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29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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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나들' PD "문소리 선생님 훌륭, 장동윤은 촬영 후에도 방문"[단독인터뷰②]

기사입력 2019.06.10 10:22 / 기사수정 2019.06.10 12:05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배우 문소리부터 장동윤, 가수 최유정, 우기, 수빈, 이브가 어르신 학생들과 함께 한 시간은 따뜻하고 훈훈했다. 

9일 MBC '가시나들'이 종영했다. 이날 장동윤 김점금, 최유정 소판순, 우기 박승자, 수빈 박무순, 이브 이남순은 봄 소풍을 즐겼다.

학생들은 이후 마지막 수업에서 짝꿍에게 도움을 받아 편지를 작성했다. 세상을 먼저 떠난 남편에게 메시지를 전했다. 학생들은 엄마, 돌아가신 할아버지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며 눈물을 흘렸다. 육중완은 기타를 치며 헤어짐을 노래했고 문소리는 답시로 '눈물을 먹었다'를 낭독했다.

'가시나들'은 ‘가장 시작하기 좋은 나이들’이란 뜻으로 인생은 마스터했지만 한글을 모르는 할매들과 한글은 마스터했지만 인생이 궁금한 20대 연예인들이 동고동락한 프로그램이다. 다큐멘터리로 제작된 영화 ‘칠곡 가시나들’의 연작이다. 어르신 학생들은 가난 때문에 학교를 다닐 수 없어 글을 배울 시기를 놓쳤지만 늦게라도 배움의 세계의 발을 들였다. 맞춤법이 틀려도, 글씨체가 삐뚤삐뚤해도 한글을 배우는 할머니들의 설렘이 그대로 전해졌다.

'가시나들'을 연출한 권성민 PD는 엑스포츠뉴스에 "할머니들은 원래 함양의 문해학교에 다니던 분들이어서, 촬영이 끝나고도 원래 학급으로 돌아가 매주 즐겁게 학교 생활을 하고 계신다. 남순 할머니와 무순 할머니는 같이 보리밥 비비고 앉아 본방송을 기다리고 있다는 얘기도 들었다"며 촬영 이후의 이야기를 전했다.

정반대의 조합이 묘하게 어우러졌다. 처음 만났지만 금세 가까워졌다. 늦깎이 학생들은 손자 손녀를 보듯 짝꿍들을 귀여워했다. 짝꿍들은 붙임성 있게 다가가며 학생들을 챙겼다.

마지막 방송까지 화기애애했다. 집으로 돌아온 우기, 박승자는 고사리 끊기에 나섰다. 문소리 선생님과 최유정은 소판순 학생의 마당에 꽃을 심었다. 수빈과 이브는 박무순 이남순 학생에게 온열 안대를 선물했다. 두 사람은 학생들이 쉬는 동안 마당을 꾸미고 저녁을 차렸다. 상어가족 노래를 부르며 춤을 추는 등 디너쇼(?)를 펼쳤다. 네 사람은 토끼, 치킨 모자를 쓰고 웃음꽃을 피웠다. 장동윤은 고무장갑, 멀티탭, 커피, 핸드크림, 신발 등 김점금 학생이 필요한 물건을 선물했다. 우기는 마사지 겸용 기린 인형을 박승자 학생에게 건넸다.

권성민 PD는 "짝꿍들은 다들 할머니들과 계속 연락을 하고 있다. 장동윤 씨는 촬영이 끝나고 나서도 얼마전 친구와 또 함양에 가서 저녁을 함께 먹고 하룻밤 자고 오기도 했다. 출연했던 짝꿍들도 촬영이 끝나면 할머니들이 그리워질 걸 가장 걱정했다. 찾아뵙고 싶은 마음이야 누구보다 크겠지만 바쁜 일정을 소화하면서 짬을 내긴 쉽지 않을 듯 하다. 정규 편성을 받아서 더 자주 찾아뵐 수 있게 되면 제일 좋을 것 같다"며 웃었다.

문소리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선생님 역할을 맡아 학생, 짝꿍들을 통솔하며 리더십을 발휘했다. 학생들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으며 공감하기도 했다.

권 PD는 "선생님 역을 고민하면서 몇가지 조건을 고민했다. 할머니들과 짝꿍들 사이의 중간 세대가 될 수 있는 연령일 것, 교실에 서서 한글 선생님이 될 수 있는 자격을 갖춘 분일 것 등이었다. 덧붙이자면 여성이었으면 했다. 할머니들이 여성이라 배우지 못했던 한글을 느즈막히 다시 배우는 현장이니만큼 선생님도 여성이었으면 했다. 사범대를 나와 교사자격증까지 갖춘 문소리 씨가 모든 면에서 가장 훌륭했다. 그동안 작품 안팎에서 보여주신 모습과 가치관이라면 할머니들과도 짝꿍들과도 스스럼 없이 소통할 수 있을거라 생각도 했다. 무엇보다 제가 오랫동안 좋아했던 배우였다"며 문소리를 캐스팅한 이유를 밝혔다.

MSG가 없어 다소 심심하고 느린 전개로 보일 수 있었지만 할머니들과 학생들의 정만으로도 충분한 재미를 안겼다. 할머니들의 자연스러운 임담과 예능감도 관전 포인트였다.

권 PD는 "제일 기억에 남는 건 수시로 제작진에게 말을 걸어오며 방송을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들이었다. 방송에도 많이 나갔지만 특히 뭘 드실 때면 그렇게 우리가 신경이 쓰이시나보다. 식사를 하실 때마다 혼자 자꾸 빵빵 터지셔서 뭐가 그렇게 웃긴지 여쭤보면, 자기 나이 팔십이 다되도록 이렇게 손님들 밖에 세워놓고 자기만 밥먹은 적이 없다면서 이게 무슨 꼴이냐고 너무 우습다는 말을 자주 하셨다. 그럴 때면 단 몇점이라도 받아와서 카메라 뒤에서 스태프들이랑 같이 나눠 먹어야 마음을 놓고 식사를 하셨다"며 에피소드를 언급했다.

그러면서 "제작진 모두가 할머니들의 그런 모습에 너무 따뜻하게 즐기며 했던 촬영이었다. 방송엔 나가지 않았지만 비교적 수위가 높은 농담들도 종종 하셨다. 옆반에 있는 다른 할머니들도 재밌는 분들이 많아서 함께 촬영했었는데, 편성 받은 분량이 적어 다 내지 못한 것이 아쉽다"며 학생들에게 공을 돌렸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MBC 방송화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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