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3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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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까지 내려갔다"…'사냥의 시간' 이제훈 밝힌 #넷플릭스 #윤성현♥ #동료 [인터뷰 종합]

기사입력 2020.04.28 16:50 / 기사수정 2020.04.28 16:23


[엑스포츠뉴스 황수연 기자] 배우 이제훈이 영화 '사냥의 시간'(감독 윤성현)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사냥의 시간'은 희망이 없는 현실 속에서 새로운 인생을 위해 위험한 범죄를 계획한 네 친구들과 이를 뒤쫓는 정체불명의 추격자, 이들의 숨 막히는 사냥의 시간을 담아낸 추격 스릴러. 현재를 사는 젊은이들의 생존에 대한 은유를 담은 작품으로 지난 2월 한국 영화 최초로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 베를리날레 스페셜 갈라 섹션에 공식 초청됐다. 

이제훈은 새로운 인생을 위해 위험한 계획을 설계하는 준석 역을 맡았다. 목표를 위해 거침없이 나아가고 의리와 패기로 친구들을 이끌지만 정체불명의 추격자에게 쫓기면서 극한의 상황에 내몰리는 인물이다. 다채롭고 폭발적인 감정 연기를 보여주며 3년 만의 스크린 복귀를 성공적으로 해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28일 오후 엑스포츠뉴스와 화상 인터뷰를 가진 이제훈은 "개인적으로 굉장히 애정하는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에서 '사냥의 시간'이 나오게 돼 신기하고 놀랍다. 예상을 못했던 일이었다. 전 세계 190여 개국에서 동시에 볼 수 있다는 점도 배우로서 고무적인 일이다"며 넷플릭스로 플랫폼을 옮겨 개봉하게 된 소감을 전했다. 

이제훈은 "(코로나19 여파로) 외출이 조심스럽다 보니 집에서 TV나 태블릿으로 시청해 주시는 분들이 많더라. '너무 잘 봤고, 고생 많이했다'는 말이나 '공포감과 에너지가 엄청나서 숨죽이고 봤다'는 반응을 들었다. 특히 '사냥의 시간'은 서스펜스 스릴러 장르를 충실하게 잘 따르는 영화라 새롭게 봐주신 분들이 많아 감사했다. 힘들게 고생한 보람이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사냥의 시간'은 넷플릭스에서 개봉하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코로나19로 극장 개봉이 무기한 연기된 후 넷플릭스 공개를 앞뒀지만 해외 배급사와 소송에서 패소하며 또 한차례 공개가 미뤄졌다. 

이제훈은 "공개되는 시점에 있어서 연기되는 일이 또 생겨 매우 아쉬웠다. 그렇지만 영화가 공개된다는 것에서는 의심하지 않았다.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고 걱정해 줬지만 되려 의연하고 침착하게 상황들을 지켜봤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사냥의 시간'은 극장 개봉을 목표로 만들어진 영화지만 넷플릭스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영화라고 본다. 나중에 이벤트로 관객과 대화의 시간(GV)과 함께 극장에서 보여질 수 있는 기회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재미있는 상황들을 꿈꿔보고 있다"고 소망했다.

'사냥의 시간'은 '파수꾼' 윤성현 감독의 9년 만의 신작으로, 이제훈은 '파수꾼'에 이어 이번 작품에서도 함께 호흡을 맞췄다. 그는 영화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윤 감독과 '파수꾼'으로 인연을 맺은 뒤 '사냥의 시간'까지 형제처럼 지내왔다. 차기작을 이야기하는데 '당연히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뭐라도 하고 싶고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었다"며 "무엇보다 윤 감독이 그린 세계관을 빨리 보고 싶었던 것 같다. 빨리 캐스팅하고 다음으로 넘어가자는 의지를 그 어떤 작품보다 많이 가졌다"고 밝혔다.

윤성현 감독에 대한 굳건한 신뢰도 드러냈다. 이제훈은 "'파수꾼'을 찍은 게 2010년이었다. 당시 저는 단편 영화를 찍으면서 배우의 꿈을 키우던 시기였는데 '파수꾼'으로 단편 영화의 주인공을 맡게 됐다. 배우로서 한 단계 도약하는 중요한 시기에 윤성현 감독을 만나 배우의 초석을 크게 다지는 계기가 됐다. 또 윤 감독의 영화를 대하는 태도와 자세를 보면서 연기하는데 영향을 많이 받고 배웠다"고 떠올렸다.

이어 "윤성현 감독에게 '사냥의 시간'은 9년 만에 나오는 작품이다. 그 긴 시간들 속에서 깊어진 세계관과 보여주고 싶은 에너지가 가득하다는 걸 느꼈다"며 "이 사람이 표현하고 싶은 디렉션이 있다면 배우로서 모두 받아들여서 하나도 남기지 않고 쏟아내자는 생각하면서 연기했다"고 밝혔다. 

