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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의 '리버스 스윕'…KT, LG 기다리는 잠실 간다→최종전 3-2 역전승+V2도전 스타트 [PO5 현장리뷰]

기사입력 2023.11.05 19:15



(엑스포츠뉴스 수원, 김지수 기자) KT 위즈의 마법이 NC 다이노스를 집어삼켰다. KBO리그 플레이오프 역사상 3번째 '리버스 스윕'의 드라마를 쓰고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 LG 트윈스가 기다리고 있는 '잠실'로 향하게 됐다.

KT는 5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5전 3승제, NC-KT 2승 2패) 5차전에서 NC를 3-2로 이겼다. 오는 7일부터 정규리그 1위 LG 트윈스와 한국시리즈(7전 4승제)에서 우승 트로피를 놓고 다툰다.

KT는 이날 선발투수 웨스 벤자민이 5이닝 5피안타 5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제 몫을 해낸 가운데 불펜진이 게임 후반 NC의 추격을 잠재웠다. 손동현 2이닝 1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 박영현 1이닝 무실점, 김재윤 1이닝 무실점으로 KT의 승리를 지켜냈다.

타선에서는 리드오프 김상수가 3회초 실책 2개의 아쉬움을 털고 3타수 1안타 1득점으로 공격 첨병 역할을 해냈다. 황재균, 장성우, 문상철, 김민혁까지 주축 선수들이 승부처에서 클러치 본능을 뽐내며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게 됐다.

KT 우완 영건 손동현은 플레이오프 5경기에 모두 등판해 7이닝 3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 1승 1홀드의 '미스터 제로' 피칭으로 시리즈 MVP와 상금 300만 원을 차지했다.



KT는 올 시즌 정규리그 개막 후 주전들의 연쇄 부상 여파 속에 최하위로 추락했다. 5월까지 꼴찌에 머무르면서 올해는 포스트시즌 진출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KT는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전반기 올스타 브레이크 전 7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린 뒤 7월을 5위로 마치는 기염을 토했다. 8월 이후에는 35승 19패 1무로 10개 구단 중 가장 높은 승률 0.648을 기록한 끝에 최종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플레이오프에서 한국시리즈로 향하는 과정도 드라마였다. 안방에서 열린 1차전을 5-9로 패하면서 불안하게 출발했다. 2차전까지 2-3으로 석패해 시리즈 탈락 위기에 몰렸다. 

KT의 저력은 위기에서 또 한 번 빛났다. 창원으로 무대를 옮긴 3차전을 토종 에이스 고영표를 앞세워 3-0으로 이기고 한숨을 돌렸고 4차전까지 11-2로 삼키고 승부를 5차전까지 끌고 왔다. 



KT는 5차전마저 짜릿한 역전승으로 따내고 한국시리즈 티켓을 손에 넣었다. 1996년 현대 유니콘스, 2009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 이어 5전 3승제로 치러진 KBO 역대 플레이오프에서 3번째 '리버스 스윕'의 주인공이 됐다.  

반면 NC의 가을여정은 플레이오프에서 멈춰 섰다. 정규리그를 4위로 마치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5위 두산 베어스를 꺾은 뒤 준플레이오프에서 3위 SSG 랜더스를 3연승으로 업셋(Upset)했지만 KT를 넘지 못했다. 

플레이오프 1~2차전 승리로 한국시리즈 진출 확률 88.2%(15/17)를 잡았지만 12.8%에 발목을 잡혔다. KBO 플레이오프 역대 3번째 '리버스 스윕'의 희생양이 됐다.

NC는 주축 선수들의 체력 저하가 플레이오프를 치를수록 두드러졌다. 설상가상으로 에이스 에릭 페디가 1차전 완벽투 이후 몸 상태 악화로 5차전 등판이 불발된 부분이 치명타로 작용했다. 

▲선발 라인업

-NC: 손아섭(지명타자)-서호철(3루수)-박민우(2루수)-박건우(우익수)-권희동(좌익수)-제이슨 마틴(중견수)-오영수(1루수)-김형준(포수)-김주원(유격수). 선발투수 신민혁

강인권 NC 감독은 플레이오프 3차전 무득점, 4차전 2득점에 그친 타선에 변화를 줬다. 대신 베스트9은 유지한 가운데 서호철의 테이블 세터 전진 배치, '4번타자' 박건우 카드로 승부수를 던졌다.

