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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MF 미토마, 브라이턴과 4년 재계약+'특급대우'…"최고 선수와 동행 기뻐" [오피셜]

기사입력 2023.10.21 07:30 / 기사수정 2023.10.21 09:57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이 팀 내 최고의 스타 중 한 명인 '돌격 대장' 일본인 공격수 미토마 가오루와 장기 재계약을 체결했다.

브라이턴은 20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미토마는 재계약을 맺으면서 브라이턴에 미래를 약속한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일본 축구대표팀에서도 주전 윙어도 뛰는 미토마는 지난 2021년 여름 고작 400만 파운드(약 66억원)에 J리그 가와사키 프론탈레에서 브라이턴으로 이적했다. 이적한 후 워크퍼밋(취업비자)이 나오지 않아 출전 기회를 얻기 위해 곧바로 벨기에 클럽 로얄 위니옹 생질루아즈로 1년 임대를 떠났다. 모든 대회에서 29경기에 나와 8골 4도움을 기록하는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이후 취업비자 문제가 해결된 미토마는 브라이턴으로 돌아왔고, 자신의 프리미어리그 데뷔 시즌인 2022/23시즌 때 리그 33경기 7골 5도움을 기록하면서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다.





사실 미토마는 지난 시즌 시작할 때만 해도 브라이턴 주전이 아니었다. 2022/23시즌 3라운드 웨스트햄과 원정 경기에선 후반 추가시간 교체로 들어갔고, 이후에도 후반 중반 이후에나 들어가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시즌 두 번째 선발이었던 11월5일 울버햄프턴전에서 미토마의 운명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황희찬과의 한일 미니 대결로도 주목을 받았던 울버햄프턴전에서 프리미어리그 데뷔골을 넣고 페널티킥을 얻어내는 등 맹활약하면서 팀의 3-2 승리를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이후 리그컵 아스널전에서도 골을 터트려 공식전 2경기 연속 득점에 성공한 미토마는 카타르 월드컵 스페인과의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이른바 '1mm의 기적'으로 불리는 결승골 도움을 성공시키며 일본 대표팀의 16강 진출에도 공헌했다.

당시 상황은 극적이었다. 3차전에서 교체 출전한 미토마는 후반 6분 골라인에 1mm 걸려있던 공을 살려내며 역전골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후 해당 득점은 ‘1mm의 기적’이라고 다수의 언론이 보도했다. 

미토마는 교체 출전에 대한 물음에 “나는 흐름을 바꾸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들어가서 팀을 활기차게 변화시키고, 일대일 능력에서 차이를 보여 우위를 점한다면 가장 좋을 것 같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실제 일본 대표팀은 조별리그에서 거둔 두 차례 역전승이 모두 미토마의 투입 이후 이루어졌다. 독일전에서 미토마는 투입 이후 좌측에서 안정적인 볼 운반과 패스로 도안 리쓰의 동점골에 기여했고, 스페인전에서는 결정적인 어시스트로 활약했다. 



미토마는 스페인전 어시스트 논란에 대해서는 개의치 않았다. 그는 “나는 볼이 라인이 나갔다는 의혹 자체를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그런 아슬아슬한 승부 속에서 승패가 갈릴 것이라는 것을 아주 잘 알고 있었다”라고 언급하며, “다만 나의 1mm 경험을 다음 경기에도 살리고 싶을 뿐”이라고 승리의 기억을 토대로 다음 경기에도 활약하겠다고 예고했다. 

물론 부침도 있었다. 지난 시즌 리그 후반기로 갈수록 부진해 한 때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윙어로 성장했다는 평가가 쏙 들어갔다. 그럼에도 유연한 드리블 능력으로 바탕으로 미토마가 지난 3월까지 매 경기 보여준 활약상은 프리미어리그에 신선한 충격을 줬다.

데뷔 시즌임에도 리그에서 7골을 터트리며 일본 선수의 프리미어리그 한 시즌 최다골 기록도 경신했다. 종전까지 일본 선수들 중 1년 동안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많은 골을 터트린 선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출신 가가와 신지(6골4도움·2012/13시즌)와 레스터 시티 공격수였던 오카자키 신지(6골3도움·2016/17시즌)였다.

