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3-29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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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희도 RM '현답' 인터뷰 번역…"설득력 있는 통찰" [전문]

기사입력 2023.03.14 17:50



(엑스포츠뉴스 조혜진 기자) 번역가 황석희가 현답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방탄소년단 RM의 해외 인터뷰에 대해 이야기했다.

황석희 번역가는 14일 "RM의 인터뷰가 핫하길래 원문을 봤다"며 지난 12일(현지시간) 스페인 3대 유력지인 엘 파이스가 최근 솔로 앨범 'Indigo'의 홍보를 위해 스페인을 방문한 RM과 나눈 인터뷰 내용을 언급했다.

한국인은 왜 이리 자신을 몰아세우는가에 대한 질문에 RM의 답변을 두고 황석희는 "100% 저 이유에서만은 아니겠지만 그렇기도 하겠구나 하는 설득력 있는 통찰. 한국인은 향상심과 경쟁심이 강한 민족이다. 물론 향상해야 한다는 경쟁으로 내몰린 것도 인정해야 할 사실. 그럼에도 우리 안엔 뚜벅뚜벅 keep going하는 DNA가 있는 것 같기도"라고 공감했다.

이와 함께 RM의 인터뷰 일부를 직접 번역하기도 했다. 그의 번역에 따르면 "케이팝 스타들은 생존 경쟁 속에서 수년간의 혹독한 트레이닝을 거치는 시스템을 겪으며 데뷔 후에도 자신을 엄청 몰아세운다"며 이런 시스템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RM은 "회사에서 내가 이 질문에 답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일부분 인정하니까"라며 "그런 시스템이 이 독특한 산업에 일조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계약 조건이나 교육 방식 등 많은 부분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크게 개선됐다"고 답했다.

또 "케이팝의 젊음, 완벽에 대한 숭배, 지나친 노력이 한국의 문화적 특질인가"를 묻는 질문에 RM은 "한국은 침략당하고 황폐화되고 두 동강 난 나라다. 불과 70년 전만 해도 아무것도 없던 나라였다"며 "하지만 지금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나라다. 이게 어떻게 가능했을까? 사람들이 발전하려고 미친듯이 노력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는 "프랑스나 영국처럼 수 세기 동안 타국을 식민 지배했던 나라 사람들이 와서 하는 말이 '당신들은 자신을 너무 몰아세우는 것 같아요. 한국에서의 삶은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요'라니"라며 "그런데 해내려면 그것들이 필요하다. 그게 케이팝을 매력적이게 만드는 요소이기도 하다. 원래 너무 빠르게, 격렬하게 일어나는 일에는 부작용이 있는 법"이라고 생각을 전했다.

또 RM은 "스포티파이가 우릴 전부 '케이팝'이라고 부르는 게 지긋지긋할 수도 있지만 그 효과는 확실하다. 그건 프리미엄 라벨이다. 우리보다 먼저 갔던 분들이 쟁취해낸 품질을 보장하는 라벨"이라고 밝혔다.

황석희는 해당 질문에 대한 답변에 "우리의 조상"이라는 번역이 있는 것에 대해 "ancestor를 조상이라고 번역한 곳들이 많던데 여기선 조상이 아니라 선구자나 앞서 갔던 사람의 뜻으로 쓰인 말이다. 진짜 민족주의적 표현의 조상님으로 착각하면 곤란하다. 그런데 케이팝 조상님이란 말도 간혹 쓰이니까 일견 맞는 말일 수도?"라는 견해를 밝혔다.

한편, 해당 인터뷰는 공격적이고 무례할 수 있는 질문들에 받아친 RM은 센스있는 현답으로 화제가 됐다.

이하 황석희 글 전문

RM의 인터뷰가 핫하길래 원문을 봤다. 한국인은 왜 이리 자신을 몰아세우는가에 대한.

100% 저 이유에서만은 아니겠지만 그렇기도 하겠구나 하는 설득력 있는 통찰. 한국인은 향상심과 경쟁심이 강한 민족이다. 물론 향상해야 한다는 경쟁으로 내몰린 것도 인정해야 할 사실. 그럼에도 우리 안엔 뚜벅뚜벅 keep going하는 DNA가 있는 것 같기도.

*기사에선 ancestor를 '조상'(심지어 '조상님들께서')이라고 번역한 곳들이 많던데 여기선 조상이 아니라 '선구자'나 '앞서 갔던 사람'의 뜻으로 쓰인 말이다. 진짜 민족주의적 표현의 '조상님'으로 착각하면 곤란하다. 그런데 '케이팝 조상님'이란 말도 간혹 쓰이니까 일견 맞는 말일 수도?

인터뷰어:
케이팝 스타들은 생존 경쟁 속에서 수년간의 혹독한 트레이닝을 거치는 시스템을 겪으며 데뷔 후에도 자신을 엄청 몰아세운다. 이런 시스템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RM:
회사에서 내가 이 질문에 답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내가 일부분 인정하니까. 어떤 기자들은 내가 "청소년들을 파멸시키는 끔찍한 시스템이다!"라고 말했다고 기사를 쓸 거다. 하지만 그런 시스템이 이 독특한 산업에 일조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 계약 조건이나 교육 방식 등 많은 부분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크게 개선되었다.

인터뷰어:
케이팝의 젊음, 완벽에 대한 숭배, 지나친 노력 등은 한국의 문화적 특질인가?

RM:
서구인들은 이해 못 한다. 한국은 침략당하고 황폐화되고 두 동강 난 나라다. 불과 70년 전만 해도 아무것도 없던 나라였다. IMF와 UN의 도움을 받던 나라. 하지만 지금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나라다. 이게 어떻게 가능했을까?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사람들이 발전하려고 미친듯이 노력했기 때문이다. 프랑스나 영국처럼 수 세기 동안 타국을 식민 지배했던 나라 사람들이 와서 하는 말이 "저런... 당신들은 자신을 너무 몰아세우는 것 같아요. 한국에서의 삶은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요!"라니.

그런데 해내려면 그것들이 필요하다. 그게 케이팝을 매력적이게 만드는 요소이기도 하고. 판단의 회색 지대가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원래 너무 빠르게, 격렬하게 일어나는 일에는 부작용이 있는 법이다.

스포티파이가 우릴 전부 '케이팝'이라고 부르는 게 지긋지긋할 수도 있지만 그 효과는 확실하다. 그건 프리미엄 라벨이다. 우리보다 먼저 갔던 분들이 쟁취해낸 품질을 보장하는 라벨.

사진=엑스포츠뉴스DB

조혜진 기자 jinhyej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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