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21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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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현의 Q-로그] '독립 이래 새역사' 모로코 덕분에 도하에서 '서울'을 맛봤습니다

기사입력 2022.12.07 13:00



(엑스포츠뉴스 도하, 김정현 기자) 독립 이래 새 역사를 쓴 모로코 덕분에 잠시 서울에서의 사무실 출근길이 다시 떠올랐다.

모로코가 7일(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페인과의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승리해 8강에 진출했다. 

모로코는 득점 없이 정규시간과 연장전을 마친 뒤 이어진 승부차기에서 상대 실축과 야신 부누 골키퍼의 두 차례 선방으로 새 역사를 썼다.

모로코는 지난 1986 멕시코 월드컵 당시 16강 진출 이후 최고 성적을 거둔 데 이어 이번에 역사상 최초로 8강에 진출했다. 모로코는 특히 1956년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한 이래로 스페인에게 역사상 첫 승리를 하면서 기쁨이 배가 됐다.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모로코 팬들은 승부차기 끝에 스페인을 꺾고 승리하자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했다. 경기 전부터 이미 들뜬 마음을 주체하지 못했던 모로코 팬들은 역사적인 승리에 더욱 흥분했다. 

경기 후 경기장 안에서 승리의 기쁨을 선수들과 함께 나눈 모로코 팬들은 경기장 밖으로 나와서도 뒷풀이를 이어갔고 지하철역까지 이어졌다. 수많은 팬들이 에듀케이션 시티 역으로 향하면서 계속 응원가를 부르며 노래를 불렀다. 

기사를 마무리하고 경기 종료 약 한 시간 뒤 경기장을 나온 기자는 동료 기자들과 지하철역으로 이동하다 결국 모로코 팬들과 함께 역 앞에서 15분가량 대기해야 했다. 



지하철역 안에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을 넘어 인원이 몰리면서 안전 요원들이 통제를 진행했다. 잠시 인원 이동을 제한해 지하철로 사람들을 수송한 뒤 역내 밀집도가 떨어지면 다시 역내로 사람들을 받았다. 

기자는 지하철역까지 점령한 수많은 모로코 팬들과 함께 퇴근하면서 순간 도하에서 지하철 2호선 강남역을 떠올리고 말았다. 

도하에 입성한 뒤, 월드컵이 개막한 이래로 기자는 미디어 셔틀버스를 타고 주로 출퇴근했다. 숙소와 가까운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의 경우 주로 지하철을 타고 출근했지만, 전혀 붐비는 경우는 없었다. 번화가이자 시내인 '수크 와키프' 근처로 가기 위해 지하철을 탈 땐 주로 금요일 저녁 홍대나 합정역 등을 다닐 때와 비슷한 느낌이다. 

이번만큼은 정말 혼잡도가 극에 달했다. 지하철 열차에 탈 때 사람들이 그냥 안으로 밀고 들어오면서 밀려들어 갔다. 계속 사람들이 밀려 들어오다 다음 열차를 타기 위해 몇몇 사람들이 내리고 나서야 숨 쉴 틈을 찾았다. 



그런 와중에도 모로코 팬들은 열차 안에서 응원가를 큰 소리로 부르며 흥분을 주체하지 못했고 열차 안은 다시 경기장으로 바뀐 듯했다. 마치 강남역으로 향하는 지하철 2호선 출근길인데 그 안에서 붉은악마가 '대한민국'을 외치고 있는 것과 같은 상황이었다. 

다섯 정거장을 버티고 숙소와 가까운 지하철역에 내려서야 카타르에서의 2호선 체험은 끝이 났다. 숨을 돌리고 나왔지만, 잠깐의 경험으로 서울의 기억이 잠시 되살아났다. 

사진=도하, 김정현 기자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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