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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CJ ENM, K-POP 아이돌 과점 시장 선언 [엔터XENTER]

기사입력 2021.10.04 10:00 / 기사수정 2021.10.03 16:41



[엔터XENTER]는 전반적인 엔터테인먼트 업계 이슈에 대해 다루는 기획 시리즈입니다. 속도보다는 숙고를 우선시하고 이슈의 겉면이 아닌 속면을 들여다보는 시리즈를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편집자 주]

(엑스포츠뉴스 이정범 기자) “MMA와 MAMA를 가진 곳들이 SM을 인수하려고 하네?”

카카오와 CJ ENM이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경쟁에 뛰어들었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들었던 생각이다.

‘MMA’는 멜론이 주최하는 연말 시상식인 멜론뮤직어워드, ‘MAMA’는 엠넷에서 주최하는 연말 시상식인 엠넷아시안뮤직어워드이다. 양쪽 모두 K-POP 아이돌들이 주요 참가자로서 참석하는 시상식들이다.



멜론을 카카오(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가지고 있고, 엠넷을 CJ ENM이 가지고 있으니 자연스레 위 두 시상식이 떠오른 것.

이에 누가 SM엔터테인먼트 인수에 성공하더라도 한 가지 일은 반드시 일어날 것이라고 짐작할 수 있다. K-POP 관련 연말 시상식 중 하나는 SM엔터테인먼트 아티스트 섭외를 위해 ‘노력’을 할 필요가 없어진다는 점이다.

완전히 달라 보이는 두 회사지만, 엔터테인먼트 쪽만 한정해서 보면 유사한 부분이 제법 있다. 그중에서 K-POP 아이돌과 유관한 부분들 위주로 이야기해 볼 예정이다.

아이돌에게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세 가지를 꼽자면,제작, 일감, 평가 등이다. 이 세 가지가 아이돌 시장을 판단하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누가 나를 제작(데뷔 및 프로듀싱) 해줄 것인가, 누가 내게 일감(돈)을 줄 것인가, 누가 나를 평가하고 가치를 올려줄 것(시상)인가.



그리고 카카오와 CJ ENM은 이 세 가지 모두를 가지고 있는 몇 안 되는 기획사다.

연예기획사로서 아이돌 제작 인프라가 있고, 제작된 아이돌들에게 직접 일감을 줄 능력도 있으며, 그 아이돌들이 좋은 성적을 냈을 때 꽤 규모가 큰 시상식에서 상을 줄 수도 있는 회사. 이게 바로 두 회사가 K-POP아이돌 시장에서 가지고 있는 포지션이다.

CJ ENM은 ‘프로듀스101’을 포함한 다수의 서바이벌을 통해 아이돌을 데뷔, 프로듀싱시킨 경험이 있다. 

그들이 보유한 케이블 채널(엠넷, tvN 등등) 프로그램들(ex : 엠넷 ‘엠카운트다운’)은 아이돌들의 주요 활동 무대. 더불어 영화에 도전할 의향이 있는 아이돌이라면 CGV 등을 보유한 CJ 계열 회사는 절대 작게 볼 수 없는 중요한 일터다.

카카오는 스타쉽, 플레이엠, 이담, 안테나뮤직 등 굵직한 기획사들을 보유하고 있는 명실상부한 대형 회사다. 규모로만 보면 ‘N대 기획사’에 카카오가 거론되지 않는 것이 말이 되지 않을 정도.

또한 카카오는 아이돌들이 많이 출연하는 웹드라마의 주요 소재가 되는 웹툰, 웹소설 분야(카카오웹툰, 카카오페이지 등)에서 맹주라고 할 수 있기도 하다.

가수들의 주요 뮤직비디오 유통처 중 하나인 원더케이도 카카오 소유. 여기에 카카오에서 자체 제작한 오리지날 콘텐츠(웹예능, 웹드라마 등)가 아이돌 입장에서 꽤나 중요한 스케쥴이 됐으니 ‘일터’라는 측면에서도 카카오의 위상이 작다고 할 수 없다.

여기에 가수라면 대체로 무시하기 힘든 가요 시상식들까지 가지고 있는 것이니. 이 두 회사가 K-POP 아이돌이라는 분야의 A부터 Z까지 영향력을 행사 중이라는 점은 어떤 면으로 봐도 부정하기 힘들다.

