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27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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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 스티븐 연·한예리·윤여정 "앙상블 최고, 마법 같은 순간" (종합) [BIFF 2020]

기사입력 2020.10.23 15:29 / 기사수정 2020.10.23 16:47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미나리'의 스티븐 연과 한예리, 윤여정이 작품을 향한 남다른 애정을 전했다.

23일 오후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갈라 프레젠테이션에 초청된 영화 '미나리'(감독 리 아이작 정)의 기자회견이 열렸다. 배우 윤여정과 한예리는 현장에, 리 아이작 정 감독과 스티븐 연은 온라인으로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미나리'는 희망을 찾아 미국 이민을 선택한 어느 한국 가족의 삶을 그린 영화. 2020년 선댄스영화제 드라마틱 경쟁부문 심사위원 대상과 관객상을 수상했으며 스티븐 연과 한예리, 윤여정 등이 출연했다.

병아리 감별사로 10년을 일하다 자기 농장을 만들기 위해 아칸소의 시골마을로 이사온 아버지, 아칸소의 황량한 삶에 지쳐 캘리포니아로 돌아가고픈 어머니, 딸과 함께 살려고 미국에 온 외할머니까지, 어린 아들 데이빗의 시선으로 그들의 모습을 포착한다.

연출을 맡은 리 아이작 정 감독은 "윌라 캐더 작가의 '마이 안토니아'라는 책에서 많은 영감을 받아 '미나리'를 만들게 됐다. 윌라 캐더 작가가 실제로 농장에서 살았던 이야기를 쓴 작품이었고, 이런 이야기가 나의 실제 삶과 얼마나 같은지 고민했다. 저 역시 그렇게 진실하게 기억을 곱씹으려고 했고, 제 기억의 순서를 보면서 가족의 이야기를 전체적으로 나열했다.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새로운 창조를 하면서 각각의 캐릭터를 만들게 됐다"고 소개했다.


스티븐 연은 "우리 가족도 미국에 가기 전에 캐나다로 이주하고, 서부의 한적한 시골에서 살았다. 이 경험이 영화에도 비슷하게 녹아들었다. 이민해서 사는 삶은 세대 간에 갖고 있는 문화, 언어, 소통의 차이가 있지 않나. 이런 이야기가 영화에 담겨 있어 공감이 됐다. 제이콥 역을 연기하면서 외부적인 것뿐만 아니라, 내면의 이야기들도 저와 제 아버지를 많이 닮아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께서 쓰신 아름다운 대본을 가지고 우리 각자의 사람들이 이 영화에 참여하게 됐다. 어떻게 보면 영화를 만들었다 하는 것만큼이나, 특별한 경험을 했다는 생각이다. 마법 같은 순간이었다"고 애정을 표했다.

또 함께 호흡한 한예리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며 "한예리 씨와 함께 작업하며 많이 보지 못한 심오하고 진지한 부분까지 같이 얘기하게 돼 정말 좋은 작업이었다. 관객 입장에서는 서로 다르게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저는 서로가 연결돼있고 우리가 혼자는 되지 않는다는 그런 생각을 하게 됐다. 세대 간의 이해나 소통을 할 수 있는 그런 힐링의 포인트가 되기를 바라면서 작업했다"고 얘기했다.

한예리는 '미나리'로 할리우드에 진출했다는 소식을 듣고 "부담스러웠다"고 웃었고, 윤여정은 "할리우드 근처에 가보지도 못했다. 적은 예산의 영화라 힘들게 촬영했다. 하지만 앙상블은 정말 좋았다"고 부연해 웃음을 더했다. '미나리'는 지난 15일부터 18일까지 열린 제8회 미들버그 영화제에서 앙상블 어워드(Ensemble Award, 배우조합상)를 수상한 바 있다. 한예리는 "감독님의 인상이 좋았고, 제가 영어를 잘하지 못하지만 감독님과의 소통이 잘 될 것 같다는 이상한 믿음이 생겼었다. 모니카는 한국적인 부분이 가장 많은 인물이라고 생각했고, 엄마와 이모, 할머니 등 주변에서 봤던 모습이 모니카 안에 있었다"고 전했다.


윤여정은 "저는 나이가 많아서, 지금은 작품이 어떻다 하는 것보다도 사람을 보고 일을 한다"면서 "아이작 감독을 처음 만났는데, 마음에 들었다. 남자로 마음에 든 건 아니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전한 후 "'요즘에도 이런 사람이 있나?' 싶을 정도로 진지하고 순수한 부분이 맘에 들었다. 저를 알고, 또 한국 영화를 잘 알더라.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아이작 감독이 쓴 것인지 모르고 받았는데 이야기가 정말 리얼했다"고 떠올렸다.

앞서 '미나리'는 윤여정이 내년 열릴 아카데미시상식 조연상 후보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까지 전해진 바 있다. 이에 윤여정은 "곤란하게 됐다. 식당에 갔는데 어떤 분이 아카데미 조연상 후보에 오른 것을 축하한다고 하더라. '후보에 오를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얘기했다. 이렇게 얘기가 나왔는데 못 올라가면 제가 못한 것이 되는 것 아니냐"고 쑥스러워했다.

리 아이작 정 감독은 작품의 제목인 '미나리'를 짓게 된 배경도 언급하며 "처음부터 '미나리'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저희 가족이 미국에 갔을 때 저희 할머니가 미나리 씨앗을 가지고 오셔서 미나리를 심었다. 실제 농장을 했는데, 우리 가족만을 위해서 심고 기르셨던 것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우리가 심고 기른 것 중에 가장 잘 자라는 것이 미나리였다. 우리를 향한 할머니의 사랑이 녹아있어서 그런 것 아닌가 싶다. 미나리가 이 영화 이야기 자체다. 일상적인 이야기에서 보여줄 수 있는, 영화가 갖고 있는 제목으로 잘 표현할 수 있겠다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또 '미나리'의 한국 개봉 계획에 대해서도 "한국의 배급사 쪽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단계로 아는데, 아직 공지를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미나리' 포스터·부산국제영화제, 선댄스영화제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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