서호철은 플레이오프 1~3차전에서 10타수 무안타로 부진했다. 4차전에서도 첫 3타석은 침묵했지만 마지막 타석에서 안타를 생산, 침묵을 깼다. 



박건우는 플레이오프 1~4차전 4경기 15타수 4안타 1홈런 4타점을 기록 중이다. 2차전에서 KT 웨스 벤자민에 결승 선제 2점 홈런을 쏘아 올린 좋은 기억을 안고 5차전에 4번 타순에 이름을 올렸다.

포스트시즌 내내 NC 4번타자로 활약했던 외국인 타자 마틴은 6번으로 조정됐다. 플레이오프 1~4차전 14타수 무안타로 극심한 타격 슬럼프에 빠져 있지만 마틴을 대신할 마땅한 자원이 없는 현실상 부담을 덜어주는 쪽으로 배려했다.

선발투수는 에이스 에릭 페디가 아닌 신민혁이 낙점됐다. 페디는 지난달 31일 플레이오프 1차전 6이닝 3피안타 1볼넷 12탈삼진 1실점 완벽투 후 5일 동안 휴식을 취했지만 몸 상태를 완벽하게 회복하지 못했다. 



강인권 감독은 "일단 앞선 3, 4차전 득점력이 조금 안 좋았기 때문에 최대한 지금 현재 컨디션이 좀 좋은 선수들을 조금 전진 배치하게 됐다"며 "마틴은 조금 부담 없이 조금 타격에 전념할 수 있게 6번 타선에 넣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야수들의 선발출전을 한 번 생각하기도 했지만 그렇게 큰 변화보다는 지금 라인업을 유지하면서 타선만 조금 바꾸는 게 좋을 거라고 판단했다"며 "서호철이 4차전 마지막 타석에서 조금 좋은 모습이 나와서 5차전 라인업 구성에서 앞쪽으로 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 KT: 김상수(유격수)-황재균(3루수)-알포드(좌익수)-박병호(1루수)-장성우(포수)-문상철(지명타자)-오윤석(2루수)-배정대(중견수)-조용호(우익수). 선발투수 웨스 벤자민

KT는 지난 3일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11-2 대승을 거둔 라인업을 그대로 가져갔다. 김상수, 황재균이 테이블 세터로 나서고 알포드, 박병호, 장성우가 클린업 트리오를 책임졌다.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5타수 3안타로 맹타를 휘두른 오윤석이 KT 최고참 박경수를 대신해 2경기 연속 선발 2루수로 기회를 얻은 것도 특징이었다.



이강철 KT 감독은 "박경수의 경우 게임 후반 상황에 따라 출전할 수 있다"며 캡틴의 대타, 대수비 투입 가능성을 열어뒀다. 

플레이오프 3차전까지 무안타로 극심한 부진에 빠졌던 알포드는 4차전 4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으로 타격감을 회복하면서 3번 자리를 지켰다.

선발투수는 예상했던 대로 벤자민이 마운드에 올랐다. 벤자민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5이닝 4피안타 1피홈런 2탈삼진 3실점으로 기대에 못 미치면서 패전의 멍에를 썼다. 4일 휴식 후 팀을 한국시리즈로 이끌어야 하는 중책을 안고 출격했다. 

▲초반은 명품 투수전, 쾌조의 스타트 끊은 신민혁과 벤자민

2회까지는 빠르게 전개됐다. 양 팀 선발투수 NC 신민혁, KT 벤자민 모두 좋은 컨디션을 과시했다. 공격적인 투구로 아웃 카운트를 쉽게 쉽게 쌓아갔다.

벤자민은 1회초 NC 선두타자 손아섭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기선을 제압했다. 이어 서호철을 우익수 뜬공, 박민우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2회초 NC 공격도 삼자범퇴였다. 벤자민은 2회초 선두타자 박건우와 권희동을 우익수 뜬공, 마틴을 삼진으로 처리하면서 NC 타선의 출루를 봉쇄했다.




