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5-12-06 0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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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동' 박정민 "사람이 중요하다는 것, 점점 더 알아가고 있어" [엑's 인터뷰②]

기사입력 2019.12.25 13:00 / 기사수정 2019.12.24 23:24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일상 속 박정민은 책방('책과밤낮')을 운영하며 다양한 이들과 소통하기도 하고, '아무것도 안 해 걱정이다'라며 방송 전까지도 걱정을 거듭했던 MBC 예능 '나 혼자 산다'에서 공개된 모습처럼 평범함 속에서도 자신만의 중심을 잃지 않는 하루하루를 이어가고 있다.

"이제는 많은 분들이 더 알아보지 않냐"는 농담 어린 말에 "(수더분한 차림으로 다녀도)별 관심이 없으시다"면서 "예전보다 많이 알아보시긴 하지만, 봐도 '이 사람이 아니겠지' 해서 가시는 것도 있고 그렇다. 홍대 주차장 골목을 왕복으로 다녀도 못 알아보시더라. 혹시나 알아보시고 사진을 찍거나 사인 요청을 하시면 다 해드리고, 저를 보며 '어?' 이렇게 지나가시는 분들에게는 저도 '어? 안녕하세요'하고 간다"며 껄껄 웃는다.

시간이 흐르면서, 또 영화 작업이라는 일을 하면서 사람에 대한 중요성을 점점 더 느끼고 있는 지금이다. 박정민의 사람 이야기, 보통 출연작을 알려야 할 때마다 출연하는 경우가 많지만 나름대로의 애정이 더욱 깊어지고 있는 라디오, 차기작 촬영장 에피소드까지 대화가 계속 이어졌다.


-박정민이라는 배우를 떠올릴 때 '청춘'이라는 말과 함께 거론될 때가 많죠.

"아직 제가 대중에게 박혀 있는 이미지 자체가 없잖아요. 저라는 배우에게 씌어있는 이미지가 그리 크지는 않은 것 같아요. 어쩌면, 반항하는 아이 같은 것이 이미지일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세상에 불만도 많아 보이고 평범하게 자기 삶을 사는, 어디서든지 볼 수 있는 그런 사람처럼 보여서 부담 없이 그렇게 맡겨주시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은 가끔 하죠. 저는 제가 '청춘을 대변합니다'라고 직접 얘기한 적은 한 번도 없어요. 그렇지만 청춘들이 갖고 있는 불안이나 불만, 평범한 고민들을 같이 공유하고 있는 면에 있어서 영화를 만드시는 분들도 '이런 것은 박정민이 잘하지'라는 생각으로 역할을 주시는 것이 아닐까 싶네요. 그래서 사실 저도 항상 버릇을 들이려고 하는 것이, 주변 사람들을 많이 관찰하려고 하거든요. 사람들을 보면서, 혹은 책을 읽으면서 이 인물은 어떤 말과 행동을 하려고 하는지 캐치를 하려고 하는데 살다보면 또 자꾸 잊어버리게 되고 그렇더라고요. 어쨌든 많이 보고 듣는 것이 배우에게는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하려고 마음먹고 있죠."

-'시동'을 얘기하면서는 최정열 감독님에 대한 애정을 유난히 많이 보이더라고요. 실제로도 잘 따랐나 봐요.(웃음)

"제가 최정열 감독님을 정말 좋아해요.(웃음) 제가 요즘 같이 했던 감독님들이 다 감독님 나이 또래거든요. 이준익 감독님은 빼고,(웃음) 장재현, 권오광, 윤성현 감독님까지요. 모두 새로운 세대잖아요. 새로운 세대를 만들어야 하는 사람이 모여서, 좋은 영화가 될지 안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 과정 자체들을 같이 하는 것이 뜻 깊은 부분이 있죠. 재밌기도 하고요. 젊은 감독님들과 하는 작품은 우리가 우리 세대에서 할 수 있는 어떤 것들을 해야 한다는 사명감도 있고 그래서, 같이 하다보면 그래서 더 좋은 것 같아요."

-같이 해 본 최정열 감독은 어땠나요.

