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06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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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드의 재구성] ① 드라마 'M' - 나는 널 몰라

기사입력 2010.07.08 09:26 / 기사수정 2012.07.20 14:00

이슬비 기자
[방송] 1994.08.01 ~ 1994.08.30

1994년 여름, 최고 시청률 52%라는 경이로운 기록으로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TV앞에 고정 시켰던 바로 그 드라마 ‘M’


[엑스포츠 뉴스=이슬비 인턴기자] 2010년 제19회 남아공 월드컵도 이제 3,4위전과 결승전만을 남겨놓고 있다.

남아공 월드컵에 비야와 스네이더가 있다면, 1994년 제15회 미국 월드컵에는 로베르토 바조와 호마리우가 있었다. 1904년 기상관측 이래로 가장 무더웠던 그 해 여름은 초,중,고등학교가 오전수업만 할 정도였고, 기나긴 열대야가 계속 됐다.  그 해 여름, 결국 호마리우가 이끄는 브라질의 승리로 미국 월드컵은 막을 내렸고 이에 공허해진 마음과, 잠들 수 없는 여름밤에 시청자들에게 드라마 'M'은 이전에 느낄 수 없었던 큰 자극이 됐다.

지금의 차인표, 신애라 부부를 있게한 '사랑을 그대 품안에' 후속으로 10회에 걸쳐 MBC에서 방영된 납량 특집극 'M'은 잘못된 유전인자를 갖고 태어난 주인공 마리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기괴한 사건과 초자연적인 현상을 미스터리하게 풀어간 공포드라마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의학 스릴러라는 장르와 낙태라는 소재만으로도 큰 반향을 일으켰다.

'마지막 승부'에서 다슬이를 연기, 청순 미녀로 인기를 얻고 있던 심은하가 주인공 마리와 동시에 악령 'M'을 완벽히 소화해내면서, 평균 시청률 38.6%, 편당 최고 시청률 52.2%로 94년 최고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드라마의 제목 'M'은 악마의 에너지를 뜻하는 기호로 임신 중절로 희생된 태아의 기억 분자를 뜻하며, 'M'은 마리의 몸에 들어가  임신 중절을 한 적이 있거나, 그런 이를 도운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 복수를 하는 악의 집합체로 등장한다.

주인공 마리와 'M'은 앞서 말했듯이 심은하가 연기했고, 마리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는 남자친구로 이창훈이 등장했다. 또,김지수와 양정아가 마리의 몸에서 M이 빠져 나가도록 돕는 친구들을 연기했다.

지금도 다루기 힘든 초자연적이고 심령적 현상을 다룬 'M'은 당시로서는 매우 파격적으로 드라마에 CG를 대거 사용, 'M'의 초록빛 섬광이 번뜩이는 눈동자를 만들어냈으며, 특수 효과로 변조한 'M'의 목소리는 그야말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마리, 주리, 그리고 'M'

마리(심은하 분)의 부모는 뱃 속의 마리가 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임신 중절을 시도하지만, 바로 전 임신 중절 수술로 태어나지 못하고 기억분자가 된 'M'에 의해 수술을 진행할 수 없게 되어 마리를 낳게 되고, 그 후 분만 도중 마리의 엄마는 사망, 악령 'M'은 마리의 몸 속에 들어가게 된다.

이 때문에 마리는 어릴 적부터 예언을 하기도 하고, 고등학교 때는 자살 시도도 하게 되지만, 친구 은희(김지수 분), 예지(양정아 분)와 친하게 지내게 되면서 셋은 여행을 가게 된다. 이 곳에서 사고를 당할뻔한 이들은 그 순간 'M'이 마리의 의식을 뚫고 나와서 이들은 화를 면하게 된다. 

그 후 마리는 'M'에 의해 발작 증세를 겪게 되어 마리의 담당 의사는 자신의 스승인 프롬박사에게 마리를 맡기고, 박사는 마리의 몸에 'M'이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마리가 죽은 것처럼 꾸민 뒤 마리를 자신의 양녀로 삼고 미국에서 여러가지 실험을 하게 된다. 