다음 작품에서도 함께 하자는 제의가 들어온다면 무조건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힌 이제훈은 "이제 장편 영화를 두 편 찍은 사람이다. 그런데 윤 감독이 그리는 영화적 세계는 무궁무진하다. 이 두 편으로는 그의 세계 중 2% 정도만 보여준 게 아닐까 싶을 정도다. 윤 감독이 그리는 세계에 있어 배우로서 무엇이 됐건 함께 동행하고 싶다. 만일 (연기가 아닌) 다른 부분에서 도움이 필요하다면 음향 봉을 들 수도 있고 조명 반사판을 대줄 수도 있다. 뭐든 좋다"며 "오히려 안 불러준다면 섭섭할 것 같다"고 털어놨다.

'파수꾼'에 이어 다시 만난 박정민, 첫 호흡을 맞춘 안재홍, 최우식, 박해수에도 각별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제훈은 "'파수꾼' 때는 박정민 배우나 저나 연기 열정은 많은데 방법적인 부분에서 부족함이 많았던 것 같다. 이후 영화나 드라마로 경험을 쌓으면서 성숙해진 부분을 이번 촬영에서 많이 느꼈다. 한때 독립영화 시네키드였던 우리가 이제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됐구나 싶었다. 서로 더 잘하자는 의지를 다졌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훈은 "독립영화를 많이 보고 출연했던 사람으로서 늘 좋은 배우들을 찾는데 궁금증이 많았다. 안재홍 배우는 '이 사람 너무 좋다. 언젠가 꼭 같이 할 거야'라는 로망을 갖게 해줬다. 이번에 '사냥의 시간'을 통해 만나게 돼 더할 나위 없이 좋았다. 사람이 너무 기대하면 실망할 수 있는데 기대 이상이었다. 저랑 죽도 너무 잘 맞고, 영화를 보는 시선, 살아가는 시선에 있어서 안 좋아할 수 없는 사람이었다. 또 같이 작품을 하고 싶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또한 "최우식 배우도 마찬가지다. '거인'이라는 영화를 보고 관심을 가졌는데 이렇게 빨리 만나게 될 거라고 생각하진 못했다. 극 중에서는 친구로 나오는데 실제로는 '형님 형님'하면서 잘 따르는 동생이다. 제가 친동생이 있다면 우식이었으면 할 정도로 저를 존중하고 아껴준다. 늘 데리고 다니고 싶은 동생이자 배우다"고 웃음을 지었다. 

박해수에 대한 인간적인 매력도 언급했다. 이제훈은 "해수 형은 그전에는 잘 몰랐다가 이미지 스틸을 보고 ('한'이라는 역할의) 느낌이 확 왔다. 엄청난 걸 가져다줄 거라는 에너지가 느껴졌다. 이 사람이 아니라면 대안이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첫 만남 때 긴장을 하고 봤는데 제가 봤던 모든 사람들 중에 제일 순박하고 착한 사람이었다. 형한테 착하다는 표현을 하는 게 맞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착하다. 허허실실 받아주는 형과 연기하는 한의 모습은 극과 극이다. 앞으로 더 많은 스펙트럼을 보여줄 수 있는 배우가 될 것 같아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사냥의 시간'은 이제훈에게 어떤 의미로 남는 작품이 될까. 그는 "스스로 논하기 힘들지만 이보다 더 힘들고 지치고 나를 바닥까지 내려가게 하는 작품을 또 만날 수 있을까 싶다. 정말 너무 힘들었다. 촬영 기간도 프로덕션 기간도 길었지만 무엇보다 준석으로서 쫓기고 괴로워하는 순간이 오게 만드는 과정이 어려웠다. 솔직히 말하면 이러다가 내가 너무 황폐해질 것 같아서 준석처럼 도망가고 싶었다. 그런데 끝나고 나니 저를 성장하게 했더라. 이후의 작품들에 있어 체력적인 부분이나 시각들이 많이 넓어졌다. 안 좋은 상황에서 조금 더 의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내 자신을 만드는 시간이었다. 나를 이렇게 힘들게 하는 작품을 또 만날 수 있을까 싶은데 지금까지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답했다. 

한편 '사냥의 시간'은 지난 23일 오후 4시 넷플릭스를 통해 전 세계 공개됐다. 이제훈, 안재홍, 최우식, 박정민, 박해수 등이 출연한다.

hsy1452@xportsnews.com / 사진 = 넷플릭스 

황수연 기자 hsy1452@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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