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EPL] 빅4 침공을 위한 맨시티의 핵심 테베즈

[엑스포츠뉴스=정재훈 기자] 레알 마드리드와 함께 올여름 이적시장을 뜨겁게 달군 맨체스터 시티는 가레스 베리, 로케 산타크루즈, 에마뉘엘 아데바요르, 콜로 투레 등을 영입하며 프리미어리그의 지각변동을 준비하고 있다. 2009/10시즌이 개막하기 전부터 빅4의 아성을 깰 1순위로 거론될 정도로 막강한 전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산타크루즈와 아데바요르는 기존의 호비뉴와 함께 EPL에서도 가장 막강한 공격력을 선보일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하지만, 이런 화려한 공격진에서도 가장 돋보이는 선수를 꼽으라면 '엘 아파체' 카를로스 테베즈를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웨인 루니, 크리스티아노 호날두와 함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공격을 이끌어온 테베즈는 지난 2년간 맨유에 헌신하며 맨유 팬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 특급 공격수라는 명성에 걸맞은 많은 골을 넣지는 못했지만 무한한 에너지를 바탕으로 그라운드의 전지역을 누비며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특히 테베즈는 경기 막판에 동점골 혹은 역전 골을 넣은 특별한 재주가 있어 맨유를 수많은 위기에서 구해냈다. 테베즈의 결정적인 골이 없었다면 지난 2년간 맨유의 성공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영입된 베르바토프와의 주전경쟁에서 밀리며 출전 기회가 현격히 줄어들었다. 베르바토프와 주전경쟁에서 밀렸으나 테베즈는 적은 출전시간에도 불구하고 경기장에 나설 때마다 큰 활약을 보여주었다. 0-2로 뒤지고 있던 34라운드 토트넘과의 경기에서 후반전에 교체투입 되어 5-2 대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한 것은 그의 '영웅본색' 기질의 백미였다.

이런 활약에 맨유의 팬들은 테베즈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고 동료들도 그를 신뢰했다. 또한, 테베즈 역시 맨유에 충성을 맹세했다. (테베즈는 어린 시절부터 맨유의 팬이었다.) 모든 사람들이 테베즈를 사랑했지만 딱 한 사람만이 테베즈를 좋아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맨유의 절대권력자 알렉스 퍼거슨이였고 퍼거슨의 눈 밖에 난 테베즈는 결국, 약 2,500만 파운드에 지역 라이벌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했다. 물론, 퍼거슨도 테베즈를 붙잡기 위해 노력했으나 자신을 신뢰하지 않은 퍼거슨의 행동에 마음이 떠난 테베즈를 붙잡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참 얄궂은 운명이다. 이제 테베즈는 맨유의 라이벌 맨체스터 시티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이제 그의 곁에는 자신을 신뢰하는 감독이 있고 맨유 못지않게 특급스타들로 구성된 동료들이 함께 하고 있다. 이제 이 특급 동료들과 함께 새로운 도전을 꿈꾼다. 그리고 맨체스터 시티도 테베즈의 합류로 '최고'로 향할 수 있는 한줄기 희망을 보았을 것이다. 

그동안 맨체스터 시티가 부족한 것은 감독의 능력 부족이 아니라 정신적인 부분이 컸다. 테베즈는 세계적인 실력과 함께 그라운드에서 가장 정열적인 선수이며 팀에 대한 충성심도 뛰어나다. 그라운드 전 지역을 누비는 그의 열정은 맨체스터 시티가 가장 부족했던 부분이며 팀에 대한 애정과 충성심은 동료들의 시너지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어려운 이적을 선택한 테베즈도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호비뉴, 아데바요르, 산타크루즈와 함께 중위권 팀인 맨체스터 시티를 상위권으로 이끌 막대한 임무가 있지만 이제는 더이상 조연이 아닌 자신의 기량을 맘껏 뽐낼 수 있는 주연이다. 보카주니어스-코린티안스-웨스트햄에서 보여줬던 주인공으로서의 능력만 보여준다면 그다지 어려운 일도 아니다. 

테베즈는 그동안 리켈메가 떠난 보카주니어스를 우승으로 이끌었고 아르헨티나 대표로 득점왕을 차지하며 올림픽 우승을 이끌었다. 또한, 코린티안스로 이적해 남미 올해의 선수상을 휩쓸었으며 웨스트햄을 강등의 위기에서 구해냈다. 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한 테베즈에게 남은 과제는 이 팀을 이끌고 빅4의 아성을 무너뜨리는 것이다.

수많은 스타를 영입하며 올 시즌 비상을 준비하는 맨체스터 시티에서도 가장 사연 많고 가장 기대되는 선수 카를로스 테베즈. 이제 불과 며칠 앞으로 다가온 2009/10 시즌 테베즈의 화려한 비상을 지켜보자. 

[사진='맨체스터 시티로 이적한 테베즈' ⓒ 맨체스터 시티 공식 홈페이지]

정재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