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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윔블던 특집 ③] 대중들이 나달-페더러의 대결을 원하는 이유

기사입력 2011.06.23 16:55 / 기사수정 2011.06.23 17:05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현 시대를 살아가면서 놓치지 말아야할 라이벌 전 중 하나는 라파엘 나달(25, 스페인, 세계랭킹 1위)과 로저 페더러(30, 스위스, 세계랭킹 3위)의 대결이다.

이들은 2000년대 테니스 흥행을 이끌어왔다. 4대 메이저대회(호주오픈, 롤랑가로스 프랑스 오픈, 윔블던, US오픈) 개인 통산 16번 우승을 차지한 페더러는 14차례 우승을 차지한 피트 샘프라스(미국)를 뛰어넘으며 역사상 최고 선수 반열에 올라섰다.

명실상부한 '테니스의 황제'로 등극했지만 페더러가 극복하지 못한 유일한 벽이 있다. 바로 '필생의 라이벌'인 나달과의 라이벌 전이다.

페더러와 나달의 상대전적은 17승 8패로 나달이 앞서있다. 페더러와 나달은 2000년대 남자 테니스를 양분했지만 상대전적에서는 라이벌이라 부르기 민망할 만큼, 나달이 우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나달은 프랑스 오픈과 윔블던, 그리고 US오픈을 정복하면서 '1인자'에 등극했다. 라이벌 구도가 사라지고 나달의 독주체제가 이어지는 듯 보였지만 올 시즌 노박 조코비치(24, 세르비아, 세계랭킹 2위)가 7승을 올리면서 새로운 강자로 급부상했다.

올 시즌 상반기동안 치러진 남자프로테니스(ATP)의 하이라이트는 나달과 조코비치가 펼친 4번의 결승전(BNP 파리바스, 소니에릭슨, 마드리드 오픈, 이탈리아 인터내셔널 오픈)이었다. 어느새 나달과 페더러의 경쟁은 안개 속으로 잊히는 듯 했다.

그러나 롤랑가로스 코트에서 나달과 페더러는 다시 만났다. 지난달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2011 롤랑가로스 프랑스 오픈 결승전’의 주인공은 나달과 페더러였다. 이 대회 준결승전까지 41연승을 달리던 조코비치는 페더러의 노련함에 무릎을 꿇었다.

오랜만에 펼쳐진 나달과 페더러의 '꿈의 대결'에 관중들은 열광했다. 페더러는 메이저대회 17번째 우승을 노렸지만 ‘흙신’인 나달을 뛰어넘지 못했다.



동시대를 같이 보내 더욱 빛나는 '세기의 라이벌'

나달이 페더러에 상대전적으로 크게 앞설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클레이코트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기 때문이다.

클레이코트에서의 상대전적은 나달이 12승 2패로 앞서있다. 흙을 깐 코트에서 만나면 두 선수는 라이벌이 아니었다. 이것과 비교해 하드코트는 4승 4패로 동률을 이루고 있으며 잔디 코트에서는 2승 1패로 페더러가 우위에 있다.

윔블던에서만 6번 우승을 차지한 페더러는 클레이코트에서 열리는 프랑스 오픈 우승은 단 1회에 불과하다. 그러나 페더러가 클레이코트에서 약하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페더러는 2006년부터 2009년까지 4번 연속 프랑스 오픈 결승전에 진출했다. 그 중, 3번은 모두 나달에게 패해 우승을 놓치고 말았다.

2009년은 나달이 16강전에서 로빈 소더링(스웨덴)에 덜미를 잡혔다. 이것은 페더러에 행운으로 작용했고 결국, 생애 첫 프랑스 오픈 우승을 차지했다. 그리고 커리어 그랜드 슬램의 마지막 퍼즐인 프랑스 오픈을 정복하면서 '황제'가 갖춰야할 임무를 달성했다.

만약, 나달이 없었다면 페더러의 프랑스 오픈 우승 횟수는 지금보다 많을지도 모른다. 페더러는 올 시즌 프랑스 오픈에서 나달에 설욕을 노렸지만 '흙신'은 '황제'위에 군림하고 있었다.

페더러는 지난 프랑스 오픈을 통해 전성기의 기량이 회복했음을 증명했다. 서브와 리턴은 안정감을 되찾았고 포핸드의 위력도 전성기를 보는 듯 했다. 특히, 41연승을 구가 중이던 조코비치를 잡으면서 '제2의 전성기'를 예고했다.

나달은 페더러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했지만 경기 후 녹초가 돼 "지금까지 우승한 프랑스 오픈 중, 이번이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나달의 경기력은 클레이코트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보여줬던 예전과 비교해 확실히 떨어져있었다.



'흙'이 나달의 무대라면 '잔디'는 페더러의 안방과도 같다. 페더러가 들어올린 16번의 메이저대회 우승 트로피 중, 6개는 윔블던에서 가져온 것이다.

프랑스 오픈에서 나달과 페더러는 테니스의 진수를 보여주며 관중들을 매료시켰다. '테니스의 교과서'로 불리고 있는 페더러는 주특기를 꼽을 수 없을 만큼, 모든 것을 잘해내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다.

이에 비해 나달은 다소 변칙적인 플레이와 뛰어난 운동능력으로 코트를 점령하고 있다. 모든 공격을 받아내는 현역 최고 수준의 수비를 갖췄고 탑 스핀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이렇게 다른 스타일을 지닌 나달과 페더러는 숱한 명승부를 펼쳤다. 이들은 그동안 수차례 라이벌전을 펼치면서 테니스 팬들에게 잊을 수 없는 '전율'을 선사했다.

조코비치가 급부상한 현재, 나달과 페더러의 '2강구도'는 무너졌다. 하지만, 여전히 나달과 페더러가 맞붙는 결승전을 원하는 이들은 많다. 지난 프랑스 오픈에서 이들은 서로가 맞붙을 때, 얼마나 재미있는 경기가 나올 수 있는 지를 증명했다.

1번 시드를 나달은 결승전에 안착해야 페더러와 나달 중, 한 선수를 만날 수 있다. 반면, 페더러가 결승전에 진출하려면 조코비치의 벽을 다시 한번 넘어야 한다. '세기의 대결'이 이번 윔블던에서도 나타날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사진 = 라파엘 나달, 로저 페더러 (C) 롤랑가로스 프랑스 오픈 공식 홈페이지 캡쳐, 윔블던 공식 홈페이지 캡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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