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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도, "빠른 토스로 우리캐피탈 돌풍 일으키겠다"

기사입력 2009.10.16 12:44 / 기사수정 2009.10.16 12:44

조영준 기자



[위클리엑츠=조영준] "지난여름, 전주에서 벌어진 2009월드리그 세르비아 전에서 주목했던 선수가 있었습니다. 바로 세르비아의 주전 세터였던 블라도 페트코비치(26, 세르비아)였죠. 198cm의 장신 세터라는 점도 매력적이었지만 전광석화 같은 토스가 인상적이었습니다. 플레이를 꼼꼼히 체크하다보니 저 선수를 데려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고심 끝에 정복조 구단주님께 세터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전하게 됐습니다. 구단주님은 흔쾌히 승낙을 해주셨고 젊은 공격수들을 조율할 훌륭한 세터를 얻게 됐습니다"

2009-2010시즌부터 본격적으로 프로리그에 참여할 우리캐피탈의 김남성 감독은 쉽지 않은 결정을 내렸다. 프로배구 출범 이후, 지금까지 국내리그에서 활동한 외국인 선수들은 모두 공격수였다. 결정적인 상황에서 알토란같은 득점을 올려주는 스파이커 대신, 김남성 감독은 세터를 선택했다. 우리캐피탈의 유니폼을 입게 된 블라도 페트코비치는 볼을 때리지 않고 올리는 역할을 맡은 첫 외국인 선수가 됐다.

공격과 강서브를 중시하는 세르비아, '디펜스'에 비중을 둔 한국배구

세르비아 국가대표팀에서 주전 세터로 뛰고 있는 블라도 페트코비치(이하 '블라도'로 표기)는 유로피언 투어 대회를 마치고 곧바로 한국에 입국했다. 계속 경기를 치르고 온 블라도는 경기 감각이 살아있다고 대답했다.

한 달여간 한국에서 훈련에 전념한 블라도는 우리캐피탈 공격수들과의 호흡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선수들과 처음 호흡을 맞출 때보다 30-40% 좋아진 것 같아요. 지금처럼 열심히 한다면 시즌 중에 안정된 플레이가 나타날 것 같습니다. 아직은 여러모로 부족한 상태지만 시간이 지나면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동유럽의 강호인 세르비아는 유럽무대는 물론, 세계정상에 도전하는 '배구 강국'이다. 주전 선수들이 대부분 2m가 넘는 높이를 보유한 세르비아는 강한 서브와 공격력이 특징이다. 세르비아 배구는 주로 상대 리시브를 흔들어 놓는 강서브와 빠르고 파워 넘치는 공격으로 득점을 올린다. 하지만, 한국배구는 디그에 이은 역습으로 상대방을 압박해 나간다.

"세르비아 배구는 공격과 강서브, 그리고 블로킹이 배구의 중심이 됩니다. 하지만, 아시아 국가들은 수비의 비중이 매우 크지요. 한국은 디펜스로 걷어올린 볼을 역습으로 연결해 득점을 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점이 세르비아와 한국 배구의 차이 점이죠"



또한, 우리캐피탈의 특징은 '거포'가 부재하다는 점이다. 특정 공격수에게 의존하지 않고 다양한 공격루트를 활용하겠다는 것이 우리캐피탈이 내건 승부수다.

"공격수들과 호흡을 맞춰 봤는데 모두 비등한 실력을 가지고 있었어요. 큰 공격을 해줄 공격수가 있으면 좋겠지만 오히려 이러한 점이 긍정적인 쪽으로 영향을 미칠 것 같습니다. 시즌을 앞둔 현재, 어떤 플레이를 펼쳐나가겠다고는 말씀드릴 수 없어요. 하지만, 볼을 다양하게 배분하면서 경기를 풀어가고 싶습니다"

11세 때부터 익혀온 '빠른 토스', 한국무대에서도 선보이고 싶다

11세 때부터 배구를 시작한 블라도는 철저하게 '세터'로 완성된 선수다. 블라도는 배구를 시작할 때부터 볼을 손안에 감지 않고 곧바로 튕겨서 올리는 토스를 배웠다고 대답했다.

"전 배구를 처음 시작할 때부터 세터만 해왔어요. 토스를 처음 배울 때부터 볼을 손안으로 감지 않았습니다. 볼을 손에 대는 순간, 바로 공격수에게 올리도록 지도를 받았죠. 유럽에서는 대부분의 세터가 이런 토스를 구사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훈련 도중, 블라도가 올린 토스는 매우 빨랐다. 큰 곡선을 그리며 올라가는 것이 아닌, 일직선으로 빨랫줄같이 올려지는 토스였다. 블라도의 빠른 토스를 좇아가는 것이 우리캐피탈 공격수들의 과제이다. 블라도의 빠른 토스와 안정된 경기운영이 우리캐피탈에 녹아든다면 신생팀이 리그 전체에 새 바람을 일으킬 가능성은 한층 커진다.

블라도는 올 여름에 벌어진 월드리그에서 한국대표팀과 경기를 치러봤다. 섬세한 볼 컨트롤 능력과 눈부신 디그가 인상적이라고 밝힌 블라도는 한국배구의 장점인 '디펜스'를 배우기 위해 한국행을 택했다고 답변했다.

또한, 한국배구가 개선해야 할 점도 언급했다. 블라도는 한국이 세계의 흐름에 쫓아가지 못하고 있는 점을 지적했다.

"지금으로부터 10년~20년 전에는 정교함과 조화에 비중을 두는 배구가 유행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배구의 흐름이 많이 바뀌었죠. 현재는 모든 플레이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스피드'를 강조한 배구가 현재의 추세인데 한국은 아직도 콤비네이션에 비중을 둔 배구를 하고 있습니다"

국내리그에서는 흔치 않은 '빠른 토스'로 새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것이 블라도의 목표이다. 젊고 가능성 있는 공격수들이 각 포지션에 고루 배치된 점이 우리캐피탈의 장점이라고 블라도는 평가했다.

블라도의 가족이 한국에 온 상태라 정신적으로도 위안을 받고 있다. 아내와 한 살배기 아들을 둔 블라도는 연습 시간 이후엔, 가족들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동료는 물론, 이곳에 계신 분들이 모두 잘해주셔서 가족 같은 느낌이 듭니다. 시즌이 시작되면 최선을 다해 좋은 플레이를 펼치고 싶어요. 아직 신생팀의 한계는 있지만 승수를 차근차근 쌓아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고 싶습니다"

[관련 기사] ☞ 서울시-프로배구 서울구단 공동 마케팅 협약식 체결

[사진 = 블라도 페트코비치 (C) 엑스포츠뉴스 조영준 기자]



조영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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