경기장을 빠져나간 판더펜 역시 회복까지 수 주 이상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왼쪽 측면에서 파괴력 있는 모습을 보여줬던 우도기 역시 경고 누적 퇴장으로 다음 경기 출전이 불가능해졌다.

첼시에게 유독 약했던 손흥민도 첼시전 무득점 기록을 9경기에서 10경기로 늘렸다.

지금까지 큰 위기 없이 역대급 시즌 초반을 보냈던 토트넘에게 최대 위기가 불어닥치게 됐다. 오는 11일 울버햄프턴 원정부터 가시밭길을 걷게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토트넘, 첼시, 프리미어리그 SNS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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