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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능력' 엑소→'화양연화' 방탄소년단…이제는 AI까지? [아이돌 세계관①]

기사입력 2021.06.26 08:00 / 기사수정 2021.06.25 15:12

이슬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슬 기자) 케이팝 아이돌의 필수 요소 '세계관', 시작은 누구일까.

'세계관'은 본래 세계를 바라보는 관점을 뜻하는 단어로 철학 분야에서 많이 쓰이는 단어다. 그런 세계관이 게임 영역으로 확장되더니, 이제는 아이돌의 필수 요소가 됐다. 케이팝 팬들은 세계관을 하나의 놀이요소로 바라보며 새로운 문화로 정착시키고 있다.

'어디까지를 세계관으로 볼 것인가'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지만 그 중심에 SM엔터테인먼트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1990년대 후반 H.O.T는 각자 고유 번호와 고유 컬러를 부여해 활동했다. 문희준은 23과 노란색, 장우혁은 35와 파란색, 토니는 07과 빨간색, 강타는 27과 초록색 이재원은 48과 주황색을 사용했다.

이런 H.O.T의 세계관은 이후 SM엔터테인먼트 후배들에게 큰 영향을 줬다. 동방신기는 유노윤호, 영웅재중, 시아준수, 믹키유천, 최강창민이라는 정형화된 이름으로 데뷔했고, 레드벨벳은 H.O.T와 유사하게 고유색과 번호를 가지고 데뷔했다. 아이린은 분홍, 43, 슬기는 주황, 20, 웬디는 파랑, 77, 조이는 초록, 31, 예리는 보라, 17이다.

특히 엑소(EXO)는 현재 아이돌들이 갖고 있는 세계관의 시초라고 볼 수 있다. 2012년에 데뷔한 엑소는 한국에서 활동하는 엑소-K와 중국에서 활동하는 엑소-M으로 데뷔했다. 두 그룹은 쌍둥이 그룹으로 같은 곡으로 활동할 예정이었다.

엑소라는 그룹명은 태양계 외행성을 뜻하는 엑소플래닛(exoplanet)에서 모티브를 얻어 '미지의 세계에서 온 새로운 스타'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엑소 세계관에 가장 큰 핵심은 멤버들은 각자 특별한 초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엑소-K 카이는 순간이동, 백현은 빛, 세훈은 바람, 찬열은 파이로키네시스(불), 디오는 힘, 수호는 물의 능력을 갖고 있다. 엑소-M 루한은 텔레키네시스, 레이는 치유, 타오는 시간 조작, 크리스는 비행, 첸은 번개, 시우민은 결빙을 담당한다. 엑소-K와 엑소-M이 갖고 있는 능력들은 각 멤버들과 대칭을 이루며 뮤직비디오 등에서 표현되기도 했다.

일부 멤버가 탈퇴하면서 엑소 세계관은 붕괴되는 듯 싶었지만 SM엔터테인먼트는 새로운 세계관을 구축했다. 엑소플래닛을 향해 움직이는 9개의 물질이 있고 그 물질과 엑소플래니승 결합하는 것을 THE EXOLUTION이라고 한다. 신세계관은 2015년 6월 'Love Me Right' 뮤직비디오에서 숫자 9를 강조하며 확실히 정립됐다. 2019년 발매한 정규 6집 'OBSESSION'에서는 연장된 세계관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세계관의 입지를 굳건히 다진 건 방탄소년단이다. 'BTS Universe'라고 칭해지는 BU는 다수의 콘텐츠를 만들어냈다. 방탄소년단은 뮤직비디오와 영상 콘텐츠를 통해 자신들의 세계관을 표현했다. 소속사 빅히트 엔터테인먼트는 영상 소개에 'BU content certified by Big Hit Entertainmen'라는 문구를 남기며 더 확실히 세계관을 피력했다.

뿐만 아니라 방탄소년단은 소설 '화양연화 THE NOTES', 웹툰 '화양연화 Pt.0 <SAVE ME>'을 공개하며 팬들에게 떡밥을 줬다. 'Wings 콘셉트북'을 통해서도 세계관을 설명하고 있다.

방탄소년단이 갖고 있는 가장 큰 세계관은 인생에서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뜻하는 '화양연화(花樣年華)'다. 2015년부터 2016년까지 진행된 '화양연화' 시리즈는 영화 '화양연화'를 테마로 잡았다고 추측된다. 특히 '봄날' 뮤직비디오는 단편소설 '오멜라스를 떠나는 사람들'에 나오는 여관 오멜라스가 등장한다.

2013년 "10대들이 살아가면서 겪는 힘든 일, 편견과 억압을 우리가 막아내겠다"는 포부로 데뷔한 방탄소년단은 '화양연화'를 통해 20대 청춘들의 고충을 표현했다. N포 세대, 열정페이, 수저계급, 사회불평등, 지역감정 등 가사를 통해 직접적으로 사회를 향한 메시지를 전했다.

이후 등장한 아이돌들은 서로 다른 세계관으로 정체성을 만들어가고 있다. 그 중 가장 화제를 모으고 있는 건 2020년 데뷔한 에스파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 이수만은 "미래 세상은 셀러브리티와 A.I.의 세상이 될 것"이라면서 SMCU(SM Culture Universe)를 언급했다. SMCU의 첫 포문을 에스파로 열었다.

에스파는 가상 현실에 존재하는 아바타 멤버와 SYNK를 통해 소통한다. 지금까지 발매한 'Black Mamba (블랙맘바)'와 'Next Level (넥스트 레벨)' 콘셉트 사진에서도 에스파 멤버들은 아바타 멤버와 함께 등장한다.

3차원 가상세계를 뜻하는 메타버스 등을 활용한 IT산업과의 결합도 눈길을 끈다. 23일 SM엔터테인먼트는 메타버스 연구를 위해 카이스트 문화기술대학과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또 게임회사 엔씨소프트가 운영 중인 서비스 '유니버스'에서는 AI 음성 합성, 모션 캡처, 페이스 캡처 등 첨단 기술과 케이팝이 결합된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SM엔터테인먼트, 빅히트뮤직

이슬 기자 dew8942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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