신민혁도 KT 타선을 경기 초반 압도했다. 1회말 김상수를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산뜻하게 출발한 뒤 황재균과 알포드까지 우익수 뜬공으로 더그아웃으로 돌려보냈다.

신민혁은 2회말 선두타자 박병호를 삼진, 장성우를 우익수 뜬공, 문상철을 2루수 땅볼로 솎아냈다. 맞춰 잡는 피칭이 효율적으로 이뤄지면서 순항했다.

▲실책으로 흔들린 KT, 틈을 놓치지 않은 NC

조용하던 경기 흐름은 3회초 NC 공격에서 뜨거워졌다. KT 벤자민이 선두타자 오영수를 삼진으로 잡고 곧바로 김형준에 내야 땅볼을 유도했지만 KT 유격수 김상수의 포구 실책이 나왔다.

벤자민은 1사 1루에서 후속타자 김주원에 또 한 번 내야 땅볼을 유도했지만 김상수는 이 타구까지 포구 실책을 범했다. 이닝이 종료될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순식간에 1사 1·2루로 NC에는 기회가, KT에는 위기가 찾아왔다.



NC는 KT가 흔들린 틈을 파고들었다. 손아섭이 깨끗한 좌전 안타를 쳐내면서 1사 만루 찬스가 계속됐다. 서호철의 중견수 뜬공 때 3루 주자 김형준이 홈 플레이트를 밟아 NC가 1-0으로 먼저 앞서갔다.

▲타격왕의 클러치 본능 폭발, 달아나는 NC

NC는 5회초 추가 득점을 얻었다. 선두타자 김형준이 2루타를 치고 나간 뒤 김주원의 우익수 뜬공 때 3루로 진루하면서 1사 3루 찬스가 상위 타선 앞에 차려졌다.

올 시즌 정규리그 타격왕 NC 손아섭은 이 기회를 살려냈다. KT 내야진이 전진 수비로 손아섭을 압박했지만 더 힘차게 방망이를 돌렸다. 벤자민을 상대로 깨끗한 중전 안타를 쳐내 스코어를 2-0으로 만들었다. 



▲'가을남자' 신민혁, 마법사 군단 방망이를 압도하다

NC 선발투수 신민혁도 힘을 냈다. 3회말 선두타자 오윤석을 3루수 땅볼, 배정대를 우익수 뜬공, 조용호를 2루수 땅볼로 처리하고 3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막았다.

4회말에도 KT는 1루를 밟지 못했다. 선두타자 김상수, 황재균이 차례로 중견수 뜬공으로 힘없이 물러났다. 앤서니 알포드가 날카로운 타루를 날려보냈지만 NC 3루수 서호철의 슈퍼 캐치에 걸리면서 그대로 이닝이 종료됐다. 

신민혁은 5회말 선두타자 박병호까지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고 13타자 연속 범타로 KT의 공격을 꽁꽁 묶었다.

▲침묵 깬 마법사 군단,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KT

KT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5회말 1사까지 신민혁에 퍼펙트로 압도 당하고 있던 상황에서 5번타자 장성우가 공격의 활로를 뚫어줬다. 

장성우는 신민혁을 상대로 우익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쳐냈다. NC 우익수 박건우가 특유의 강견을 앞세워 재빠른 2루 송구로 연결했지만 장성우가 먼저 2루 베이스에 도착했다.

장성우가 출루하자마자 KT 타자들의 방망이가 힘차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문상철이 곧바로 좌전 안타를 쳐내면서 1사 1·3루 기회를 잡았다.




KT 벤치는 여기에서 승부수를 던졌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더그아웃에서 대기하고 있던 김민혁 대타 카드를 빼들었다. 신민혁에 통산 18타수 6안타로 강했던 김민혁을 앞세워 동점을 노렸다.

김민혁은 KT 벤치의 기대에 완벽하게 부응했다. 우익수 옆에 떨어지는 2루타를 때려내 주자 2명을 모두 홈으로 불러들였다. 2-2 동점을 만들면서 KT 더그아웃과 1루 쪽 KT 응원석을 뜨겁게 불타오르게 했다. 

