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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최종전서 팀 승리에 대기록까지…오승환 KBO 역대 최초 통산 400SV 달성

기사입력 2023.10.14 23:10



(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홈구장이 24,000명 만원관중으로 꽉 들어찬 날, 프로 데뷔 19년 차를 맞이한 삼성 라이온즈 마무리투수 오승환이 마침내 400세이브 고지를 밟았다.

오승환은 14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홈 최종전에서 구원 등판, 팀의 5-3 승리를 견인했다. 또한 1⅓이닝 무피안타 2사사구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시즌 30세이브째를 달성했다.

이로써 오승환은 KBO리그 역대 5번째 2021년(44세이브)과 지난해(31세이브)에 이어 3시즌 연속 두 자릿수 세이브를 만들었다. 또한 동시에 개인 통산 400세이브를 완성했다. KBO리그 역사상 통산 400세이브 투수는 오승환이 처음이다.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등판 상황 자체가 오승환 입장에서 여유롭지 않았다. 팀이 4-3으로 근소하게 앞선 8회초 2사 2루, '4아웃 세이브'를 생각하고 있던 삼성 벤치는 세 번째 투수 이재익을 마운드에서 내리고 오승환을 호출했다. 그러자 SSG는 김강민 대신 추신수를 대타로 꺼내들었다. 

'1982년생 동갑내기' 맞대결의 승자는 오승환이었다. 볼카운트 3-1에 몰린 오승환은 파울 이후 1루수 땅볼로 추신수를 돌려세우면서 실점 없이 이닝을 매듭지었다. 다이빙캐치로 공을 낚아챈 이성규의 호수비에 두 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타자들도 힘을 냈다. 8회말 무사 1루에서 호세 피렐라가 병살타로 물러났으나 김현준의 안타 이후 이성규의 1타점 3루타로 1점을 추가하면서 오승환에 힘을 실어줬다. 400세이브 도전에 대한 삼성 팬들의 기대감도 한껏 올라갔다.

예상과 달리 오승환은 9회초 선두타자 오태곤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최지훈의 뜬공 이후 한유섬을 9구 승부 끝에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득점권 위기를 자초했다.

그러나 실점은 없었다. 오승환은 1사 1·2루에서 기예르모 에레디아를 우익수 뜬공으로 잡은 뒤 2사 1·3루에서 박성한과의 승부에서 좌익수 뜬공으로 SSG의 추격을 뿌리쳤다. 좌익수 구자욱이 공을 잡으면서 경기를 끝내는 순간 오승환과 포수 강민호는 진한 포옹을 나누며 기뻐했다. 전광판에는 구단에서 미리 준비한 400세이브 기념 영상이 송출됐고, 대기록을 축하하는 폭죽이 라이온즈파크의 밤하늘을 수놓았다.



오승환이 가는 길이 곧 KBO리그의 새 역사였다. 그는 입단 3년 차였던 2007년 최소 경기 및 최단 시즌 100세이브를 달성한 데 이어 2009년과 2011년에는 최연소·최소 경기 기록을 갈아치우면서 각각 통산 150세이브, 200세이브를 기록했다. 200세이브의 경우 334경기 만에 달성한, '최소 경기 세계 신기록'이었다.

이후에도 오승환은 차곡차곡 세이브를 쌓았고, 250·300·350 세이브 모두 KBO리그 최초로 달성하면서 리그 최고의 마무리투수로 거듭났다. 더구나 2014년부터 6년간 일본프로야구(NPB),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를 거치면서 한국 무대를 잠시 떠났지만, KBO리그 복귀 이후에도 세이브를 만들어갔다. 지난 6월에는 한·미·일 통산 500세이브라는 위업을 이루기도 했다.

현역 선수들 중에서는 한화 정우람(197세이브)과 KT 김재윤(169세이브)이 오승환의 뒤를 잇고 있지만, 오승환과의 차이가 크게 벌어진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오승환의 기록을 깨는 선수가 당분간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버팀목이 된 건 '꾸준함'이었다. 오승환은 이 부문에서 역대 6번이나 타이틀홀더가 되는가 하면, 20세이브 이상 기록한 시즌이 9시즌(올해 포함)에 달한다. 오승환의 대기록이 더 값진 이유다.



특히 오승환은 올 시즌 중반까지 장기간 부진에 시달렸다. 이대로 포기하고 싶지 않았던 오승환은 마무리 자리를 잠시 내려놓기도 했고 5월 초에는 프로 데뷔 첫 선발 등판을 소화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서 돌파구를 찾아봤다.

하지만 무용지물이었다. 두 달이 넘도록 뜻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았던 오승환은 더그아웃에서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결국 5월 초에 이어 6월 중순 다시 한 번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시즌 도중에 부상이 아닌 이유로 두 차례나 2군에 내려간 건 다소 이례적인 일이었다. 지켜봐야 했던 코칭스태프와 선수들도 아쉬움이 컸지만, 누구보다도 선수 본인이 가장 답답함을 느꼈다.

그렇다고 해서 그냥 무너질 오승환이 아니었다. 그는 후반기를 기점으로 안정감을 찾기 시작했고, 8월 한 달간 13경기 12⅔이닝 1승 1패 10세이브로 페이스를 빠르게 끌어올렸다. 14일 SSG전을 포함해 9월 이후에는 13경기 14⅓이닝 1승 1패 7세이브 평균자책점 0.63으로 완벽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9월 이후만 놓고 본다면 피안타율이 0.151에 불과하고, 볼넷 개수와 탈삼진 개수는 각각 3개와 13개다. 그 정도로 안정적인 제구가 돋보인다. 접전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던 오승환의 모습으로 돌아온 것이었다.



오승환은 팀 내에서, 또 리그 전체에서 나이가 가장 많은 투수다. 그럼에도 여전히 오승환의 불꽃은 꺼지지 않았다. 순위 경쟁에서 살아남지 못한 팀은 비록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지만, 대구 시민야구장과 라이온즈파크를 모두 경험한 오승환에게 그 어느 때보다 특별한 홈 최종전이었다.

한편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표창 규정에 의거해 KBO리그 첫 개인 통산 400세이브의 주인공이 된 오승환에 기념상을 수여할 예정이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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