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7 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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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를 맞이해 생각해보는 원석 발굴의 의무…방송3사와 프듀

기사입력 2019.12.21 23:53



연말연시다.
 
좋은 말만 해도 모자란 시기이기는 하지만, 직업이 직업이다 보니 그게 뜻대로 되지 않는 면이 있다.
 
오늘 글도 마찬가지. 이번 글의 주제는 방송3사와 프듀다.
 
올해 하반기 ‘프로듀스’ 시리즈는 그냥 조작이라는 단어로 치환되어 불러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참담한 소식을 쏟아냈다.
 
현재 ‘프로듀스’ 시리즈와 관련한 이슈는 대부분 데뷔조 구성에 집중되고 있다. 사건의 핵심사안이기도 하고 사람들의 주요관심거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득’이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프듀’ 시리즈가 발생시킨 이익들을 100% 데뷔조 아이돌들이 가져간 것은 아니다.
 
일단 시리즈를 기획한 CJ ENM이 있고, 현재 판결을 받고 있는 중인 핵심관계자들도 있다.
 
그 외에도 ‘프듀’를 통해 올린 인지도를 바탕으로 활동하는 非데뷔조 아티스트들도 있고, ‘프듀’를 통해 막강한 팬덤을 구축한 非데뷔조 아이돌그룹도 존재한다.

여러모로 브랜드가 너덜너덜해진 상태이긴 하지만, ‘1차 순발식 탈락자가 해외 팬미팅을 돌 수도 있는’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은 2019년 기준으로도 오로지 ‘프듀’ 하나 뿐이다.
 
더불어, 그 ‘프듀’ 수혜자 명단 안에는 방송3사도 포함돼 있다. ‘프듀’를 통해 팬덤과 화제성을 끌어 모은 ‘검증된’ 아이돌(데뷔조 및 非데뷔조 모두 포함)들을 그냥 쓰기만 하면 했기 때문. 어지간한 연습생들보다 방송3사가 더 ‘프듀’ 덕을 많이 봤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프듀’ 시즌1 시점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프듀가 커나갈 때 방송3사가 아이돌분야에서 한 건 딱 두 가지 뿐이다. ‘프듀’ 따라하다 흥행 실패하거나, 아니면 이미 어느 정도 흥행이 보장된 아이돌들을 그대로 본인 방송사에서 활용하거나.


(프로듀스101 시즌1-2가 대성공한 이후 범람했던 아이돌 서바이벌들. 결국 성공한 프로는 하나도 없다)

전자를 설명할 수 있는 예는 KBS ‘더유닛’-MBC ‘언더나인틴’, 후자를 설명할 수 있는 예는 방송3사 연말 가요축제 라인업이다. 프듀 시리즈가 조작 논란으로 터져나가고 있는 올해도 딱히 예외라 보기는 힘들다. 이중 후자가 이번 글을 쓰게 된 이유에 해당.
 
글쓴이의 전공(?) 분야인 걸그룹, 여자아이돌 쪽을 예로 들자면


 
신인 양성이 있어 SBS는 ‘영웅호걸’ 때보다 못하고, KBS는 ‘청춘불패’ 때보다 못하며, MBC는 ‘꽃다발’ 때보다 못하다. 2019년 현재, SBS는 ‘마쉬멜로우’로 신고식 치르던 아이유가 없고, KBS는 반지하 숙소 공개하던 한선화가 없으며, MBC는 손담비 개인기하던 오승아가 없다.
 
현재진행형으로 비판 받는 중인 ‘프듀’ 시리즈와 비교하면, 방송3사 다 합쳐도 ‘프듀’ 하나만 못하다. 올해 같은 경우엔 트로트판 프듀였던 TV조선 ‘미스트롯’에 방송3사가 모두 완패했다.
 
너무 단정적으로 말한 거 아니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최근 몇 년 간 방송3사에서 강다니엘, 송가인 같은 인물을 배출한 적 있느냐로 바꿔서 이야기하면 이에 대한 대답은 대부분 ‘NO'일 것이다.
 
그 이유는 방송3사들이 ‘경력 있는 신입’을 (예전보다 더) 쓰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경력 있는 신입’ TO의 상당 부분은 ‘프로듀스’ 시리즈에서 가져갔다.
 
방송 3사가 ‘자신의 비밀정원’을 키워나가고 있는 연습생, 신인아이돌들에게 좀 더 진입장벽이 낮은 존재였다면, 그들의 꿈을 열심히 그리고 ‘잘’ 돕는 존재였다면 ‘프듀 시리즈’의 힘이 그렇게나 컸을까.
 
방송3사가 그러한 존재였다면 컴백 쇼케이스에서 음악방송 출연이 ‘꿈’이라 말하는 아이돌이 나오지도 않았을 것이다.
 
‘프로듀스’ 시리즈를 만든 CJ ENM이 미디어 공룡이라고는 하지만, 덩치로 봤을 때 방송3사 역시 그렇게 작은 것은 아니지 않은가. 심지어 이중 둘은 공영방송이고. 음방은 CJ ENM이나 방송3사나 똑같이 운영(CJ ENM→엠카운트다운, SBS→인기가요, KBC→뮤직뱅크, MBC→ 음악중심)하고 있으니 크게 이야기할 것이 못된다.
 
비판이야 방송3사가 가진 사회적 책무가 있으니 당연히 하는 것이 맞고, 프듀 연습생이었던 연예인들이 정상적으로 활동하는 것도 당연히 맞다. 본인들이 책임자로서 그런 나쁜 그림을 그린 것이 아니니까. 그들의 주요 커리어인 ‘프듀’ 출연 경력이 오염이 됐다고 해서 방송3사가 자사 방송 출연을 막았다면 그거야 말로 잘못된 일이다. 고로, 그들이 방송3사 가요축제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건 당연히 환영한다.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방송3사가 차세대 한류를 이끌어갈 스타들에게 기회를 주는 일, 그들이 점프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일을 과연 잘했는가.
 
스리슬쩍, 암묵적으로 화제성을 가진 신인들(방송인, 아이돌 포함)을 키우는 비용을 ‘프로듀스’ 시리즈에 전가해왔던 것은 아닌가.
 
3사가 위에 언급한 부분들을 자기자신에게 되물어 보고 있는가.
 
바로 위와 같은 부분이다.
 
할 만한 비판을 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비판의 대상이 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그것은 이런 글을 쓰는 글쓴이, 그리고 글쓴이와 같은 연예부 기자도 마찬가지다.

남다른 매력을 가진 새로운 원석들을 찾는데 힘쓰기보단 이미 검증이 완료된 가수, 배우, 아이돌들이 생산해내는 화제성만 너무 따라다닌 것이 아닌지. 스스로 되물어볼 필요가 있다.

왜냐면, 한 해를 마무리하고 새해를 맞이하는, 그리고 더 좋은 미래를 준비를 해야 하는 ‘연말연시’이기 때문이다.

tvX 이정범 기자 leejb@xportsnews.com / 사진 = 픽사베이-네이버 방송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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