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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은반 위의 무도] 김연아를 위협할 가장 안정적인 '2인자' 로셰트

기사입력 2009.10.01 16:54 / 기사수정 2009.10.01 16:54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지난 7월 2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한 조애니 로셰트(23, 캐나다)의 모습은 자신감이 넘쳐있었다.

지난 2008-2009 피겨 스케이팅 시즌을 가장 만족스럽게 보냈던 스케이터 중 한 명이 바로 로셰트였다. 지난 시즌 여자 싱글을 정리해보면 김연아(19, 고려대)의 압도적인 독주와 로셰트의 부상, 그리고 아사다 마오(19, 일본 츄코대)와 카롤리나 코스트너(21, 이탈리아)의 몰락으로 정리할 수 있다.

지난 시즌이 시작되기 전, 조애니 로셰트에 대한 기대는 심심치 않게 거론됐다. 김연아와 함께 실전 경기에서 트리플 5종 점프를 구사할 수 있는 스케이터이며 프로그램 기본 점수는 그리 높지 않지만 '안정성'에 기반을 두는 경기력이 로셰트의 장점이다.

8월 초에 국내에서 벌어진 '현대카드 슈퍼클래스 온 아이스'에 참가하기 위해 입국한 로셰트는 "지난 시즌을 돌이켜볼 때, 무엇보다 만족스러운 점은 프로그램을 충실하게 수행했다는 점이다. 나의 목표는 언제나 프로그램 클린에 있다. 순위에 대한 목표는 항상 그 다음의 문제"라고 밝혔다.

그동안 여자 싱글 피겨 스케이팅의 경쟁 구도는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의 '2인 경쟁체제'로 굳혀져 있었다. 그러나 올 초에 벌어진 4대륙대회와 세계선수권대회를 기점으로 이러한 인식은 바뀌기 시작했다. 두 대회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조애니 로셰트는 새로운 '2인자'의 반열에 올라섰다.



아사다 마오의 무모한 모험, 그리고 카롤리나 코스트너의 몰락

프로그램의 기본점수를 놓고 보면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 그리고 카롤리나 코스트너의 경쟁구도가 성립된다. 이 세 선수는 현존하는 스케이터들 중, 가장 어려운 프로그램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김연아와 코스트너는 트리플 - 트리플 콤비네이션을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

이에 반해 조애니 로셰트는 트리플 러츠에 이은 더블 토룹을 구사하고 있다. 또한, 프리스케이팅에서는 트리플 러츠 - 더블 토룹 - 더블 룹 콤비네이션 점프를 시도하고 있다. 비록, 로셰트는 트리플 - 트리플 콤비네이션을 구사하지 않지만 점프의 가산점과 PCS(프로그램 구성요소)에서 승부를 걸고 있다.

지난 4대륙대회와 세계선수권에서 아사다 마오는 트리플 악셀 두 번 시도에 승부를 걸었다. 다가오는 새로운 시즌을 앞두고 트리플 악셀을 한 번만 시도하겠다고 아사다 마오 측은 밝혔다. 하지만, 악셀을 제외한 나머지 점프에서 문제점을 보이고 있는 아사다 마오는 이번 시즌에서도 트리플 악셀을 내세운 승부를 걸 확률이 높다.

카롤리나 코스트너는 '점프의 정석'으로 불리고 있는 김연아 다음으로 가장 정확한 점프를 구사하는 스케이터다. 코스트너가 트리플 플립 - 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를 성공시키고 나머지 요소를 실수 없이 수행했을 때, 코스트너가 치고 올라갈 수 있는 확률은 높아진다.

그러나 2008-2009 ISU(국제빙상경기연맹)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코스트너는 무너지고 말았다. 마음의 평정심을 잃어버린 코스트너는 연이은 점프 실수를 거듭했다. 또한, 프로그램을 이끌어나가는 집중력도 상실해 있었다.

아사다 마오와 카롤리나 코스트너가 몰락하고 있을 때, 조애니 로셰트는 흔들리지 않았다. 세 선수 중, 가장 안정적인 프로그램을 수행하는 로셰트는 큰 실수 없이 연기를 마쳤다.

코스트너가 실수 없이 프로그램을 깨끗하게 연기했을 때, 상황은 여러모로 달라진다. 그러나 지난 시즌, 어이없는 실수를 반복한 코스트너는 심리적으로 안정을 취하는 것이 급선무가 됐다.

아사다 마오는 이미 오래전부터 '안정성'과는 거리가 멀었다. 트리플 악셀을 제외한 모든 점프와 각종 기술, 그리고 표현력에서 김연아에게 떨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문제점 때문에 새 시즌에서도 트리플 악셀을 내세운 프로그램에 온 힘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반해 조애니 로셰트는 흔들림 없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또한, 로셰트의 장점은 PCS와 가산점에 있다. 안정적인 기술을 구사하면서 가산점을 챙기고 PCS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것이 로셰트의 전략이기도 하다.



홈에서 벌어지는 올림픽, 어드밴티지의 장점도 안고 간다

조애니 로셰트는 본국인 캐나다에서 벌어지는 올림픽에 대해 이런 말을 남겼다.

"내 조국에서 올림픽이 벌어진다는 사실에 긍지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부담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많은 기대를 걸고 있는 홈팬들의 기대에 부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시차적응에 문제가 없고 익숙한 곳에서 올림픽이 벌어지는 것은 장점이지만 심리적인 부담감을 극복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본다"

로셰트가 은메달을 획득했던 4대륙대회와 세계선수권은 모두 북미지역에서 벌어졌다. 로셰트는 홈 어드밴티지의 장점을 십분 활용해 좋은 성과를 올렸다. 가산점과 PCS에서 승부를 걸고 있는 로셰트가 실수 없이 프로그램을 마칠 경우, 홈 어드밴티지의 이점도 충분히 적용될 수 있다.

또한, 로셰트의 장점은 정신적인 부분에 있다. 로셰트보다 좋은 기술과 빠른 활주 능력을 가진 코스트너는 지난 시즌 기복이 심한 모습을 자주 노출해왔다. 정신적으로 자기 자신을 제어하지 못하면 빙판 위에서 좋은 연기를 펼칠 수 없는 것이 피겨 스케이팅의 특징이다.

가장 안정적인 프로그램을 수행하고 있고 정신적으로 흔들리지 않는 점이 로셰트의 장점이다. 그리고 로셰트는 어느 특정 선수와의 경쟁에 연연하지 않고 늘 프로그램 완성에 목표를 두고 있다. 로셰트는 김연아에 대한 의견과 이번 시즌의 목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김연아는 최고의 스케이터이자 내가 존경하는 선수이기도 하다. 다른 선수와의 경쟁도 중요하겠지만 그것이 전부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대상은 언제나 나 자신이며 다가오는 시즌에서도 개인 최고 기록을 넘어서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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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조애니 로셰트 (C) 엑스포츠뉴스 남궁경상 기자, 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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