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화's 와일드카드', 지성말고 또 누구?

[엑스포츠뉴스=이우람 기자] '어쨌든 자력으로' 진출한 올림픽 대표팀. 올림픽 6연속 본선진출이지만 과정은 결코 순탄치 못했다. 분명 감독 사임의 여파에도 불구하고 올림픽 대표팀은 박성화 감독의 지도 아래 호주와 더불어 최다승점(3승 3무)의 기록을 세웠다.

그러나 알고 보면 속 빈 강정. 경기당 평균 0.6골의 아쉬움 뿐 아니라 경기내용마저도 답답함을 넘어선 무의미한 경기 그 자체였다. 매 경기 아슬아슬하게 패하지 않으며 '기어서 진출한'게 실상이다.

이런 경기력으로 올림픽 본선에 진출한다 해도 망신 외에는 떠올릴 게 없다.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고 다행히 '와일드카드'라는 강력한 전력강화책이 해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런 올림픽호를 두고 현재의 경기력으로는 세계 정상급 팀들과 격돌하는 본선에서는 힘도 못 쓰고 가라앉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이 나돌고 있다. 때문에 어느 때보다 올림픽 호의 전력을 보강할 와일드카드에 대해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임 핌 베어벡 감독이나 현 박성화 감독 모두 부족한 골결정력으로 인해 곤욕을 치르고 있지만 박지성과 같은 검증된 선수가 공격진에 가담한다면 자신들이 원하는 축구를 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되리란 전망이다. 

그렇다면, 어떤 선수들이 올림픽호에 가담해 박성화 감독에게 힘을 실어줄 수 있을까?

앞서 밝혔듯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박지성을 첫손에 꼽을 수 있다. 왕성한 활동량을 바탕으로 공간 창출에 남다른 재능이 있는 박지성은 올림픽 대표팀의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최적의 카드다.

박지성의 합류는 올림픽호에 전체적인 안정감을 전수해주는 기회가 된다. 지난 아테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아르헨티나가  테베스, 마스체라노를, 3위 팀 이탈리아 역시 피를로, 데 로시, 질라르디노 등 간판스타들을 총출동시킨 전례가 있다.

박성화 감독의 가장 큰 고민인 게임 리더의 부재는 이천수(폐에노르트)가 적합하다. 승부 근성이 넘치는  이천수는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의 실종된 조직력과 승부 근성을 다시 세울 수 있는 카리스마를 지니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천수는 큰 무대에서 많이 뛰어본 경험이 장점이 있다. 월드컵을 비롯해 올림픽에서도 이미 두 차례나 출전한 바 있는 그의 살아있는 경험은 어린 선수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외에도 이천수는 다양한 공격 옵션으로도 활용이 가능하며, 예리한 킥력을 갖춘 장점이 있다.

올 시즌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제니트의 우승의 주역 김동진은 활용 방안이 넓은 장점을 지닌 카드로써 손색이 없다.

아직 병역이 미필인 김동진 또한 병역 특레를 노릴 수 있는 올림픽을 마다할 이유가 없다. 순간 공격 가담과 측면 크로스가 좋은 그는 올림픽호의 부족한 공격력을 훌륭히 보완할 수 있으며, 왼쪽 수비수 김창수를 원래 자리인 오른쪽으로 돌릴 수 있다. 또 경우에 따라 김진규와 강민수의 부상을 대비해 센터백으로도 기용할 수 있다.

'무득점 빈공'에 시달리고 있는 원톱 공격수 자리에는 '작은 황새' 조재진(시미즈 S펄스)의 투입을 고려할 수 있다. 

조재진은 현재 각급 대표팀 공격수중 골 결정력이 가장 좋은 선수다. 올림픽 대표 시절에도 절정의 골 감각을 선보였고, 현재는 소속팀 시미즈에서 부진한 팀 성적 가운데 저 홀로 발군의 득점력을 과시하며 유럽으로부터 러브콜을 듣고 있다. 특히 조재진은 제공권에서 장점을 보이는 만큼 박성화호의 에이스 박주영의 좋은 파트너가 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이 밖에도 아직 군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K리그 최고의 공격형 미드필더 김두현 등도 선발을 고려해 볼만 하다.

와일드카드 선택은 신중해야 한다. 특히 유럽파인 경우, 다음 시즌을 대비해 베스트 11이 정해지는 시기에 주전을 완전히 꿰차지도 못한 박지성 등과 같은 유럽파를 차출한다면 맨유에서 만년 후보 신세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은 이미 가브리엘 에인세의 전력을 비추어봤을 때 걱정해야만 하는 일이다.

박성화 감독이 적절한 와일드카드로 선택으로 만족할만한 전력 보강을 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