박사는 마리의 기억을 모두 지우고 의사인 주리라는 인격을 주입시키는데, 그 둘의 인격을 연결시키는 것이 바로 'M'이다.

8년 뒤, 한국으로 돌아온 마리는 은희, 예지, 그리고 첫 사랑인 지석(이창훈 분)으로 인해 마리로서의 기억을 조금씩 되찾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M'이 눈을 뜨게 되면서 자신을 중절시킨 의사를 죽이는 등 'M'의 피의 복수가 시작된다.

이에 마리의 친구들은 'M'을 파괴할 약 등을 개발하려고 하지만 'M'을 당해낼 수 없다. 이 과정에서 남자의 인격을 가지고 있는 'M'은 마리의 친구 은희를 사랑하게 되지만 은희는 'M'을 거부하고 마리를 돌려놓기 위해 노력한다. 'M'은 자신의 어머니, 아버지와 대면하게 되는데 공포에 어머니는 'M'을 외면하지만 아버지는 'M'에게 용서를 구하게 된다. 

마리를 사랑하는 지석은 마리에게서 'M'을 자신에게 옮기지만, 이미 너무 많은 사람을 희생시킨 'M'때문에 마리는 경찰에 쫓기게 되고 결국 지석과 함께 죽음을 맞이하므로서 'M'도 사라지게 된다.

'M'은 줄거리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단순한 공포 드라마가 아니다. 임신 중절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통해 생명에 대한, 인간에 대한 경고를 표방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M'은 전무후무한 공포 드라마로 15년이 넘는 세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이들의 기억에 남아있는 것이다.

'M'은 OST도 크게 히트했는데, 타이틀곡 '나는 널 몰라'를 부른 가수 최윤실이 교통 사고로 죽었다는 루머를 아직도 믿고 있는 사람들이 있을 정도로 음산한 분위기를 풍겨서 드라마의 공포는 배가 됐다.

심은하 정치인의 아내로, 양정아 예능 늦둥이로

'M'의 성공 이후 심은하는 1998년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미술관 옆 동물원'과1999년 드라마 '청춘의 덫'으로 당대 최고의 여배우가 되었으며, 2000년 영화 '인터뷰' 이후로 10여년째 활동을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그녀의 영향력은 상상 그 이상이다.

최근에는 심은하의 남편 지상욱씨가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화재가 되기도 했다. 지석 역의 이창훈은 드라마 '야인시대', '서동요', '백만송이 장미' 등에 계속해서 출연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은희역의 김지수는 1998년 드라마 '보고 또 보고'로 MBC 연기대상을 수상하고 작년에는 '태양의 여자'에서의 소름끼치는 연기로 KBS 여자 최우수 연기상을 수상했다.

예지역의 양정아는 SBS '골드 미스 다이어리'에 출연하며 예능 늦둥이로 주목, 2년 연속 SBS 연예 대상에서 수상하기도 하며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MBC에서는 'M'의 영광을 재현하고자 작년 여름 공포 드라마 '혼'을 방영하기도 했으나, 'M'보다 높은 완성도의 CG 등을 선보였음에도 불구하고 'M' 이상의 신선함이나 메시지의 부재로 형만한 아우 없다는 것을 보여줬지만,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공포 드라마를 되살리기 위한 MBC의 시도는 높이 평가할만하다.

올 여름도 무르익어가면서 기나긴 열대야가 우리를 찾아올 것이다. 그런 밤,  공포스럽지만 너무나 쓸쓸한 'M'을 떠올리면서 1994년의 여름을 회상해보는 것은 어떨까.

"난 마리가 아냐! 왜 나를 보지 않고 그 여자만 보려 하는 거야.. 마리는 사랑하면서, 왜 나는 사랑할 수 없어?"

- 다음 드라마 -

드라마 'M'에서 마리의 친구 예지를 연기한 양정아가 국어 선생님으로 등장한 '학교2'

[사진 ⓒ MBC]




이슬비 인턴 기자 pres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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