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7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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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 감수하고 도전"…유재석, 30년차 베테랑의 이유 있는 롱런 [엑's 현장]

기사입력 2019.12.19 19:50 / 기사수정 2019.12.19 18:04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베테랑 방송인 유재석의 롱런에는 이유가 있다.

MBC 예능프로그램 ‘놀면 뭐하니?’ 뽕포유 프로젝트의 트로트 가수 유산슬 기자간담회가 19일 서울 여의도의 중식당에서 진행됐다.

방송 아이템을 전제로 한 이날 간담회는 22일 오후 7시 MBC 드림센터에서 열리는 ‘유산슬 1집 굿바이 콘서트’를 앞두고 준비됐다. 유산슬 본인도 미리 알지 못한 일정이다. MBC는 앞서 “간담회 전까지 엠바고 필수 협조 부탁드린다. 재밌는 방송으로 보답하겠다”라며 비밀 유지를 당부했다.

현장의 취재진을 보고 놀란 유산슬은 당황한 듯 웃음을 지었다. 갑작스럽지만 이내 여러 포즈를 취하며 신인답지 않게 분위기에 바로 녹아들었다. '합정역 5번 출구'와 앙코르곡'사랑의 재개발'을 즉석에서 라이브로 불러 박수를 받기도 했다.

그는 "많이 놀랐는데 이런 일이 한 두번도 아니고 있는 그대로 현실을 받아들이겠다. 몇몇 분은 아는 기자들인데 정말 기자들이 맞냐. 요즘 식당만 가면 불안하다. 결혼 발표 이후에 '무한도전'이나 프로그램으로 기자회견을 한 적은 있는데 단독으로는 처음이다. 중식당에서 한 건 처음이고 모르고 한 건 정말 처음이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유산슬은 내일(20일)이면 데뷔 100일을 맞는다. 그는 "스케줄대로 오다 보니 며칠이 지났는지 몰랐다. 단독 콘서트를 하게 돼 감사드린다. 꿈도 못 꾸는 단독 콘서트지만 꿈을 안 꾸는 단독 콘서트다. 전혀 생각도 못 했다. 노래 두 곡으로 콘서트를 한다는 게 나로서는 죄송스럽기도 하다. 이미 공연은 잡혀 있고 많은 분들이 함께 할 것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겠다. 내가 콘서트에 개입한 게 아니라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오시는 분들을 그냥 돌려보내지 않지 않을까. 유산슬을 통해 많은 분들이 즐겁고 힘을 냈으면 좋겠다. 일상이 무료하고 지칠 때 내 노래가 잠깐이라도 에너지를 드릴 수 있다면 최종적인 목표일 것 같다"라며 콘서트를 앞둔 소회를 언급했다.

유산슬은 "어떻게 하다보니 트로트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평소에 음악을 즐겨듣고 트로트를 좋아하는 팬의 입장에서 과분하게 많은 응원 속에 활동하고 있다. 더할나위 없이 감사하다. 크게 보면 가요계, 우리 트로트계가 활성화됐으면 한다. 실력있고 멋진 분들이 부각됐으면 한다. 나도 신인이지만 너무 많은 지원과 특혜를 받는데 너무 죄송스럽다. 트로트계 전체가 재조명되고 트로트가 얼마나 흥이 나고 즐거운 음악이라는 걸 많은 분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신인들의 무대도 더 많아졌으면 한다"라고 바랐다.

유산슬(유재석)은 ‘놀면 뭐하니?’에서 탄생한 떠오르는 트로트 샛별이다. 평소 트로트를 좋아한 유재석은 유플래쉬 프로젝트 도중 드럼 비트에 트로트를 얹는가 하면 이적과 유희열 앞에서 “좋은 곡이 나오면 트로트로 활동해볼까”라며 트로트 가수에 대한 열망(?)을 드러냈다. 이후 의도치 않게 박현우 작곡가를 찾아가고 진성, 윤수현에게 레슨을 받았다. 얼떨결에 ‘유산슬’이라는 이름도 얻었다. 급기야 진건읍민 축제에 게스트로 출연해 진성과 '안동역에서'를 열창, 첫 무대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최근에는 박현우 작곡가가 10분 만에 만든 ‘합정역 5번 출구’와 조영수가 작곡하고 김이나가 작사한 ‘사랑의 재개발’을 공개하고 어엿한 트로트 가수로 발돋움했다. 유산슬은 MBC 출신이지만 tbs FM ‘배칠수 박희진의 9595쇼’, KBS 1TV ‘아침마당’, SBS ‘영재발굴단’ 등에 출연하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예능 베테랑 유재석의 입장에서 유산슬은 어떨까. "유산슬의 매력을 굳이 꼽자면 이름부터 친근하다. 흥이 넘치는 노래를 잘 만났다. 과연 이런 일이 일어날까 했는데 '놀면 뭐하니' 제작진의 연출력이 더해지면서 일어났다. 처음 시작할 때도 이게 과연 되겠어 했다. 짧은 시간이지만 많은 분들에게 사랑을 받았다"라고 평했다.

