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9 2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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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지웅 "혈액암 걸리고 휘파람 못 불어…의사도 모르더라" [종합]

기사입력 2022.08.23 14:50

최희재 기자


(엑스포츠뉴스 최희재 기자) 작가 허지웅이 산문집 '최소한의 이웃'을 소개하는 자리를 가졌다.

허지웅은 23일 오전, 산문집 '최소한의 이웃' 출간을 기념해 비대면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진행은 박혜진 아나운서가 맡았다.

'최소한의 이웃'은 허지웅이 "이웃을 향한 분노와 불신을 거두고 나 또한 최소한의 이웃이 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작품으로 함께 살기 위한 가치들을 담았다.

이날 허지웅은 '최소한의 이웃'이라는 의미에 대해 허지웅은 "태어나는 건 다들 인간으로 태어나지만 사람의 모습으로 살아가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이가 들수록 이런 주제에 대해서 많이 생각을 하는 것 같다. 젊을 때는 여력이 없지 않나"라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어 "이런 주제를 함께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싶었다. 저보다 어린 청년들에게는 '내가 그때 이걸 알고 있었으면 이 위기를 잘 넘길 수 있었을 텐데' 하는 것들을 나눠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또 허지웅은 애정, 상식, 공존, 반추, 성찰, 사유라는 목차에 대해 "태도들을 단어로 뽑아서 목차가 나온 거다. 실제로는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것들이라고 생각한다. 글을 읽으면서 좀 더 구체화시킬 수 있을 뿐이고, 큰 문제의 해결 방법인 건데 문장으로 형상화할 수 있는 여력이 안 되는 분들이 많지 않나. 그런 분들을 위한 가이드라고 생각하시면 된다"라고 전했다.

'최소한의 이웃'에서 허지웅은 휘파람에 대한 에피소드를 전했다. 병에 걸린 이후 휘파람을 불 수 없었는데 다시 휘파람을 불 수 있게 됐다고.

이에 대해 허지웅은 "과학적으로 설명이 되는 건가 싶어서 의사 선생님께 '휘파람이 왜 안 나오나요?' 나중에는 '왜 나오나요?' 했었다. 이유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유 없이 벌어지는 일들이 많지 않나. 인과관계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병들이 있는데 제가 걸렸던 혈액암 같은 경우는 인과관계가 없다. 명확하게 규명된 게 없다"라고 설명했다.

또 허지웅은 "휘파람 이야기를 굳이 했던 것도 사람들이 평정심을 잃고, 내가 생각하는 인간 됨됨이에 어울리지 않는 일들을 할 때가 있는데 그 공통점이 답이 없는 것에 대해서 '이게 이유일 거야' 생각을 했다가 그렇게 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라고 전했다.



그는 "만약에 '제가 휘파람을 불 수 없었던 게 암 때문이고, 암은 아무개 때문이야'라는 관념이 있다 보면 그 원망 때문에 살아가는 게 힘들다. 세상에 이유없이 벌어지는 일들이 있다는 걸 표현하고 싶었다. 지금은 편하다"라고 덧붙여 눈길을 끌었다.

작가 허지웅에게 어떤 마음가짐으로 글을 쓰는지 묻자 "좋은 걸 남겨야한다는 마음이 가장 크다. 제 성격과도 연관된 질문일 수 있는데, 저는 스스로를 굉장히 하찮게 생각한다. 근데 원칙은 되게 높다. 그 원칙들을 다 지키고 살 수가 없는데 못 지키면 자책을 굉장히 많이 한다"라고 답했다.

이어 "이걸 안 지키면 제 기준에서 '나는 쓰레기다' 생각하는 것들이 많다. 그러다 보니까 스스로를 돌아보는 일이 별로 어렵지가 않다. 저라는 사람의 경우에는 그런 마음가짐이 잘 통했던 것 같다. 원칙은 높은데 스스로에 대한 하찮음이 있다"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허지웅은 "책 기다려 주시고 잘 읽어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글 쓰는 걸 직업으로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 독자만큼 소중하고 중요한 존재는 없는 것 같다. 이번에도 곁에 두고 자주 꺼내서 읽으실 만한 책을 만들기 위해서 노력을 했다. 희망이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더 읽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라며 독자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그는 "동굴 밖으로 겨우 간신히 나왔는데 다시 동굴을 만난 사람, 겨우 일어났는데 더 세게 넘어진 사람. 그런 분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꾹꾹 눌러 담았다. 그런 분들이 이 책을 통해서 막연한 희망 말고 삶에 꼭 필요한 평정을 얻으셨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갖고 있다"라고 간담회를 마무리했다.

한편, 허지웅은 필름2.0, 프리미어, GQ에서 기자로 일했다. 에세이 '버티는 삶에 관하여', '나의 친애하는 적', '살고 싶다는 농담', 소설 '개포동 김갑수씨의 사정', '망령의 기억'을 썼다.

사진=김한준 기자
 

최희재 기자 jupit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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