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23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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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베카' 이창민 "첫 악역에 매력 느껴, 재수없단 욕 들어 재밌어요" [엑's 인터뷰①]

기사입력 2019.12.26 10:17 / 기사수정 2019.12.26 10:17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주인공을 방해해 분노를 자아내지만, 긴장감을 부여해 극의 재미를 더한다. 악역을 맡은 가수 이창민의 모습이 새롭다. 뮤지컬 ‘레베카’에서 레베카의 죽음을 무기로 막심과 ‘나(I)’를 협박하는 잭 파벨 역을 맡은 이창민은 “살아있는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어 계속 이것저것 찾고 있다”라며 열의를 내비쳤다.

“매번 같은 텐션으로 정형화된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은 생각이 없거든요. 공연을 한 번 보는 분들도 있지만 여러 번 보는 분들도 있잖아요. 편집한 영상을 트는 게 아닌, 무대이기 때문에 살아있는 캐릭터로 보이고 싶더라고요. 나름대로 디테일에 변화를 주고 있죠. 조금 더 에너지를 쓰기도 하고 과하다 싶으면 줄이기도 하고 여러 시도를 하고 있어요.”

히치콕 감독의 동명 영화를 모티브로 한 ‘레베카’는 전 부인인 레베카의 죽음으로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막심 드 윈터와 죽은 레베카를 숭배하며 맨덜리 저택을 지배하는 집사 댄버스 부인, 사랑하는 막심과 자신을 지키기 위해 댄버스 부인과 맞서는 ‘나(I)’를 중심으로 맨덜리 저택의 미스터리한 사건을 해결해 가는 내용이다.

악역 잭 파벨은 레베카의 사촌이자 내연관계를 형성한 인물이다. 돈과 관련해서는 어떤 짓이라도 한다. 돈 많은 남자 막심과 결혼한 레베카와 불륜을 저지르고 죽은 레베카의 방에서 돈을 찾아다닌다. 레베카의 죽음으로 절벽 앞에 선 막심을 협박하기도 한다.

“악역을 한 번도 한 적이 없어 악역에 매력을 느꼈어요. 한 캐릭터에 여러 가지 연기를 할 수 있겠다 싶었죠. 인터미션을 포함해 3시간 동안 진행되는 장엄한 뮤지컬 속에서 엄청 많은 분량은 아니지만 잭의 변화를 보여주면서 악역의 느낌을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 잭의 등장으로 극이 확 전환되는 느낌도 있고요. 뮤지컬을 3년 만에 하는데, 분석하고 시도하기 좋은 캐릭터 같아요.”

이창민은 뻔뻔하고 비열하면서 능글맞은 잭 파벨을 실감 나게 소화한다. 첫 악역을 통해 그동안 못 보여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단다. 그는 “이창민인지 몰랐다는 반응이 있더라. 여러모로 성공적인 컴백이지 않나 한다”라고 말했다.

“‘창민이가 이런 역할을 해?’라는 생각이 들었으면 했어요. ‘노래는 좀 하네. 뮤지컬 배우 누구지, 걔가 걔였어?’라는 반응이 있더라고요. 팬들뿐만 아니라 일반 뮤지컬 관객들이 괜찮다고 하는 것도 큰 칭찬이잖아요. 악역이다 보니 욕을 듣는 게 칭찬인데 ‘재수 없다’, ‘깐족거린다’라는 말을 들었어요. 꿀밤 한 대 때려주고 싶다, 인중 때리고 싶다는 말도 있는데 욕을 칭찬으로 알아들어야 하는 이 상황이 재밌어요. 악역은 처음이다 보니 기분이 묘해요. 혼자 나쁜 짓 한다고 악역이 아니잖아요. 상대의 리액션이 있을 때도 묘한 만족감이 있어요.”

‘레베카’로 새로운 매력을 보여준 이창민은 가수(2AM, 옴므)이지만 뮤지컬 경험이 적지 않다. 2012년 ‘라카지’를 시작으로 ‘삼총사’, ‘잭 더 리퍼’, ‘투란도트’, ‘오디션’, ‘고래고래’, ‘로맨틱 머슬’ 등에 출연하며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이어 '레베카’는 3년 만의 뮤지컬로 오랜만에 복귀해 남다를 터다.

“뮤지컬이 재밌어서 계속 해왔어요. ‘투란도트’ 서울 공연과 ‘로맨틱 머슬’이 마지막이었고 '레베카'로 오랜만에 무대에 섰기 때문에 오히려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듯해요. 습관처럼 뮤지컬이 익숙해질 때쯤 공백이 생겼는데 다시 생각하면서 찾아가는 덕분에 의외의 매력 있는 부분이 나오는 것 같아요. 뮤지컬을 안 한지 3년이나 된 건 몰랐어요. 예전에는 앨범이 끝나는 시기에 맞춰서 어떤 뮤지컬이 있나 찾아봤는데 이후에는 옴므로의 활동에 집중하다 보니 마음의 여유가 없었어요. 어느덧 3년이 흘렀죠. 책을 새로 펼치면 다른 게 보이는 경우가 있잖아요. 하나하나 다시 공부하면서 재미를 느끼고 있어요.”

‘레베카’의 오디션을 직접 보러 갈 정도로 잭 파벨 역을 맡으려는 열의가 컸다. 가수로의 인지도 등 이창민에 대한 정보를 모르는 로버트 요한슨 연출에게 합격점을 받아 만족스럽단다.

"3년 만에 하는 작품이기 때문에 원하는 캐릭터를 찾아 나서지 않으면 제안을 받는 게 쉽지는 않아요. 요즘처럼 작품이 빨리 바뀌는 상황에서 2년 정도 뮤지컬을 안 하면 ‘요즘 뮤지컬 왜 안 해?’라는 말을 듣죠. 회사에서 뮤지컬을 담당하는 대표님이 ‘레베카’의 잭 파벨 역할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냐고, 네가 표현하기에 잘 어울릴 것 같다고 말해줬어요. 연출님이 외국인이어서 네가 누군지 모를 거라고 오디션을 보겠냐고 해서 당연히 보겠다고 했죠. 오히려 제가 누군지 모르는 사람에게 내가 만들어낸 캐릭터로 오케이를 받아 기분이 좋았어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윤다희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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