그는 "내가 만들고 싶다고 캐릭터가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공감해주고 재밌다는 반응을 보내줘야 캐릭터가 되는 거다. 개그맨, 예능인인 유재석의 입장에서 내가 의도하지는 않았지만 감사하게도 유산슬이라는 캐릭터를 얻었다. 얻는 것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그 캐릭터에 맞춰 내가 노력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그 캐릭터에 걸맞는 활동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지만 평생 기억할 만한 캐릭터라고 생각한다"라고 이야기했다.

유재석은 '무한도전' 종영 후 '놀면 뭐하니'의 유산슬로 다시 인기를 누리고 있다.

그는 "'무한도전'의 종영은 갑작스러웠고 어떻게 보면 아쉽다. 계획을 하면서 사는 스타일은 아니다. '이렇게 되고 싶다, 하고 싶다'라고 구체적으로 계획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스스로도, 또 멤버들이 당황한 게 사실인데 프로그램이라는 게 내가 하고 싶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다. 그런 결정이 내려진 것에는 충분한 이유가 있었을 거다"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그러면서 "계획을 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종영 이후 '이렇게 해보면 어떨까'라고 생각하는 기간이 있어야 하는데 없었다. '무한도전' 이후 계획이 전혀 없는 상태였다. 유재석의 위기라는 기사가 많이 나왔는데, 매회 위기가 아닌 적 없고 매주 위기가 아닌 적이 없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유재석이 기사회생했다는 기사를 많이 써줘 감사하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1991년 제1회 KBS 대학개그제로 데뷔한 유재석은 "연예계에 몸 담은지 내년이면 30년이 되는데 나도 놀랍다. 무명 기간 9년을 빼면 21년 정도 되는데 감사하다. 2019년을 얘기한다면 그래도 내 나름대로는 지금은 알아주지 않지만 언젠가 진심이 통할 거라는 생각을 많은 분들에게 전달한 것 같은 해다"라고 돌아봤다.

이어 "'유퀴즈 온 더 블록'이라는 프로그램도 이게 될까, 이런 것도 있어야 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 프로그램이다. 다행히 시즌1에 비해 시즌2가 많은 분들의 사랑을 받아 감사하다. '너 혼자의 거창한 생각 아니냐'는 얘기를 들을 때도 있다. 거창하고 대단한 일을 하겠다는 건 아니지만 예능을 하는 입장에서 누군가는 이런 일도 해야 다른 돌파구, 장르도 생기지 않을까 한다. 때론 실패를 겪는다. 도전하려면 늘 실패를 감수해야 한다"라며 가치관을 밝혔다.

그러면서 "편안하게 도전하는 건 쉽지 않다. 현업에 있는 제작진도 그런 고민을 많이 하는 것 같다. 새로운 프로그램을 원하는 시청자가 많지만 새로운 프로그램을 기획안으로 냈을 때 윗선에서 받아들이는 비율이 현저히 적다. 안정적이고 당장 효과가 나는 포맷이 통과된다. 결과적으로 시청률이 많이 나온다. 현실적인  부분을 무시할 순 없다. 함께 해준 제작진에게 고맙다는 얘기를 하고 싶다.
의미가 있는 한해가 아닌가 한다. 덧붙여서 트렌드를 만들 능력은 안 되지만 트렌드를 따라갈 생각은 더 없다"라며 현재에 안주하지 않으려는 마음가짐을 강조했다.

그런 유재석의 2020년 계획은 뭘까. "아직도 2020년의 계획은 없다.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더불어 주변, 가족을 돌아보면서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려고 한다. 도전의 방향이 잘못되면 따끔하게 지적해주고 위기일 때 위기라고 얘기해주길 바란다. 속상할 때도 있지만 그렇게 얘기해야 발전할 수 있는 것 같다"라고 털어놓았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MBC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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