▲급한 불 끈 NC, 불펜 가동 KT...총력전의 시작

NC는 동점을 허용한 뒤 계속된 1사 2루의 추가 실점 위기를 막기 위해 투수 교체를 단행했다. 좌완 영건 김영규를 투입해 역전 허용을 막고자 했다.

김영규는 승부처에서 강심장 기질을 발휘했다. 플레이오프 기간 2개의 홈런을 쏘아 올린 KT 배정대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포효했다. 이어 조용호까지 풀카운트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내면서 KT의 역전을 허락하지 않았다.

NC는 5회초 곧바로 반격했다. 선두타자 박건우가 벤자민을 상대로 우전 안타로 출루하면서 다시 공격의 시동을 걸었다.




KT 벤치는 빠르게 움직였다. 투구수가 80개를 넘어선 벤자민을 빼고 손동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벤자민은 김태한 KT 투수코치가 주심에게 공을 받아 자신에 향하자 교체를 직감한 뒤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지을 정도로 예상했던 것보다 투수교체 타이밍이 빨랐다. 내일이 없는, 모든 것을 오늘 쏟아 붓는 총력전이 시작됐다.

손동현은 권희동의 희생 번트로 1사 2루 실점 위기에 몰렸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마틴을 중견수 뜬공, 오영수를 1루수 땅볼로 처리하고 실점 없이 6회초 수비를 끝냈다.

▲역전 성공 KT, 쫓아가지 못한 NC

KT는 6회말 게임 시작 후 처음으로 리드를 잡았다. 선두타자 김상수가 안타를 치고 나간 뒤 KT 벤치는 희생 번트 대신 강공을 밀어붙였다. 황재균의 안타로 무사 1·3루 찬스가 중심 타선 앞에 걸렸다. 앤서니 알포드까지 침착히 볼넷으로 출루에 성공, 무사 만루가 됐다.

KT는 여기서 귀중한 1점을 얻었다. 박병호가 2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물러났지만 3루 주자 김상수가 득점, 3-2로 경기를 뒤집었다. 

NC는 역전 허용 후 2사 3루 추가 실점 위기를 일단 막았다. 류진욱이 장성우를 1루 땅볼로 처리하고 3-2의 스코어를 유지시켰다. 



NC는 7회초 선두타자 김형준이 중견수 뜬공, 김주원이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2사 후 손아섭의 2루타로 반격의 불씨를 당겼다. KT 벤치는 투수교체 대신 손동현의 구위를 믿고 서호철과의 승부를 맡겼다.

손동현은 서호철과의 승부를 이겨냈다. 서호철을 우익수 뜬공으로 막으면서 KT의 3-2 리드를 지켜냈다. 더그아웃으로 복귀하면서 표호하며 팀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KT 철벽 불펜, 잠실로 진격한 마법사 군단

KT는 1점의 리드를 지켜냈다. 셋업맨 박영현이 8회초 박민우-박건우-권희동으로 이어진 NC의 중심 타선을 삼자범퇴로 돌려세우고 추격을 허락하지 않았다.

9회초에는 마무리 김재윤이 마법사 군단의 '잠실행'을 이끌었다. 마틴을 내야 뜬공, 오영수를 우익수 뜬공, 김형준을 투수 앞 땅볼로 처리하고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KT표 '미라클 드라마'가 완성되는 순간이었다. '리버스 스윕'이었기 때문에 짜릿함은 더 컸다. 



KT는 2021년 창단 첫 통합우승의 위업을 달성한 이후 2년 만에 'V2'에 도전하게 됐다. 꼴찌부터 시작해 한국시리즈까지 진격하는 역대급 대서사시를 써냈다. KT는 오는 7일부터 LG를 상대로 또 한 번의 드라마에 도전한다. 

NC는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시작해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까지 올라왔지만 체력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했다. 3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이 무산되면서 2023 시즌을 마치게 됐다. 

▲강인권 감독 플레이오프 5차전 종료 후 인터뷰



- 총평은.