브라이턴과 프리미어리그에서 보여준 뛰어난 활약을 바탕으로 미토마는 일본프로축구협회(JPFA)가 선정한 2022년 가장 가치 높은 선수로 선정됐다.





이번 시즌도 개막 후 리그 8경기 나와 3골 3도움을 기록하면서 순조롭게 시즌을 출발했다. 특히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2라운드 울버햄프턴 원더러스 원정 경기에서 엄청난 드리블로 수비수 2명을 제친 뒤 터트린 선제골은 2023년 8월 프리미어리그 이달의 골로 뽑혔다.

미토마가 프리미어리그에서 이름을 알리자, 현재 프리미어리그 선두를 달리는 토트넘 홋스퍼 사령탑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미토마에 대해 극찬하기도 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지난 8월 인터뷰를 통해  "요코하마 F.마리노스 감독 시절에 미토마 데뷔전을 봤는데, 그는 대학교를 졸업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선수임에도 우리를 파괴했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난 미토마에 대해 아무것도 몰라서 상대편 사람들에게 '미토마 쟤 누구야? 이제 막 대학교를 나온 선수가 어떻게 저렇게나 잘할 수 있지?'라고 물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그날 미토마는 하타테 레오와 함께 우리를 깜짝 놀라게 했다. 그때 가와사키에서 경기를 했는데 우리는 리그 챔피언이었지만 그들은 대학을 졸업해 이제 막 프로축구에 입문한 선수들이었다"라고 밝혔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2019시즌 요코하마를 일본 J리그 정상에 올리면서 구단에 15년 만에 리그 우승을 선물했다.

그러면서 "셀틱에 있었을 때 미토마를 영입하려고 했지만 브라이턴은 내게 너무 날카로웠다"라며 "결국 난 하타테를 데려오게 됐지만 당시 셀틱 사람들에게 미토마가 프리미어리그에 진출하면 리그를 찢어버릴 거라고 말했다. 난 알고 있었다"라고 주장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예측대로 미토마가 꾸준한 활약을 통해 프리미어리그 정상급 윙어로 등극하자 브라이턴은 미토마와 장기 재계약을 추진했고, 미토마도 재계약에 동의하면서 브라이턴과 미토마는 2027년 6월까지 함께하게 됐다.

미토마가 재계약을 채결하자 브라이턴 사령탑 로베르토 데 제르비 감독은 "좋은 소식이다. 미토마는 브라이턴의 최고의 선수"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데이비드 위어 브라이턴 테크니컬 디렉터도 "미토마와 같은 수준의 선수가 장기적으로 우리와 함께 할 수 있게 됐다는 건 환상적인 소식"이라며 "미토마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 빠르게 적응하면서 우르의 가장 중요한 선수 중 한 명이 됐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미토마의 성공은 또한 그를 영입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 부서의 작업을 반영하고, 그가 임대를 통해 중요한 경험을 쌓아 궁극적으로 데 제르비 감독의 1군 팀 그룹의 큰 부분이 되도록 도왔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 서포터들은 미토마 재계약 소식을 듣고 기뻐할 것이라는 데는 의심할 여지가 없다"라며 팬들도 기뻐할 만한 소식이라고 주장했다.

미토마는 명실상부 브라이턴 핵심으로 등극했기에 이번 재계약을 통해 '억대 주급' 반열에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매체 '런던 월드'는 최근 "브라이턴 스타 미토마 가오루는 클럽과 새로운 5년 계약에 합의했다"라며 "그의 새로운 5년 계약은 주급 8만 파운드(약 1억3150만원)의 가치가 있다"라고 전한 바 있다.

물론 재계약 이후에도 그의 행선지가 바뀔 순 있다. 미토마는 지난 여름시장에선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시티 이적설에 휩싸이더나 최근엔 FC바르셀로나로 갈 거라는 전망이 등장했다. 비록 지금은 재정 문제로 구단이 다소 부침을 겪고 있지만 아시아 선수가 사상 처음으로 FC바르셀로나에 둥지를 틀 수 있다는 소식에 일본은 물론 아시아 축구 전체가 주목했다.