아이돌과 엮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영역만 따져도 ‘명백한 엔터 공룡’이라 할 수 있는 두 회사.

이런 그들이 덩치에 비해 아쉬운 점이 딱 하나 있다면 바로 연간 앨범 차트를 쥐고 흔드는 대형 아이돌그룹의 부재다. 여기서 말하는 “차트를 쥐고 흔들 정도”의 기준은 “단일 앨범을 연간 100만 장 이상 판매할 수 있는가”이다.

CJ ENM이 만든 대형 그룹들은 시한부 프로젝트 그룹들이었기 때문에 지금은 손에 쥐고 있는 팀들이 없다. 위 기준에 만족하는 대표적인 팀은 워너원인데, 워너원이 활동 종료한지는 이미 몇 년 지난 상태. 카카오의 경우엔 아직 위 기준에 만족하는 팀이 없다.



작년인 2020년 가온앨범 차트에 따르면 위 기준에 만족하는 아이돌그룹을 보유한 회사는 딱 3곳으로 YG(블랙핑크), 하이브(방탄소년단, 세븐틴), 그리고 SM(NCT)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하이브와 SM 두 곳. 하반기 상황을 보면 몇 회사(스트레이키즈의 JYP 등등) 더 추가되기는 하는데, 그래도 이 영역에 도달하는 회사가 극소수라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는다.

이는 카카오와 CJ ENM이 (회사 덩치에 비해) 현재 아쉬운 점을 돈 주고 즉시 살 수 있는 방법이 실질적으로 몇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데, 그 몇 없는 시나리오 중 하나가 바로 SM엔터테인먼트 인수다.
 
물론 둘 중 어느 회사로 결정이 날지, 혹은 인수 자체가 무산될지 어떨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다만 확실한 것은 이미 지금도 K-POP아이돌 시장은 과점 시장(소수의 공급자가 시장을 장악하고 수요의 대부분을 공급하는 시장형태)에 상당히 근접했거나 이미 과점 시장 모드에 들어선 상태라 할 수 있으며, (대형 기획사끼리만 놓고 봐도) 기획사 간 밸런스가 깨지기 매우 좋은 상태라는 점이다.

현재 아이돌 시장에서 기획사 대 기획사로서 ‘경쟁’이 성립 가능한 회사는 SM, JYP, YG, 하이브, 카카오, CJ ENM 정도. 이들 회사 중 어느 회사가 어느 회사 인수에 이미 성공했다고 가정해서 생각해 보면, ‘밸런스가 깨지기 좋은 상태’라는 문장이 크게 틀린 말은 아니라고 수긍할 것이다.

카카오와 CJ ENM, 이 두 회사를 살펴본 또 다른 이유는 앞서 언급한 인프라들이 그들을 ‘기획사 위의 기획사’로 만드는 면이 있고, 그게 상당히 우려되는 점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카카오의 경우엔 위에서 언급한 것들도 빙산의 일각인 초대형 IT회사이고, CJ ENM도 언급한 부분 외에 다양한 사업을 하는 곳이기에, 상기한 내용들이 저평가면 저평가지 고평가일 순 없다.

이중 CJ ENM의 경우엔 특정한 회사가 ‘기획사 위의 기획사’ 노릇을 할 때 나올 수 있는 가장 안 좋은 예(‘프로듀스101’ 조작 사태)를 남긴 전적도 있기 때문에, 이러한 우려와 비판의 대상이 된다고 해도 “억울하다”라 항변할 수 없다.

카카오, CJ ENM 그리고 이들의 체급에 준하는 대형 회사들이 K-POP아이돌 시장에서 덩치를 불릴 때, “그들이 그냥 사업 확장이라는 것을 하고 있다”라는 나이브한 관점으로만 볼 수 없다는 것이 이 글의 결론.

이 정도 급의 회사들이 K-POP 아이돌 시장이라는 대륙 위에서 땅을 늘려나갈 때는, 그들이 얼마나 영토를 늘려나가냐도 중요하지만 그들이 차지한 영역 외 나머지 땅이 얼마나 줄어드느냐도 중요하다.

사진 = 카카오-CJ ENM-가온차트-SM엔터테인먼트-픽사베이

이정범 기자 leejb@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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