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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피겨 인사이드] 김연아, '선수 생활 지속' 위해 중요한 것은?

기사입력 2011.05.03 08:10 / 기사수정 2011.05.03 09:03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피겨 여왕' 김연아(21, 고려대)의 올 시즌 여정이 막을 내렸다. 김연아는 지난 1일 막을 내린 '2011 ISU(국제빙상경기연맹) 모스크바 세계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 여자 싱글 부분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2009-2010 시즌에 열리는 대회 중, 세계선수권대회만 유일하게 출전했던 김연아는 소정의 성과를 올리고 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김연아는 다음 시즌에도 선수생활을 계속 이어갈 뜻이 있음을 시사했다. 그랑프리 시리즈는 출전하지 않고 세계선수권대회 위주로 일정을 준비할 것이라는 뜻을 남겼다. 김연아는 2014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활동과 선수생활을 병행할 예정이다.

모스크바에서 얻은 성과, 여전히 할 수 있다는 가능성 확인

"수년 동안 꾸준하게 쌓아온 체력이 있었기 때문에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부분은 큰 어려움이 없었습니다. 다만, 심리적인 문제는 극복하는 점이 가장 힘들었어요. 다시 마음을 잡고 새로운 동기 부여를 하는 점이 어려웠습니다"

김연아는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이유, "선수로서 이루고 싶은 것은 모두 다 이루었다"고 밝혔다. 6살 때부터 스케이트를 신은 김연아의 최종 목표는 밴쿠버였다. 자신이 궁극적으로 도달해야할 목적지에서 100%가 넘는 과정과 결과물을 얻었다. 228.56점이라는 전무후무한 점수로 우승을 차지한 김연아는 또 다른 목표를 잡기가 쉽지 않았다.

지난해 김연아는 국내에서 열린 2번의 아이스쇼와 미국 LA에서 가진 아이스쇼를 치렀다. 그리고 4년 동안 훈련을 해왔던 캐나다 토론토를 떠났고 새로운 훈련지인 미국 LA로 이동했다. 지도자와 주변의 스텝들도 바뀌면서 완전히 새로워진 환경에 적응해야했다.



이러한 일들로 인해 김연아는 지난해 10월부터 본격적인 훈련에 착수했다. 세계선수권대회에만 출전하겠다고 밝힌 본인의 목표대로 반년동안 이번 대회를 준비해왔다. 컨디션도 최상이었고 모스크바 현지에서 나타난 공개훈련도 완벽했다.

하지만, 연습에서 거의 완벽했던 몇몇 점프에서 실수가 나왔다. 쇼트프로그램에서는 트리플 러츠 + 트리플 토룹에서, 프리스케이팅은 트리플 살코 + 더블 토룹과 트리플 플립 단독 점프에서 나왔다.

이 3번의 실수가 승부에 영향을 미쳤고 결국, 안도 미키(24, 일본)에 1위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김연아는 "13개월의 공백이 시합에 전혀 영향을 안줬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갈라쇼가 열리던 1일, 김연아가 발목이 아프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당시,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는 "김연아의 오른쪽 발목에 부상이 생긴 것은 사실이지만 갈라쇼는 충분히 출전할 수 있다. 1주일 후에 국내에서 열리는 아이스쇼까지 최대한 치료를 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그리고 김연아가 프리스케이팅 출전을 앞두고 오른쪽 발목의 통증을 호소한 것으로 드러났다. 프리스케이팅은 최상의 상태에서 치른 것이 아니었으며 결정적인 상황에서 행운이 따르지 않은 사실도 나타났다.

이번 대회에서 김연아는 우승을 놓쳤지만 예전의 기량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었다. 스텝과 예술적인 부분에서는 진일보한 면도 보였다. 이번 대회에서 얻은 성과 중 하나는 선수생활을 계속 지속해도 문제가 없는 '가능성'이었다. 김연아는 "반년동안 이번 대회를 준비해왔는데 홀가분하다. 연습만큼 하지 못한 점이 아쉽지만 결과자체는 만족스럽다"고 소감을 밝혔다.