"굉장히 묘한 느낌인데, 감독님이 참 유하세요. 사람을 좋아하시고, 신사이시죠. 그런데 가만히 보고 있으면, 또 고집이 있어요. 영화를 만드는 데 본인 철학이 확실히 있으시고요. 이번 작업을 하면서 제가 정말 좋아하는 감독님이 됐어요.(웃음) 또 배우들의 의견을 자르지 않고, 최대한 반영해주시려고 하는 점도 좋았어요. 상황이 안 되면 미리 와서 얘기해주시고요. 그런 것들이 사실, 배우에게는 하나하나 감동이거든요. 저희들이 무언가 아이디어를 내거나 얘기를 했을 때 감독님이 최대한 반영해주시고, 영화 흐름상 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으면 깊이 고민하시고 배우들에게 얘기해주세요. 같이 작업하는 사람들을 모두 소중하게 여겨주시는 것 같아서 참 감사해요."

-'사람'에 대해 얘기하는 정민 씨의 말에서 예전보다 더 확신을 갖고 얘기하는 느낌이 느껴져요. 라디오 '씨네타운' 스페셜 DJ를 할 때 게스트로 출연했던 조진웅 씨가 작품 선택에서 '사람'을 가장 중요하게 본다는 말을 듣고도 많은 생각을 했다고요.

"네, 그렇죠. 사실 예전에는 '너 이 영화 왜 했어? 왜 선택했어?'라는 질문을 받으면 '감독님이 좋아서요, 같이 하는 제작사가 제가 믿는 곳이라서요, 같이 나오는 배우가 좋아서요' 이런 얘기를 못 하겠더라고요. 뭔가 창피했다고 해야 할까요. '배우라면 시나리오를 보고 선택해야지!' 그런 눈치를 보고 있었는데, (조)진웅 선배님이 말씀하신 것과 제가 현장에서 보고 느낀 것을 모아봤을 때 사람을 보고 선택하는 것이 나쁘지 않다, 당당하게 얘기해도 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죠. 누구나 실수할 수 있는 것처럼, 다 사람이 하는 일이잖아요. 제가 영화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이 중요하다는 것을 조금씩 더 알아가고 있는 중이에요."

-이번에는 '시동'을 알리기 위해 라디오 '굿모닝FM, 장성규입니다'와 '박선영의 씨네타운'에 출연했었죠. '굿모닝FM'은 두 분 다 '뀨디'가 애칭이어서 더 재미있는 만남이었고, 장성규 씨는 실제 '시동' 시사회에 초대도 하셨었어요.(웃음) '씨네타운'은 스페셜 DJ로 기꺼이 나설 만큼 인연이 깊기도 하고요.

"네, (장)성규 형은 정말 그 때 (일터에서) 5일 중 3일을 만났었거든요. 급격하게 서로의 마음을 확인했죠.(웃음) 저는 형이 예전에 MBC '신입사원'에 나왔을 때부터 '저 사람 정말 됐으면 좋겠다' 했을 정도로 팬이었어요. '씨네타운'도, (박)선영 누나와 스태프 분들이 워낙 잘해주시기도 하고요. 가서 조곤조곤 영화 얘기 하면서, 청취자 분들 문자 오면 읽어주고 이런 것이 재밌더라고요."

-앞에서 하는 칭찬을 더 듣기 싫어하는 것은 알지만, 그래도 라디오에서 듣는 정민 씨의 목소리가 좋다는 것은 인정하고 칭찬할 수밖에 없네요.(웃음)

"배우들이 라디오를 좋아할 수밖에 없어요. 왜냐하면, 이렇게 누군가와 소통을 하고 이런 것이 사실 쉽지 않잖아요. 영화 홍보를 하고 그래야 할 때, 아무래도 TV처럼 카메라 앞에서 무언가 자기 자신을 드러내는 것은 조금 부끄러울 수 있고 '내가 잘 하는 게 아닌데'라는 마음이 들 때도 좀 있어요. 그런데 라디오는 말로 소통하면서 영화 얘기하고 그런 것이 재밌더라고요. 제가 '씨네타운'을 좋아하는 이유도 그것이고요. 그래서 저는 요즘에 라디오 어플리케이션을 깔아서 개인방송하는 그런 것들을 받아서 듣고 있어요. 본인의 끼를 거기서 살리시는 분들이 또 계시더라고요.(웃음)"

-실제 DJ에 도전해보고 싶지는 않나요.