스페인 문도 데포르티보는 지난 14일 "바르셀로나 코칭 스태프와 스카우트들이 브라이턴 윙어 미토마를 주목하고 있다. 구단 내부에서 이미 미토마의 능력을 눈여겨보고 있다. 무엇보다 왼쪽 측면에서 수비를 쉽게 무너뜨릴 수 있는 능력이 돋보인다"고 바르셀로나가 미토마 영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가장 주목 받는 선수였던 미토마는 지금도 계속해서 매우 높은 수준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고 미토마가 반짝 뜨고 지는 선수가 아닌 꾸준한 선수라고 강조했다.

바르셀로나가 가장 우선하고 있는 보강 포지션은 수비형 미드필더와 스트라이커다. 스트라이커 자리는 비토르 호키 영입으로 어느 정도 해소됐지만 수비형 미드필더가 아직 마땅하지 않다. 먼저 이 포지션을 보강해야 한다.



그렇다고 미토마 영입 가능성이 낮은 건 아닌 것으로 매체는 봤다. 매체는 "바르셀로나는 오른쪽 윙어 포지션에 걱정이 없다. 하피냐, 페란 토레스, 라민 야말 등 최고 수준의 선수들이 뛰고 있다"면서도 "왼쪽 측면은 안수 파티가 떠난 후 파괴력 있는 선수가 없다. 레프트백 알레한드로 발데가 그 역할을 대신 맡고 있다"고 왼쪽 공격 자원이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토마는 오른발잡이다. 왼쪽에서 공을 잡아 안쪽으로 파고들면서 매우 쉽게 슈팅 기회를 가져갈 수 있다. 양발 드리블에 능하고 매우 빠르며, 안쪽이나 바깥쪽으로도 빠져들어갈 수 있다"고 미토마의 플레이 스타일이 적합할 거라고 전망했다.

가장 큰 걸림돌은 바르셀로나의 절망적인 재정 상황이지만 2025년 종료되는 미토마를 영입하는 데 그리 큰 비용이 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안수 파티가 브라이턴에서 임대로 뛰고 있다는 점도 협상 카드로 쓸 수 있었다.

현지 팬들의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문도 데포르티보가 자체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3593명 중 2623명이 미토마 영입에 찬성했다. 73%가 미토마 영입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아직은 관심 수준에서 그치고 있지만 만일 미토마가 실제로 바르셀로나에서 뛰게 된다면 동아시아 선수 최초로 레알 마드리드 또는 바르셀로나 라리가 2강에서 뛰는 선수가 된다.



지금까지 이승우, 백승호, 구보 다케후사 등이 두 팀에 소속된 적은 있었지만 유소년 레벨에서 머물렀고, 1군 데뷔는 성공하지 못했다. 손흥민은 레알 이적설과 연결되기도 했으나 실현되지 않았다.

그러나 재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올 겨울 당장 바르셀로나로 가긴 어렵지만 내년 여름 이후 추이를 지켜볼 수는 있을 것으로 보인다.

미토마와의 재계약으로 브라이턴은 일단 팀의 핵심 멤버 추가 유출 막을 수 있게 됐다. 이미 브라이턴은 지난 여름 이적시장 기간 동안 알렉시스 맥앨리스터(리버풀), 모이세스 카이세도(첼시) 등 핵심 미드필더들을 여럿 떠나보냈다.

행여나 미토마를 원하는 클럽이 등장해도 남아 있는 계약 기간이 길기에 막대한 이적료를 요구할 수 있게 됐다. 이미 브라이턴은 여름 때 카이세도를 첼시에 무려 1억 1500만 파운드(약 1890억원)에 보내면서 프리미어리그 이적료 신기록을 세운 적이 있다.



