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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 정해인 "제게도 여러 모습이 있다는 것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엑's 인터뷰]

기사입력 2019.12.29 14:55 / 기사수정 2019.12.29 14:49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정해인은 올 한 해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하게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오가며 대중과 교감해왔다. 5월부터 7월까지는 드라마 '봄밤'으로, 8월에는 영화 '유열의 음악앨범'으로 스크린까지 활동 영역을 한 뼘 더 넓혔다. 그리고 12월 '시동'(감독 최정열) 개봉으로 또 다시 새로운 얼굴을 선보였다.

18일 개봉한 '시동'에서 정해인은 의욕 충만한 반항아 상필을 연기했다. 공부도 반항도 조금은 어설프지만, 빨리 사회로 나가 돈을 벌고 싶어 하는 의욕만은 가득하다. 절친 택일(박정민 분)이 떠난 동네에서 글로벌 파이낸셜의 막내로 갓 취업하며 원하는 성공에 다가가는 듯하지만, 상상도 못한 거친 세상을 만나며 위기를 맞게 된다.

"완성된 영화를 처음 봤을 때는 온전히 즐기지는 못했었어요. 제가 어떻게 연기했는지, 부족한 모습들이 자꾸 보이더라고요. 그래도 두 번째로 볼 때는 관객 입장에서 즐기면서 볼 수 있었죠. 영화의 흐름상 찍어놓은 장면들 중 상필이의 부분이 편집된 부분도 있었는데, 감독님께서 미리 말씀해주시면서 '즐기면서 봤으면 좋겠다'고 얘기해주셔서, 조금 더 마음이 편해질 수 있었고요"라고 말문을 열었다.

"날것으로 연기한 지점이 많았어요. 제 실제 나이가 서른 두 살이지만 극 중에서는 열여덟 살이잖아요. 30대의 모습이 나오면 안 되기 때문에, 최대한 철없는 아이처럼 보이고 싶은 마음이었어요. 글로벌 파이낸셜에서의 제 모습이 많았거든요. 김민재, 윤경호 선배님처럼 워낙 베테랑이신 선배님들과 같이 한 신이라 그 부분을 제가 잘 보고 느끼기만 하면 신이 풍성해지더라고요. 택일이에게 거석이형(마동석)이 있었다면, 상필이에게는 동화형(윤경호)이 있던 것이죠."

'시동'은 조금산 작가의 웹툰을 원작으로 한다. 웹툰을 먼저 보지 는 않았다고 말한 정해인은 "감독님께 여쭤보니 촬영이 끝나고 봤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고요. 제 스스로가 연기할 때 한계나 제약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에 자유롭고 거침없이 연기하기 위해서는 뒤늦게 보는 것이 낫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아요. 그렇게 캐릭터를 준비하면서 상필이 욕을 하더라도 밉지 않게, 어딘가 한 지점은 어설펐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죠. 담배를 피우고 욕을 하더라도, 친구들이 하니까 따라한다는 그런 10대의 어설픔을 표현하고 싶었어요"라고 설명했다.


작품을 함께 한 박정민은 물론, 함께 하는 신이 적어 아쉬웠던 마동석, 잠깐의 만남만으로도 엄청난 에너지를 얻을 수 있었던 고두심의 이야기도 꺼냈다.

"저도 몰랐는데, 택일과 상필이 대화하는 신에서 제가 (박)정민이 형이 연기한 택일이 말투를 따라하고 있더라고요.(웃음) 10대 때는 친구들의 말투를 비슷하게 한다거나 유행하는 욕 같은 것을 너도나도 하곤 하잖아요. 형의 경우는 촬영장에 들어올 때부터 그 모습이 녹아있어서 저도 도움을 많이 받았었고요. 형이 출연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하지 않을 이유가 전혀 없었어요. 그리고 마동석 선배님과는, 안타깝게도 많이 만날 수 없어서 섭섭했죠.

