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s 현장] 더위도 막을 수 없던 켄드릭 라마의 첫 내한…2만 팬과 하나 된 시간

[엑스포츠뉴스 이덕행 기자] 폭염을 집어삼키는 공연이었다. 켄드릭 라마가 한국 팬들과 처음으로 만났다.

30일 오후 8시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보조경기장에서는 켄드릭 라마의 첫 내한공연 '현대카드 슈퍼콘서트 24 KENDRICK LAMAR'가 개최됐다. 연이은 폭염으로 찜통더위가 계속됐지만 2만 명의 팬들은 켄드릭 라마의 무대를 보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

앞서 오후 7시 10분에는 SiR의 사전 공연이 시작되며 공연장의 분위기를 달궜다. 켄드릭 라마의 요청으로 진행된 SiR의 무대는 켄드릭 라마를 기다리는 팬들의 귀를 자극하며 본 공연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20분의 셋 리스트 교체 후 시작된 본 공연. 오프닝 곡은 켄드릭 라마의 정규 4집 'Damn.'의 수록곡 'DNA'였다. 쿵푸를 연마하는 켄드릭의 모습이 화면에 나온 후 "I GOT I GOT"이라는 가사가 스피커에서 터져나오자 팬들은 뜨거운 함성으로 켄드릭을 맞이했다. 떼창은 덤이었다.

켄드릭 라마도 팬들의 호응에 화답하며 독보적인 퍼포먼스와 관객몰이로 무대를 달궜다. 이어 'Element', 'King Kunta' 등 자신의 대표곡으로 무대를 뜨겁게 달궜다. 팬들은 모든 노래의 인트로가 시작될 때마다 환호성을 질렀고 훅과 벌스를 떼창하며 켄드릭 라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열광적인 공연인 만큼 사고도 있었다. 몇몇 팬들은 켄드릭 라마의 무대에 심취한 나머지 탈수 증세를 보이며 쓰러지기도 했다. 하지만 응급사고에 대비해 구급차와 물이 준비되어 있었다. 공연을 즐기던 팬들 역시 주변에서 환자가 발생하면 이를 알리며 무사히 인파를 빠져나갈 수 있도록 협조했다. 

옥에 티가 있다면 음향 사고였다.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자랑하는 'Swimming Pools'와 'LOYALTY' 공연 도중 클라이맥스 부분에서 음향 문제로 마이크가 나오지 않았다. 한 번밖에 없는 라이브 기회를 놓친 팬들은 아쉬움을 나타냈고 켄드릭 역시 흥이 식어버린 모습이었다.

하지만 켄드릭은 마이크가 나오지 않아도 입으로 랩을 맞췄고, 음향이 다시 돌아오자 금세 분위기를 끌어 올리며 침착하게 대응했다.


이후 별다른 음향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고 켄드릭 라마가 'MAAD CITY' 'BDKMV' 'HUMBLE' 등을 부르자 분위기는 최고조에 이르렀다. 켄드릭 라마는 쉴 새 없이 "너희 자신을 위해 소리 질러라"고 관객들의 호응을 유도했고 팬들 역시 "켄드릭"을 연호하며 화답했다.

켄드릭 라마는 'HUMBLE'을 마지막으로 60분간의 공연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아쉬움이 남은 팬들은 다시 "켄드릭"을 연호했고 켄드릭 라마는 무대에 다시 등장해 'All the stars'를 앙코르곡으로 선물했다. 


관객들은 핸드폰 플래시를 켜고 공연장을 밝히며 마지막 순간을 즐겼다. 켄드릭은 앙코르곡이 끝날 무렵 "여러분에게 약속한다. I. WILL. BE. BACK"이라며 공연 내내 뜨거운 호응을 보내준 팬들에게 약속했다.

앙코르곡까지 마친 켄드릭은 무대를 퇴장했고 아쉬움이 남은 팬들은 공연장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촬영하며 켄드릭 라마와의 한 시간을 기념했다.

방학을 맞아 평소 팬이었던 켄드릭 라마의 공연을 관람했다는 대학생 심언엽(25)씨는 "공연 시간이 짧아 약간 아쉽기도 했지만 켄드릭 라마라는 자체로 너무 좋았다. 너무 좋은 공연을 해준 켄드릭에게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한편 2004년 믹스테이프를 발표하며 음악 활동을 시작한 켄드릭 라마는 지금까지 4장의 정규 앨범을 발매하며 12차례의 그래미상을 수상했다. 또 지난 4월에는 힙합 뮤지션 최로로 퓰리처상을 수상하며 화제를 모았다.

dh.lee@xportsnews.com / 사진 = 현대카드

이덕행 기자 dh.le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