프로토콜 성적표를 볼 때, 아쉬운 부분은 GOE(가산점) 부분이었다. 김연아는 첫 점프인 트리플 러츠 + 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에서만 1.6의 가산점을 받았고 나머지 점프에서는 1점이 넘는 가산점을 추가하지 못했다. 안도 미키는 가산점을 받을 수 있는 스케일과 높이, 그리고 정확성보다는 '안정성'을 추구했다.

안도는 일정한 스피드로 가볍게 도약해 사뿐하게 뛰는 점프를 지속적으로 구사했다. 안도는 한동안 기복이 심한 경기력을 펼쳤지만 꾸준한 노력으로 올 시즌 최고의 성적을 올렸다. 이러한 근성은 높이 평가받아야 마땅한 일이지만 안도가 받았던 가산점과 비교해 김연아의 가산점이 박한 것은 사실이었다.

김연아는 지난 2008년부터 2010년까지 총 10번의 국제대회에 출전해 8번 우승을 차지했다. 8번의 우승 중, 2위와 압도적인 점수 차이로 1위에 오른 것이 대부분이었다. 전력을 다해 최상의 점수를 얻어야만 이길 수 있는 승부가 많았다.

비록, 연습 때 나타난 '백발백중'의 점프 성공률은 보여주지 못했지만 전성기의 기량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모습을 증명했다. 이러한 결과에 대해 김연아는 만족감을 표시했고 선수생활을 계속 이어갈 뜻을 밝혔다.

차기 시즌에 임하는 자세와 챔피언 재등극을 위한 과제

김연아는 좀처럼 성적과 대회 우승에 대한 목표를 밝히지 않았다. 프로그램 완성과 완벽한 연기에 초점을 맞춰왔다. 내년에 프랑스 니스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목표로 할지는 확실치 않다. ISU의 관례로 봤을 때, 정규 시즌 격인 그랑프리 시리즈에 출전하지 않고 세계선수권에만 출전하는 것은 다소 위험성이 있다.

그러나 김연아의 일정을 봤을 때, 그랑프리 시리즈를 준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평창동계올림픽 유치활동과 방송활동 예정이 잡혀있기 때문이다. 김연아는 평창동계올림픽 유치활동과 현역 선수생활을 병행해야 하는 기로에 서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연아는 또다시 세계선수권대회에 집중할 뜻을 밝혔다. 현재,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한 선수들 중, 에반 라이사첵(미국, 밴쿠버 동계올림픽 남자 싱글 금메달)과 조애니 로셰트(캐나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여자 싱글 동메달)는 올 시즌 모든 대회에 출전하지 않았다.

은퇴 여부에 대해서도 확실하게 입장을 내리지 않은 상태다. 최근 로셰트 자국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다시 링크에 복귀할 뜻이 있음을 공개했다.

올림픽을 마친 몇몇 스케이터들은 현역 활동과 프로 전향 사이에서 결정을 쉽게 내리지 못하고 있다. 올림픽 금메달 획득으로 자신의 목표를 이룬 김연아는 대외적인 활동과 현역 선수 생활을 병행할 뜻을 밝혔다.

오는 7월 6일, 남아공 더반에서 2018년 동계올림픽 개최지가 결정된다. 이때까지 김연아는 유치활동을 위해 바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또한, 아이스쇼와 방송 출연까지 예정돼있어 매우 빡빡한 스케줄을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김연아가 세계선수권대회 훈련 일정을 어떻게 잡을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이번 대회의 경험을 '교훈'으로 삼아 차기 세계선수권대회를 준비해야 한다는 점이다.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한층 높이고 연습 때 나타난 상승세를 실전 경기까지 유지할 수 있는 흐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연아의 또 다른 목표는 내년 3월에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층 완벽한 연기를 보여주는 것이다. 이 뜻을 이룩하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스케줄을 세우는 일이 절실히 필요하다.

이번 대회를 통해 김연아의 기량이 여전히 살아있음이 증명됐다. 진정으로 김연아가 바라는 완벽한 연기를 위한 길을 열어가는 일이 과제로 남게 됐다.



[사진 = 김연아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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