미토마는 공부하는 축구 선수로도 유명하다. 그는 일본 축구 명문 대학으로 꼽히는 쓰쿠바 대학을 나왔는데 졸업하면서 드리블 관련 논문을 쓴 것이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탔다. 한편으론 그의 논문으로 인해 일본 선수들의 대학교 경력이 유럽에서도 화제가 되는 계기로 이어졌다. 그는 22살의 비교적 늦은 나이에 가와사키에 입단하면서 프로 생활을 시작했는데 J리그 첫 해 30경기 중 선발 출전한 횟수가 11회에 불과했음에도 13골을 폭발하면서 기대를 모았다.

이어 2020시즌엔 J리그 전반기 20경기에 나서 8골을 넣는 등 골결정력을 더욱 끌어올리면서 유럽 구단들의 타깃이 됐다. 결국 유망주들을 수집하는 브라이턴의 레이더망에 걸려들었다. 가와사키 시절엔 2020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대구FC전에 2경기 모두 나서기도 했다.

최근엔 김민재와 함께 아시아축구연맹(AFC) 올해의 국제선수 후보에도 올라 주가를 높였다. AFC는 13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AFC 애뉴얼 어워드 도하 2022' 일정을 발표했다. AFC의 연례 시상식으로 오는 31일 약 4년 만에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다.

AFC 올해의 선수는 아시아 리그에서 뛰는 선수를 한정으로 한다. 과거 2005년 AFC는 시상식에 참가하지 못하는 선수들을 올해의 선수상에서 제외했다. 때문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하던 박지성, 토트넘의 이영표, 셀틱의 나카무라 슌스케 같은 선수가 AFC 올해의 선수상을 타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

이후 AFC 주관 대회에서만 활약한 선수들에게 올해의 선수상을 주면서 논란이 계속되자 AFC는 2012년부터 아시아 대륙이 아닌 타 대륙 리그에서 뛰는 선수들을 대상으로 따로 상을 만들었다. 이들을 위해 제정된 상이 바로 올해의 아시아 국제 선수 상이다.



초대 수상자는 일본의 가가와 신지로 당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했다. 2013년에는 인터 밀란에서 주전 풀백으로 활약한 일본의 나가토모 유토가 수상했다. 2014년에는 호주 출신 미드필더 마일 예디낙(크리스털 팰리스)이 수상 영예를 안았고, 2015년 손흥민이 토트넘 홋스퍼 소속으로 이 상을 수상하며 첫 대한민국 국적 수상자가 됐다. 2016년에는 레스터 시티의 동화 같은 프리미어리그 우승을 이끈 일본의 오카자키 신지가 주인공이었고, 2017년 손흥민이 다시 이 상을 수상했다.

2018년에는 프랑크푸르트 핵심 하세베 마코토가 가져갔으며, 2019년 다시 손흥민이 올해의 국제 선수 상을 수상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판데믹으로 인해 공식 수상자가 없다. 팬 투표에 의해 손흥민이 1위에 오르긴 했지만 AFC 공식 수상자 자격은 아니었다. 2019년 이후 4년 동안 AFC 연례 시상식이 열리지 않으면서 올해의 아시아 국제 선수 수상자도 나오지 않았다.

그러다 올해 4년 만에 재개되는 시상식에서 미토마는 지난 시즌 나폴리 소속으로 33년 만의 리그 우승을 도운 김민재, 이란 출신의 FC 포르투 공격수 메흐디 타레미와 3파전을 벌이게 됐다.

지난 시즌 활약을 바탕으로 보면 김민재의 수상이 유력하지만 포르투에서 리그 33경기에 출전해 22골을 넣어 득점왕을 차지하며 팀을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8강에 올려놓은 타레미가 맹추격하고 있다. 미토마 역시 프리미어리그 24경기 7골 5도움과 함꼐 축구종가에 센세이션을 일으킨 힘을 바탕으로 김민재, 타레미와 경쟁한다. 

브라이턴에 자신의 미래를 맡긴 미토마가 앞으로도 계속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브라이턴 레전드가 되는 길을 걸을지 아니면 프리미어리그 강호로 떠난 옛 동료들처럼 빅클럽들의 러브콜을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브라이턴 SNS, 홈페이지, EPA, PA Wire, AP/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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