우리 팀 선수들 너무 열정적으로 최선을 다했다. 다만 우세를 지키지 못하고 게임 마무리가 안 좋아서 아쉬움이 남지만. 우리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체력적인 열세를 극복하지 못한 게 끝내 아쉽다.

- 페디가 경기 중 불펜으로 가기는 했는데.

조금 움직여 봤는데. (어깨가) 무겁다고 표현을 해서 등판할 수 없었다.

- 개막 전에는 꼴찌 후보였지만 플레이오프까지 왔다.

시즌 전 저평가를 받았지만 그래도 우리 선수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마지막은 아쉽지만 그래도 잘 치러줬다고 생각한다. 아름다운 도전을 했다.


- 5회말 KT 김민혁 대타 기용 때 투수교체 고려는 안 했나.

신민혁의 투구수도 그렇고 우리가 2점을 앞서 있었다. 불펜에서 김영규가 준비하는 타이밍이 조금 늦었다. 이건 감독의 잘못인 것 같다. 거기가 경기 승부처였는데 아쉽게 됐다.

- 가을야구 기간 팀이 보완할 점을 느꼈다면.
 

국내 선발투수들을 조금 더 육성해야 할 것 같다. 거기에 우리 가을 훈련 초점이 맞춰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 올 시즌 가장 큰 수확은.

수확이라면 젊은 미래 자원들이 많이 발굴된 부분이다. 한 시즌 보내면서 보람을 많이 느꼈다. 김영규는 시즌 후반에 나오기는 했지만 김주원, 서호철, 중간 불펜까지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고무적이었다. 형들과 좋은 호흡 덕분에 시즌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 주장 손아섭의 리더십을 평가한다면.

손아섭에게는 너무 너무 고맙게 생각한다. 후배들을 잘 이끌어 줬다. 손아섭의 열정을 후배들이 배웠다고 생각한다. 팀을 하나로 뭉치게 만든 손아섭의 리더십이 있었기 때문에 올 시즌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

- 신민혁의 포스트시즌 활약도 좋았는데.

신민혁은 아마 이번 가을야구를 통해서 한 단계 더 발전하는 투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강철 감독 플레이오프 5차전 종료 후 인터뷰

- 5차전 총평은

선발투수 벤자민이 실책이 나오는 상황에서도 최소 실점으로 막고 따라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줬다. 5회말 찬스에서 동점, 다음 이닝 바로 역전하면서 승기를 잡았다. 필승조 손동현, 박영현, 김재윤이 잘 막아준 덕분에 이겼다.

- 플레이오프 총평을 한다면.

사실 정규리그에서 꼴찌부터 여기까지 올라왔다. 2패를 먼저 했어도 이대로 끝날 것 같지 않았다. 3차전만 잘 이기면 우리가 4, 5차전은 우위로 갈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 찬스를 고영표가 잘 이어줬다. 쿠에바스, 벤자민이 KT답게 선발야구를 해주면서 한국시리즈에 올라갈 수 있었다.



- 벤자민 교체 타이밍이 빨랐다.

4일 휴식 후 등판이었고 투구수도 80개를 넘었다. 팔 스윙을 보고 불펜 싸움으로 가야할 것 같아 빠르게 교체 타이밍을 가져갔다. 포스트시즌은 잘 던지고 있는 선수가 좋은 기운을 가지고 그대로 길게 가는 게 나을 것 같아서 손동현을 2이닝 던지게 했다.

- 손동현 활약은.

플레이오프에서 8이닝을 던진 것 같은데 사실 이 정도까지는 생각을 안 했다. 시즌 막판 박영현이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으로 자리를 비웠을 때 셋업맨 자리에서 던진 게 좋은 경험이 됐다. 연습경기하고 플레이오프 1차전을 보면서 구위가 좋은 게 눈에 들어오더라. 많이 활용했는데 고맙게도 잘해줬다.

- 6회말 무사 1루 황재균 타석 강공 지시를 내렸는데.

원래는 희생 번트 사인을 냈는데 상대 투수가 1루 견제를 자꾸 하길래 황재균이 원래 잘하는 것을 시키자고 생각했다. 그냥 치는 게 나을 것 같아서 바로 사인을 바꿨다.

