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0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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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이 "칭찬만 듣는 연예인들, 직업이 스타면 우울증 와" [엑's 인터뷰]

기사입력 2019.05.09 10:23 / 기사수정 2019.05.09 10:23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창작 뮤지컬 '루드윅 : 베토벤 더 피아노'에서 루드윅 역을 맡은 테이는 "무대에서는 테이가 아닌 베토벤으로 보였으면 한다"고 바랐다.

발라더 가수 테이가 베토벤으로 변신했다. 밝은색으로 탈색한 머리 등 겉모습뿐만 아니라 베토벤의 격정적이고 몰아치는 감정에 몰입하는 모습이 새롭다.

대학로 드림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인 '루드윅 : 베토벤 더 피아노'는 천재 음악가 이전에 우리와 같은 한 사람으로서 존재의 의미와 사랑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하고 고뇌한 인간 베토벤의 모습을 담은 작품이다. 지난해 초연 후 올해 다시 돌아온 가운데 테이는 뉴 캐스트로 합류했다.

"어떤 작품이든 역할로 봐주면 너무 좋죠. ‘테이가 루드윅에 나온대’라면서 봐주는 것도 큰 힘이지만 ‘좀 하는데?’라면서 이 배우가 누구인지 찾아봤을 때 저라는 걸 알게 됐다는 반응이 나올 때 너무 좋아요.

주위에 연기하는 지인들에게도 솔직하게 말해달라고 했는데 좋은 반응을 보내줬어요. 이경수 배우 등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에서 함께 한 친구들을 첫 공연에 초대했어요. 성과를 보여주고 싶었으면 첫 공연은 보여주지 않을 텐데 나의 발전에 도움이 될 동료이기 때문에 일부러 첫 공연에 와달라고 했어요. 배우로서 고쳐야 할 점을 이야기해달라고 했는데 긍정적인 말을 해줬어요. 루드윅은 나이 든 역할이기 때문에 이질감이 있을까봐 고민이었는데 좋다고 말해줘 자신감이 생겼죠."

테이는 2012년 ‘셜록홈즈: 앤더슨가의 비밀’로 뮤지컬에 발을 들였다. 이후 ‘명성황후’, ‘잭 더 리퍼’,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여명의 눈동자' 등에 출연하며 뮤지컬 배우로도 자리매김했다.

롤모델을 물으니 "롤모델로 삼을 배우들이 많다. 계속 갱신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작인 3.1운동 100주년 기념 공연 ‘여명의 눈동자’를 언급,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여명의 눈동자'는 앞서 투자 사기를 당해 개막을 3주 연기하는 등 우여곡절을 겪었다.

"'여명의 눈동자' 할 때 특히 앙상블 친구들에게 감동을 받았어요. '여명의 눈동자'는 좋은 옷을 못 입은 작품이 됐어요. 맨몸으로 던져졌죠. 그렇지만 그 몸이 탄탄하게 준비돼 에너지가 잘 드러났던 것 같아요. 저도 객석에서 봤을 때 소름 돋았어요. 경력이 없는 사람들도 많았는데 남다른 자세를 보여줘 너무 존경스러웠고 저 역시 반성하게 됐죠. 김지현, 이경수 배우도 '여명의 눈동자'로 처음 만났는데 각자 존경할 만한 부분이 다 있더라고요. 신기해요."

테이는 뮤지컬 이전에 발라더 가수로 인기를 끌었다. 2004년 정규 앨범 'The First Journey'로 데뷔, ‘사랑은 향기를 남기고’, ‘같은 베개’, '사랑은 하나다', '그리움을 사랑한 가시나무' 등의 히트곡을 냈다. 데뷔 15년 동안 큰 구설이나 논란 없이 지내왔다. 비결(?)을 물으니 술과 담배를 멀리하는 점을 꼽았다.

“술, 담배를 하지 않고 좋아하지도 않아요. 담배는 못 배웠고 술은 데뷔 후 오랜만에 친구들과 먹었는데 맛이 없고 목에 안 좋더라고요. 굳이 왜 먹지 싶었어요. 맨정신으로 놀다 보니 비슷한 친구들만 생기더라고요. 연예계에서 인간관계가 좁아요. 제가 카페 선구자일 거예요. 24시간 가니까. 남자들끼리 카페에 가니 게이라는 소문도 있었어요.”

최근 인기와 부를 누리는 유명 연예인들이 각종 사건, 사고에 연루돼 논란이 됐다. 사건의 경중을 떠나 그동안 사랑해준 대중을 배신한 일이어서 실망도 컸다. 연예계 생활을 오래 한 만큼 테이 역시 이에 대한 생각을 갖고 있을 터다. 

"연예인들의 주변에는 칭찬만 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쓴소리를 안 해요. 자기가 잘나서 잘 된 거로 생각하게 되죠. 옆에서 케어해 주는 사람도 있고요. 그런 것을 계속 겪다가도 인기가 떨어질 때가 오잖아요. 그때보다 안 예뻐 보이고 나이도 드니 외모에 집착해 성형도 하고요. 직업이 스타면 우울증이 올 수밖에 없어요. 칭찬만 듣고 살아서 자기가 왜 사랑받았는지 정확한 이유를 모르거든요. 직업이 가수나 배우인 사람은 안 그렇지만 직업이 스타인 사람은 현타(현실자각타임이라는 신조어)가 100% 와요. 늘 빛나다가 갑자기 안 빛나면 못 참는 거죠. 저는 배우로든 가수로든 쓰임이 있는 존재로 있고 싶어요. 그러려면 계속 안주하지 않고 나아가야 하고 만들어내야 해요. 계속 쓰일 수 있는 게 목표에요."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루드윅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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