"나중에, 오랜 시간이 지난 다음에 해보고 싶어요. 라디오는 시간 약속을 지켜야 하잖아요. 배우들은 스케줄이 유동적이니까, 그런 부분이 지금은 좀 어렵고요. 아, DJ를 한다고 해도 '씨네타운' 방송 시간처럼 오전 11시 타임은 사실 약간 위험하긴 해요.(웃음) 아예 새벽 1시 이런 것은 괜찮은데, 아침은 힘들거든요. '굿모닝FM' 때도 정말 힘들었어요.(웃음)"


-'나 혼자 산다'(12월 13일 방송) 출연 소식을 듣고도 깜짝 놀랐었어요.

"다행이죠. 제게 이런 기회가 언제 또 오겠어요.(웃음) 영화 홍보의 이유도 있긴 했죠. 그런데 스튜디오 녹화 때 '시동' 이야기는 따로 하지 않았었거든요. (출연)고민도 많이 했지만, 영화를 알려야 하는 배우의 의무도 있었고 많은 분들이 보시는 프로그램기도 하니까 어쨌든 결정은 제가 한 것이었어요. 재밌는 그림들이 없었어서, 스태프 분들에게 죄송할 따름이죠."

-주변 반응은 어땠나요. 정민 씨를 이렇게 친근하게 볼 수 있다는 반가움과 놀라움이 같이 들더라고요.

"저는 사실 그렇게 감회가 새롭거나 하진 않은데, 주변에선 좀 그렇게 생각하시는 것 같더라고요.(웃음) 강혜정 대표님('시동' 제작사 외유내강)은 예고편을 보고 눈물을 흘리셨다고….(웃음) 뭔가 이렇게 매체에 많이 나오지 않는 배우가, 어쨌든 자기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에 나온 것을 보면서 감회가 좀 새로우셨나 봐요. (황)정민이 형도, 방콕에서 같이 영화를 찍고 있는데 제가 "저 '나 혼자 산다' 나가요" 하니까 처음에는 "네가 '나 혼자 산다' 나간다고?" 놀라시다가, 잘 하고 오라고 하시더라고요. 못 나갈 것은 또 뭐 있어요. 하면 하는 것이죠.(웃음)"

-지금은 황정민 씨, 이정재 씨와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를 찍고 있어요. 촬영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걱정을 좀 했는데, 가보니까 날씨도 좋고, (홍원찬)감독님과 정민이 형, (이)정재 선배님이 너무나 잘해주셔서 재미있게 잘 찍고 있어요. 정민이 형의 경우는 '댄싱퀸'(2012)때 같이 해보고 지금 같이 연기 해보는 것인데, 그 때도 형을 보며 '후배가 준비해온 것을 기다려주신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하고 싶은 게 있으면 끝까지 해봐'라면서 제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주시니 저도 더 재미있게 할 수 있었고요. 아무래도 오랫동안 같은 회사에서 일해 온 형님이기도 하니까, (그런 바탕에서) 저의 부족한 부분이 있어도 잘 가르쳐주시고 제안해주시고 격려해주셔서 저도 계속 무언가 펼쳐보고 하는 과정들을 반복하면서 배울 수 있어 좋아요.

아, 그리고 태국 스태프들이 저를 정말 좋아해줘요.(웃음)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제가 뭘 사드린 적도 없고 그런데 '왜 나만 보면 웃지?' 싶더라고요. 저를 굉장히 좋아해주시는 것을 느껴요. 그런 굉장히 의아한 마음을 안고 한국행 비행기를 다시 타고 온 것이죠.(웃음) 한국 스태프들이 저를 좋아한다고 하면 이유를 물어볼 수 있잖아요? 그런데 태국 스태프 분들에게는 왜 그런지 물어볼 수가 없네요.(웃음)"

-(웃음) 새해에도 열심히 달려 나가려면, 무엇보다 건강을 잘 챙겨야 할 것 같아요.

"아주 건강합니다. 건강하다고 믿고 있죠.(웃음) 이제 처음으로, 건강검진도 한 번 받아보려고 해요."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NEW, MBC 방송화면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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