- 페디 불펜에서 몸 푼 것도 게임 운영에 고려가 됐나.

죄송한데 경기 중에 NC 쪽 불펜은 못 봤다. 그냥 카메라에 류진욱과 김영규가 몸 푸는 것만 우리 쪽 모니터로 보였다.

- 김민혁 대타 승부수가 적중했다.

우리가 끌려가고 있었는데 그 찬스가 지나가면 다시는 기회가 안 올 것 같은 느낌이었다. 김민혁을 나중에 못 쓰는 카드가 될까봐 승부처라고 판단해 기용했다. 결과가 안 좋았다고 하더라도 상황이 2아웃이었다고 하더라도 내려고 했다. 



- 김민혁 활약 평가한다면.

플레이오프 첫 타석에서 안타도 쳤고 출루도 많이 해줬다. 4차전 빅이닝의 시작이 됐다. 사실 (햄스트링 부상 때문에)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안 넣으려고 생각했는데 제일 컨택이 좋은 타자라 포함시켰고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 

- 한국시리즈에서 LG 상대 각오는.

아직까지 생각을 못했다. 끝났으니까 이제 정리를 해야할 것 같다. 한국시리즈 선발 로테이션도 이제 고민해야 한다. 

- 김민혁은 한국시리즈에서도 대타로 가능한가.

안 쓰면 안 된다(웃음). 선발로 나가기는 조금 그렇지만 상태를 보고 말씀드리겠다. 

- 타선은 살아났는데 박병호 6회말 병살타가 아쉬웠다.

불펜 투수들 긴장하라고 1점만 낸 것 같다(웃음).


▲플레이오프 MVP 손동현 인터뷰

- 소감은.


플레이오프 5경기에 다 등판했는데 팀이 탈락 위기 상황에서 리버스 스윕을 해서 행복하다. 전 경기 나와도 힘들지 않고 팀 승리에 보탬이 된 것 같아 기쁘다.

- 체력적인 어려움은 없었나.

팀이 1~2차전에서 졌을 때는 다음날 아침에 (팔이) 뭉치고 했는데 이기니까 몸이 무거운 게 없었다. 계속 등판해도 좋았다. 

- 가을야구에서 정규리그 때보다 더 힘이 생기나?

그걸 느꼈다. 시즌 때는 1이닝을 던지고 멀티 이닝 던지면 안 좋은 게 있었는데 포스트 시즌에 오니까 신경이 안 쓰이더라. 투구수가 많아져도 힘든 걸 못 느꼈다.



- 데뷔 첫 한국시리즈를 치르게 됐다.

일단 지금 플레이오프를 이겼다는 자체가 너무 꿈만 같다. 한국시리즈는 시작해야 어떤 느낌일지 알 것 같다. 팀 분위기가 굉장히 좋아서 더 기대가 된다.

- 플레이오프 MVP를 기대했나?

거짓말이 아니라 전혀 생각을 안 했다. 제발 팀이 이기기만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전날에는 긴장돼서 잠도 잘 못 잤다.



- 6회초 등판 상황이 부담스럽지는 않았는지.

내가 점수를 줘도 이닝이 많이 남아 있었기 때문에 부담 없이 생각하고 던졌다.


▲5차전 데일리 MVP 김민혁 인터뷰

- 소감은.


초반에 우리가 공격적으로 풀리지 않아 답답한 경기였다. 감독님, 타격코치님이 빨리 준비하라고 언질 주셔서 실내에서 타격 훈련을 하고 들어갔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 부상 이후 재활 과정은.

가을야구는 무조건 정상적인 몸으로 나서기 위해 준비했다.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다시 검진을 받았는데 상황이 안 좋다고 했다. 타격 쪽으로만 가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다른 건 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타격에만 초점 맞추고 준비한 게 좋았던 것 같다.




- 현재 몸 상태는 어떤가.

뛰는 건 60% 정도 가능하다. 타격은 문제가 없다. 다만 베이스러닝이나 외야 수비할 때 타구를 쫓아가는 건 조금 무리가 있다. 


사진=수원, 김한준 기자/박지영 기자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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