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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리' 곽경택 감독 "진실하게 공감할 수 있는 작품 만들고 싶어" [엑's 인터뷰]

기사입력 2019.10.10 19:05 / 기사수정 2019.10.10 19:00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곽경택 감독의 진정성 있는 접근과 마음이 더해져 영화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감독 곽경택, 김태훈)이 완성됐다. 영화를 본 이들은 진심을 담은 작품의 뜻과 메시지에 공감하며 호평을 보내고 있다.

9월 25일 개봉한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은 평균나이 17세, 훈련기간 단 2주. 역사에 숨겨진 772명 학도병들이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투입됐던 장사상륙작전을 그린 작품. 그렇게 멀지 않은, 69년 전 일어난 인천상륙작전의 양동작전이자 알려지지 않았던 장사상륙작전의 이야기를 현실감 있게 그려내며 몰입도를 높였다.

'친구'(2001)를 시작으로 최근의 '극비수사'(2015), '희생부활자'(2017), 각본과 제작에 참여했던 '암수살인'(2018) 등 꾸준히 활동을 이어왔던 곽경택 감독에게도 김태훈 감독과 함께 메가폰을 잡았던 '장사리: 잊혀진 영웅들'은 이전과는 조금 다른 도전이었다.

소탈한 입담으로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은 곽경택 감독은 "제 전작이 '희생부활자'인데, 고생을 좀 많이 했어요"라고 웃으며 운을 뗐다.

"그 작품이 이제까지 제가 투자자들에게 가장 큰 손해를 끼친 작품이기도 하죠. 굉장히 미안하기도 하고, 스스로도 아쉬웠어요. 반성을 많이 하기도 했어요. 어떤 작품을 해야 저를 믿어주는 사람들에게 실망을 안 시킬까 고민하다, '가급적 실화가 낫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죠.(웃음)"


그렇게 '장사리:잊혀진 영웅들'이 준비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자신도 몰랐던 이야기에 매료됐다. 곽경택 감독은 "'이 나이가 되도록 이런 일을 모르고 있었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미안한 마음도 들었죠"라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시나리오를 보며 '이 이야기는 학도병들에 대한 이야기다'라는 확고한 생각을 갖게 됐고, 영화 속에서 김명민이 연기한 이명준 대위 역의 실존인물인 이명흠이라는 인물을 알게 됐다. 평생을 학도병들에 대한 죄의식을 가지며, 끝까지 군번줄을 찾아주려 노력했던 그를 조명함과 함께, 다양한 대화를 거쳐 각 캐릭터와 장면들을 완성해나갔다.

'전쟁영화'라는 장르적 성격 역시 고려해야 할 부분이었다. "화면을 어떻게 구성하느냐 하는 연출적인 부분, 배우들과의 호흡을 어떻게 가져갈 것이냐는 리듬적인 부분 등 많이 생각했던 것 같아요"라고 말을 더한 곽경택 감독은 "학도병들은 무엇을 하는지도 모르고 끌려온 것이잖아요. 배는 좌초되고, 포탄은 비오듯 쏟아지고, 적을 무찌르는 것보다도 일단 '내가 살자'는 그 긴박한 상황을 영화 초반부터 보여주고 싶었죠"라고 설명했다.

"각 학도병들의 전사를 앞에 모두 깔기에는 너무 여러 명이기도 하잖아요. 배 안에서 해결될 수 있는 전사로 가자, 관객과 같이 배를 타고 가는 느낌으로 이후 무언가 맞닥뜨리는 당황스러운 상황을 가져가면 좋겠다 싶었어요. 그렇게 서로를 죽이고, 죽다 보면 생기는 혼돈이 있죠. '내가 나라를 구하기 위해서 지금 이렇게 있는데, 이것이 나라를 구하는 일이 맞나?' 그런 고민들을 학도병들과 관객들이 같이 할 수 있길 바랐었죠."

김태훈 감독과의 공동 연출법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곽경택 감독은 "비주얼이 위주로 된 것은 김태훈 감독님이, 드라마가 강한 부분은 주로 제가 맡았었죠. 문제가 생겼을 때도, 결국 제일 좋은 해결 방법은 '왜 문제가 생겼는지' 얘기를 나누는 것이었어요. 김태훈 감독님, 주요 헤드 스태프들과도 많이 대화를 했고요. 계속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조율해나갔어요"라고 말을 이었다.


겨울에 진행된 촬영 속, 본의 아니게 현장에서 악역을 전담하게 됐던 사연도 있었다. 분장과 현장 상황 등으로 인해 실제로 누군가가 부상을 당해도 진짜인지 연기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복잡했던 시간들이었다.

곽경택 감독은 "누군가는 악역을 맡아야 했죠"라고 너털웃음을 지으며 "예산이나 스케줄에 여유가 많이 없었어요. 항상 스태프들을 긴장하게 만들어야 하죠. 특히 전쟁영화는 더 그렇고요. 저희 영화에는 물, 폭파, 공포탄이지만 총까지 다 있었잖아요. 실제로 다른 어떤 현장에서는 공포탄인 줄 알고 총을 장전했는데 알고 보니 실탄이어서 큰일이 날 뻔하기도 했다는 일도 있었고요. 그러니 계속 더블체크를 하면서 긴장을 할 수 밖에 없었죠"라고 말했다.

"'태풍' 이후로 (예산이) 100억 넘는 영화를 처음 해본다"고 한 번 더 웃어 보인 곽경택 감독은 "실사와 CG가 결합된 기술이 어디까지 왔나, 이런 것들을 알 수 있던 소중한 경험이었던 것 같아요. 전쟁물 역시 또 처음이었고요. (제작사) 대표님에게도 '이런 기회를 줘서 고맙다'고 인사했었는데, 저 개인적으로는 정말 많은 것을 배웠던 시간이었죠"라고 되짚었다.

항상 에너지 넘치게, 새로운 이야기로 관객과 소통하고 싶은 것이 곽경택 감독의 바람이었다.

"저는 제가 아티스트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이야기꾼이라고 말하곤 하죠. 사람들에게 진실된 박수를 받고, 공감을 얻어낼 수 있는 것은 저 스스로가 진실하게 무언가를 만들었을 때라고 생각해요. 어떤 요소가 됐든지, 관객을 마주할 수 있는 분명한 요소가 있어야 하는 것이죠. 늘 새로운 이야기였으면 좋겠어요. '어렵더라도 어떻게든 뚫고 파봐야겠다'는 마음이 드는, 그런 일을 마주할 때 에너지가 생기는 것 같아요."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워너브러더스 코리아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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