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2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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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래 결승골, 우승만 남았다

기사입력 2005.03.25 13:36 / 기사수정 2005.03.25 13:36

이상규 기자

(한국과 미국의 경기 장면)
(사진출처 : 김인영 기자님 뉴스클럽)

박성화 감독이 이끄는 한국 청소년 대표팀(U-20)이, 24일 저녁 7시에 수원 월드컵 경기장에서 벌어진 수원컵 두 번째 경기에서 미국을 1:0으로 제쳤다. 한국은 전반 43분에 온병훈의 오른쪽 코너킥 상황에서 브래드 에반스가 헤딩으로 걷어낸 공을, 이용래가 왼발 발리슛을 날려 미국 골문 왼쪽 모서리 안쪽을 정확하게 강타했다. 이용래의 강력한 결승골로 승리한 한국은, 컵대회 2승을 올렸다. 미국과 아르헨티나가 각각 1승1패를 기록한 상황에서, 남은 26일 아르헨티나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수원컵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이제 남은 것은 우승 뿐이다.

오히려 이틀전에 치른 이집트전 보다 더 좋은 경기력을 펼쳤다. 박주영 등과 같은 일부 주축 선수가 빠졌고, 오장은은 발목 부상으로 결장했다. 그러나 몇몇 주축 선수가 빠진 어려움 속에서, 황규환 등과 같은 뉴페이스들이 이번 수원컵에서 계속 발굴되고 있는 소득을 거두었다. 미국전에서는 이용래와 온병훈이 뉴페이스로 떠올랐다. 약점이었던 측면은 안태은이 예비 엔트리에 제외된 상황에서, 박희철과 백승민이 이집트전에 이어 미국전에서도 제몫을 했다. 공격력과 수비력도 좋아졌고, 골키퍼 정성룡이 미국전을 통해 자신감을 되찾은 소득도 얻었다. 결과적으로 미국전에서 여러가지 이점들을 얻었다. 


이용래와 온병훈, 떠오르는 뉴페이스

지난 이집트전에서 황규환과 박희철이 청소년 대표팀의 떠오르는 뉴페이스라고 볼 수 있다면, 이번 미국전에서는 주전으로 출전한 이용래와 온병훈이 떠올랐다. 그동안 청소년 대표팀에서 많은 경기를 소화하지 못했던 선수들이 이번 수원컵을 통해 맹활약 펼치고 있는 것은 의의가 깊다. 박주영 같은 일부 주전 선수들이 빠져 전력 약화를 걱정했지만, 오히려 청소년 대표팀 공헌도가 미흡했거나 그동안 많이 합류하지 못했던 선수들이 이번 수원컵에서 펄펄 날고 있다.

▲ 한국 미드필더 이용래
ⓒ2005 대한축구협회
수원컵 이후 박주영 등이 돌아오면, 세계 청소년 대회를 앞두고 치열한 주전 경쟁을 기대해 봐도 된다. 일부 주전 선수가 합류하지 못한 것이, 다른 선수들에게 좋은 기회가 되었다. 이제 박주영과 김승용은 이용래와 이근호, 백지훈은 황규환과 온병훈 등과 함께 치열한 주전 경쟁을 펼쳐야 한다. 경쟁 속에서 선수들의 기량이 향상되는 시너지 효과가 있어, 앞으로의 경기력을 기대해 볼 필요가 있다. 앞으로 세계 청소년 대회 선전 가능성이 밝기만 하다. 그 가능성은 지난번 카타르 청소년 대회와 이번 수원컵에서 제시해 주었다.

특히 고려대 소속인 왼발잡이 이용래의 결승골은, 그 누구보다 자기 자신으로서 남다른 의미가 깊다고 볼 수 있다. 이번 골로 자신의 존재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렸고, 청소년 대표팀의 입지까지 높이는 결정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청소년 대표팀 초기에 잠시 포함 되었으나 별 다른 활약을 펼치지 못하고 한동안 뽑히지 못했던 이용래는, 수비력을 보강하여 얼마전에 청소년 대표팀에 합류했다. 미국전에서 '이근호-신영록' 투톱을 뒤에서 보조하는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은 이용래는, 자신의 고려대 1년 선배인 박주영의 공백을 톡톡히 메웠다.

그동안 신영록 등과 함께 호흡을 맞춰본 기간이 짧았기 때문에,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정확한 패싱력을 위주로 공격력을 극대화하기 어려웠다. 전방으로 찔러주는 패스가 몇차례 부정확하게 향했을 뿐, 공격형 미드필더로서의 공격 운영이 부드럽고 매끄러웠다.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하면서 미국의 공격을 활발하게 차단하는데 주력했고, 활동폭을 넓히면서 동료 선수들과 함께 공격시의 호흡과 짜임새를 극대화 시키는데 주력했다.

공을 잡을때 빠른 순발력을 발휘하면서 돌파하면, 미국에게 공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애썼다. 무리하게 공격으로 가담하기 보다는, 전방을 향해 활발하게 공격을 연결하려는 경기력을 펼쳤다. 한때 약점으로 꼽혔던 수비력은, 적극적인 수비 가담을 통한 미국의 중앙 공격 차단으로 해결 시켰다. 미국전에서 착실한 경기력을 펼친데다 승부를 결정짓는 결승골까지 넣어, 앞으로 청소년 대표팀에서 맹활약 펼칠 수 있는 자신감을 성취했다.