고두심 선배님은, 선배님이 출연하신다고 했을 때 정말 기뻤었지만 또 긴장도 됐었거든요. 혹시라도 제가 부족해서 같이 하는 신이 망가져 피해가 될까봐 걱정했었는데, 선생님이 현장에서 정말 분위기메이커 역할을 해주시더라고요. 선배님이 제게 '가지 마, 밥 먹고 가'라고 말하시는 부분이 있는데, 그 감정이 정말 산더미처럼 커져서 제게 전달되는 느낌이었어요. 그 때는 세트장 전체 분위기가 엄청나게 숙연해졌고, 저도 돌아가신 할머니, 할아버지가 생각나서 선배님이 진짜 할머니처럼 느껴지기도 했었죠."

'시동'과 '봄밤'의 촬영이 겹치며 현장을 하루씩 오가는 고된 일정을 소화했어야 했다. "육체적으로는 힘들었지만 정신적으로는 즐거웠어요. 쉽지는 않았지만 현장에 계신 분들이 도움을 많이 주셔서 해낼 수 있었죠"라고 쑥스럽게 미소를 보였다.

그동안의 작품들을 통해 선하고 부드러운 이미지로 대중과 호흡해왔던 정해인은 "그 전의 이미지를 일부러 탈피하거나 벗어나려고 하지는 않았어요. 여러 모습들을 보여드리는 것이 저도 재미있고, 보시는 분들도 '정해인이라는 배우가 저런 모습도 있구나, 저런 연기도 되는구나' 생각해주실 수 있을 것 같고요. 저도 더 여러 장르의 작품에 도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죠"라고 의지를 보였다.


실제 학창시절 공부도, 노는 것도 중간 그 어디쯤이었다고 전한 정해인은 "어중간했다고 해야 할까요"라고 웃으면서 "저도 제가 전혀 연기를 할 줄 몰랐고, 저와 친한 친구들도 마찬가지였죠. 이번 '시동' 시사회에도 친구들을 초대했었는데, 무대 인사를 보면서 제가 다른 배우들과 같이 있는 게 어색해 보인다고 하더라고요. 제가 중·고등학생 때부터 끼를 보여서 이 일을 할 것이라는 것을 예측할 수 있던 것도 아니었으니까, 다들 많이 신기해했어요"라고 덧붙였다.

내년에도 정해인은 드라마 '반의 반'으로 작품 활동을 이어간다. '시동'을 알리는 기간과 맞물려 '반의 반' 촬영도 시작했다. "이번에는 온전히 한 작품에만 집중할 수 있어 다행이다"라고 웃어 보인 정해인은 "몸이 건강해야 정신도 건강할 수 있다고 봐요. '시동' 촬영을 마치고 해외 일정 때문에 7주 연속 출국했던 적이 있거든요. 사실 그렇게 이어지면, 정신만으로 버티기에는 힘든 부분도 있긴 해요. 몸살감기만 와도 생각하는 것이 나약해지잖아요. 정말 건강해야죠"라고 건강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친한 형과 동생이자 동료인 은종건, 임현수와 출연 중인 KBS 2TV 예능 '정해인의 걸어보고서'에서는 이들을 향해 행복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정해인의 모습이 전파를 타기도 했다. 두 사람을 바라보며 말한 부분이지만, 이는 '오래오래 행복하게 연기하고 싶다'는 정해인의 진짜 속마음이기도 하다.

"내 자신이 행복해야 한다는 것은, 이기적인 마음과는 다른 것 같아요. 다른 사람들을 의식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내가 주체가 돼서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이 사실 쉽지는 않거든요. 그래서 더 놓치기도 쉽고요. 제 스스로는 바뀌지 않았어요. 주위 환경이 바뀌면서 영향을 받는 것도 분명히 있죠. 하지만 그것에 휩쓸리는 순간 중심을 잃어버릴 수 있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거든요. 오래 연기해도 건강하지 않을 수 있고, 마음 한 구석이 썩은 채로 보낼 수도 있어요. 일희일비하지 않으면서, 제 목표대로, 오래 건강하게 연기하고 싶습니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FNC엔터테인먼트, NEW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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