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7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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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오정연 "프리랜서 7년, 역할 따라 변화할 자신 있어요" (인터뷰③)

기사입력 2021.11.15 11:00 / 기사수정 2021.11.15 11:14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아무리 악역일지라도 나름의 사연도 이유도 있다. 오정연이 보는 연극 ‘리어왕’ 속 리어왕(이순재 분)의 둘째 딸 리건은 어떨까.

“고너닐(소유진, 지주연)은 상황상 이해가 먼저 되더라고요. 수행원이 난장 피는 모습을 며칠 동안 겪었고 처음에는 아버님에게 예의 있게 했다가 독설을 들었어요. 리건도 나중에는 언니의 편지를 받았고 아버지의 행동을 자세히 들었을 거예요. 워낙 격하신 성격이라는 걸 알고 에피소드 많을 거고 대사에 나오듯 셋째를 편애하시기도 하고요.

당연히 질투심이 있을 거고 첫째와 셋째 사이에 끼어있으니 자기를 드러내지 않으면 안 된다는 자격지심이 있을 거라서 그랬다고 생각해요. 실제로 둘째는 아니지만 '둘째 콤플렉스'를 많이 검색하고 친구들에게 물어보기도 했어요.”

‘리어왕’은 영국이 낳은 최고의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다. 영국 국왕 리어와 세 딸을 둘러싼 이야기다.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 중인 연극 ‘리어왕’은 원작에 충실한 오리지널 버전으로 공연하고 있다.

오정연이 열연 중인 리건은 언니 고너릴처럼 위선적인 성격으로 언니와 함께 아버지의 재산을 얻고자 거짓말을 하는 캐릭터다. 재산과 권력, 사랑까지 탐욕하다 파멸을 맛본다. 

“리건이 겉으로 보기에는 악역이고 세지만 표현하는 감정이 많아요. 다양한 감정을 극단적으로 표현하는데 꾀를 부리고 아첨하기도 하고 사랑에 빠지기도 하고 욕심 있고 잔인하고 악랄하고 야비한 면도 있고 내 목표를 위해 거리낌없이 돌진하고요. 그냥 악역이라기보다는 많은 걸 표현하는 역할이에요. 이런 역할을 할 기회가 와 감사해요. 배워가고 있어요.”

오정연은 그야말로 만능엔터테이너다. KBS 아나운서 출신인 그는 프리랜서 선언 후 예능, 진행, 연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했다.

2016년 드라마 ‘워킹맘 육아대디’로 연기에 데뷔했다. 이후 드라마 ‘마인’, 영화 ‘죽이러 간다’ 등에 출연했다. 연극 ‘옥상 위 달빛이 머무는 자리’에 이어 ‘리어왕’까지 무대에도 오른다.

“직업 타이틀이 중요한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해요. 내가 맡은 임무에 충실하게 움직이고 싶어요. 서브 직업을 갖는 세상이고 스포츠 선수나 다른 분야에서 활약하는 분들이 MC와 예능을 하는 세상이잖아요. 타이틀에 연연하고 싶지 않아요.

‘워킹맘 육아대디’ 때는 연기할 거란 생각도 못 하고 정말 처음이었거든요. 너무 재밌고 33세에 새로운 걸 도전할 수 있어 행복했어요. 밤새우면서 대본 보고 즐거웠고 많이 깨지고 부딪히기도 했어요. 연기를 제대로 해보고 싶어서 대학원도 연극영화과를 졸업했어요. 그때 ‘리어왕’을 처음 접했죠. 제대로 해보고 싶어 소극장 연극도 하고 저예산 영화도 하고 했고요.

씨네퀘스트 영화제 경쟁 부문과 오스틴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돼 화제가 된 영화 ‘죽이러 간다’에서는 주인공 고수 역으로 출연했다. 오정연은 비운을 다채롭게 표현했고 와이어 액션과 격렬한 결투신도 직접 소화했다.

“청주 로케이션으로 찍었어요. 일상과 동떨어져 캐릭터에 집중하고 몰입하는 경험을 하면서 한층 성장했죠. ‘워킹맘 육아대디’ 때는 배우로 캐릭터에 몰입하는 게 어려웠어요. MC 할 때는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케어하고 관장해야 하잖아요. 드라마 할 때도 카메라맨이나 주위 스태프가 신경 쓰이는 거예요. 그때보다 배우로서 순간 몰입하는 게 나아졌어요. 사실 완성형은 없는 것 같아요. 디테일을 잡아가는 과정이에요. 그 시점에 인간 오정연이 가진 내적, 외적 부분이 그 시점에 맡은 역할과 결합해 매번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요.”

오정연은 연기가 너무 즐겁고 적성에 잘 맞는다며 미소 지었다.

“평소에 잡념, 상념이 되게 많아요. 그런 생각이 안 떠오르게 하고 몰입하게 해요. 평소에는 머리가 복잡하니 바이크도 타고 스쿠버 다이빙도 하고요. 다 잊고 몰입하는 걸 좋아하는데 연기를 하면서 그런 느낌을 받거든요. 일상의 복잡한 머리를 잠재워줘요.”

배우 오정연으로도 널리 인식됐으면 한다는 바람을 내비친 그는 한계를 두지 않고 다양한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마인’에서는 강렬하고 센 역할이 아니었어요. 드라마에 모두가 우환이 있었는데 저만 없었는데 이런 역할도 좋고요. 어떤 역할이든 도움과 경험이 되기 때문에 역할에 맞게 저를 완전히 바꿔 변화시킬 의욕과 자신이 있어요. 선한 코딜리아 역할도 해보고 싶고요. 

배우로, MC로, 예능인으로서 다양한 모습으로 찾아뵙고 있어요. 햇수로 치면 (프리랜서가) 7년째인데 잘 모르는 분들도 많지만 저는 조금씩 꾸준히 달려왔다고 생각하거든요. 어떤 역할을 맡더라도 믿음직스럽게 해내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 

사진= 김한준 기자, 뉴에라 프로젝트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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