박성화 감독은 경기 끝난뒤에 가진 인터뷰에서, 가장 잘한 선수를 숭실대의 온병훈으로 꼽았다. 그동안 청소년 대표팀 경기에 많이 출전하지 못한 온병훈이 박성화 감독에게 칭찬을 받아, 팀내 입지까지 향상시킬 수 있게 되었다. 박성화 감독은 온병훈이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잘했다는 말을 덧붙였다.

황규환과 함께 더블 보란치를 형성한 온병훈은, 미국의 강점인 중앙 공격을 효과적으로 잘 차단했고, 안정적인 위치 선정을 바탕으로 중원에서 풀어가는 경기 운영이 매끄러웠다. 신체 조건이 축구 선수로서 평범하지만(175cm/66kg), 상대팀 선수와의 몸싸움에서 웬만하면 잘 밀리지 않는 바디 밸런스를 좋게 갖추었다. 다부진 몸집을 활용하여 상대팀 공격을 차단하는 경기력이 빛났다. 동료 황규환이 미국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차단한 뒤에 빠른 역습 전개를 펼치는 것은, 온병훈이 맹활약 펼치는데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그리고 팀의 키커를 도맡으면서, 정확하고 섬세한 킥 능력을 발휘했다. 


미국의 약점, 잘 이용했다

한국이 이용래 등과 같은 뉴페이스들의 맹활약으로 미국을 꺾은 또 하나의 대표적인 비결은, 지난 22일 아르헨티나전에서 드러난 미국의 약점을 잘 이용했기 때문이다. 미국은 이 경기에서 2:1로 승리했지만, 경기 내용상 아르헨티나가 더 우세했다. 미국이 미드필더와 공격수간의 공격 연결이 상대팀 선수들에게 막히면, 공격수들의 공격이 살아나지 않았다. 공격진이 미드필드진에서 활발한 공격 기회를 얻어도, 상대팀 수비수들의 위치 경쟁에서 밀려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상대팀이 악착같은 몸싸움을 앞세운 강한 압박을 펼치면, 여지없이 무너졌다.

▲ 한국 미드필더 황규환
ⓒ2005 대한축구협회
한국은 미국의 약점을 잘 이용하여, 미드필드진부터 적극적으로 수비 가담을 펼쳐 강한 압박을 즐겼다. 위치선정에서 너무 앞쪽으로 쏠려 번번히 중앙 돌파를 허용한 이집트전과 다른 형태의 경기 운영 이었다. 수비 라인은 3백에서 좌우 윙백이 합류한 5백이 되는 경우가 잦았다. 공격형 미드필더 이용래는 중원 한가운데 까지 내려오면서 여러차례 미국의 중앙 공격을 끊었다.

더블 보란치를 형성한 '온병훈-황규환'의 조합은, 서로의 위치를 번갈아 가면서 미국의 강점인 매서운 중앙 공격을 저지하는데 주력했다. 두명의 수비형 미드필더가 1차적으로 미국 공격을 봉쇄하자, 다른 선수들이 보다 수월한 경기 운영을 펼쳤다. 무엇보다 경기를 풀어가는데 있어서, 두명의 호흡이 잘 맞았다. 좌우 윙백을 맡는 박희철과 백승민은 미국의 빠른 측면 돌파를 저지하여, 한박자 빠른 측면 공격 기회로 연결 시키거나 앞쪽으로 돌파하는 오버래핑을 펼치는데 주력했다.

이렇게 미드필드진이 강력한 압박을 앞세우면서 경기 운영을 잘 풀어가자, '정인환-이요한-이강진'의 3백 라인이 수비력을 극대화 시키는데 큰 무리가 없었다. 수비수들은 미국 공격수들을 경기 내내 꽁꽁 방어하여, 공격의 마무리를 철저하게 봉쇄했다. 미국에게 단 3개의 슈팅만 허용할 정도로, 미국이 공격 펼칠 수 있는 빈틈을 조금이라도 주지 않았다.

미국은 아르헨티나전에서 주전 공격수로서 부진했던 채드 베럿과 제이콥 페터슨, 그리고 주전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공격수와 함께 동반 부진했던 에디 게이븐을 한국전에서 주전으로 기용하지 않았다. 공격수 브레드 에반스를 비롯한 몇몇 새로운 선수들이 한국전에서 주전으로 기용시켜,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했다. 그러나 새로 투입된 선수들 마저 한국의 강력한 압박에 막혀 부진했다. 총 6명의 선수를 교체 투입 시켰지만, 전력적인 별 성과가 없었다.

한국이 미국전에서 실점을 허용하지 않은 또 다른 원인은, 정성룡에게 있었다. 주전 골키퍼로 출전한 정성룡은, 그동안의 정신적인 아픔을 딪고 골문을 튼튼히 지켰다. 정성룡은 지난 카타르 청소년 대회 4강전에서 결정적인 실수를 범하여 많은 축구팬들에게 비난을 받아, 그동안 마음 고생이 심한 끝에 자신감까지 상실하여 결국 김대호에게 주전 골키퍼 자리를 내주었다.

하지만 미국전에서 주전 골키퍼로 출전하여 결정적인 고비때마다 안정적인 키핑력과 위치선정 등을 발휘하여, 무실점 선방에 성공했다. 카타르 청소년 대회때보다 대담한 선방을 뽐냈다. 정성룡은 미국전을 발판으로 서서히 주전 자리를 확보할 채비를 하게 되었다. 차기석이 여전히 부상으로 출전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제 청소년 대표팀의 당당한 주전 골키퍼로 비상하는 자신감까지 되찾았다.


이상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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