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예진 기자) 웹툰 작가 주호민이 특수교사에게 유죄가 선고된 당일, 생방송을 통해 그간의 심경을 밝혔다. 이에 그의 입장과, 재판 결과에 또다시 갑론을박이 일고 있다.
주호민이 특수교사를 신고해 논란으로 번진 건 지난해 7월로 거슬로 올라간다. 당시 주호민이 특수반 교사를 신고했다는 사실이 한 매체를 통해 알려졌다.
주호민은 자폐 성향의 아들B군이 2022년 9월부터 불안함을 표현하며 등교를 거부했다며 A씨를 아동학대 혐의로 신고했다. 이러한 사실은 뒤늦게 알려졌다.
당시 보도된 내용과 공개된 경위서 등에 따르면 주호민의 아들은 자폐를 앓고 있는 발달장애 아동으로, 일반학급에서 교육을 받던 중 여학생 앞에서 바지를 내려 특수학급으로 분리조치됐다. B군의 학부모는 아들의 가방에 녹음기를 넣었고, 이를 토대로 A씨를 신고했다.
해당 녹음본에는 A씨가 주호민의 아들에게 "분리조치됐으니까 다른 친구를 사귀지 못할 것", "너 진짜 밉상이네", "머릿속에 뭐가 든 거야" 등의 발언을 한 상황이 담겨있다.
아들의 가방에 몰래 녹음기를 넣어 보냈다는 사실은 논란으로 번졌다.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과 맞물리면서 논란이 더해졌고, 주호민의 아내가 연재한 웹툰 내용 또한 재조명되는 등 비난이 쏟아졌다. 자폐 성향 아들과 관련된 웹툰 내용으로 "우리 잘못 아냐", "홈스쿨링 자신없어" 등의 내용이 담기며 '내로남불' 지적이 잇따랐다.
주호민은 두 차례 자신의 입장을 밝혔으나 여론을 돌리기는 어려웠다. 그리고 1일 열린 1심 선고공판, 재판부는 A씨의 일부 혐의에 대한 유죄가 인정된다며 벌금 200만원형에 대한 선고를 유예했다. 선고유예는 유예일로부터 2년이 지나면 사실상 없던 일로 해주는 판결.
같은 날 주호민은 6개월간의 침묵을 깨고 생방송을 통해 그간의 일들을 설명하며 입장을 밝혔다.
그는 "6개월이나 지나서 기억하시는지 모르겠지만 두어 차례 입장문을 냈었다. 당시 분위기상 사람들이 전혀 납득하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설득할 수가 없었고"라며 "6개월 동안 재판에만 집중하게 됐다"고 말했다.
주호민은 "여러가지 양형들이 참작이 되어서 이렇게 됐고 형량에 대해서 왈가왈부할 생각은 없다"며 "유죄가 나와서 다행, 기쁘다는 생각도 없다. 본인의 아이가 학대당했음을 인정하는 판결이 기쁠 수가 없지 않냐"고 전했다. A씨 측은 즉각 항소 입장을 밝히며 팽팽한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주호민은 이와 관련 "가볍게 주신 형벌같은데 항소를 하셨더라.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몰래 녹음기를 넣은 것에 대해 주호민은 지난 11일 대법원의 판결을 언급했다. 부모가 아이 몰래 책가방에 녹음기를 넣어 교사의 발언을 녹음했다면 형사재판의 증거로 쓸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고, 주호민에게도 이러한 판단이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 바다.
주호민은 "영향을 크게 끼치게 됐다. 증거 능력에서 배제가 된다는 대법원의 판결이고 중요하게 작용을 한다고 하더라. 그게 위법한 녹취는 맞다. 위법성을 없앨만한 여러 정황이 있어서, 정당행위로 볼 수 있어서 예외로 볼 수 있다는 판결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외에 별도로) 확인할 다른 방법이 없다는 것, 다른 학생들도 장애 학생들이라서 학대 정황을 파악하기 어렵다는 점 ,나이가 학교에서 있던 일을 전할 수 없다는 점, 행위 자체는 위법하지만 예외적으로 인정이 된다는 판결이다"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주호민은 호화 변호인단, 변호사 5명 선임 등의 이야기는 사실이 아니라고 밝히며 전화로 상담을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10분에 만 원이다. 여러분들도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여학생 측에 사과하지 않았다는 것 또한 사실이 아니라며 "여학생 측에 사과를 했고 훈훈하게 마무리됐다. 사과를 안 했다고 하는데 왜 그렇게 와전됐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자신의 아들이 성추행 목적성을 가지고 여자아이 앞에서 바지를 벗었다는 이야기에 대해서는 "보라고 내린 건 아니고 걔가 봤다. 기사가 너무 와전이 된 게 바지를 내리고 그 여학생에 들이대고 흔들었다는 거다. 성추행범처럼. 자폐아라서 4살 지능이다 보니까 이상한 행동을 할 수가 있는데 목적범처럼, 성에 매몰된 짐승같이 묘사를 하더라"라며 억울함을 표했다.
주호민은 "서이초 사건으로 교권 이슈가 뜨거워진 상황이었다. 그 사건이랑 엮이면서 완전 갑질 부모가 되면서 모든 분노가 저희에게 쏟아지기 시작한 거다. 그때는 정말 힘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기사 터지고 3일째 됐을 때 죽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다 내가 했다고 해'라고 했다. 유서를 쓰고 있었다. 유서를 쓰고 있는데 갑자기 (김)풍이 형이 생각이 나는 거다. 풍이 형 목소리가 듣고 싶더라. 전화했더니 그 특유의 목소리로 '야야야야 가만있어 봐'라고 하면서 달려온 거다. 집으로. 그때 울음이 터졌다. 엉엉 울었다"며 눈물을 보였다.
이후 주호민은 도 넘는 악성 댓글에 대해 "마흔 건 정도 고소했다. 수위는 선처가 불가능한 (수준)"이라며 "추리고 추린거다. 애매하다 싶은 건 아예 다 빼고, 악마가 봐도 '이건 좀' 한 게 사십몇 개다. 그 친구들은 장애 아동을 위해서라도 선처는 없을 거다. 그 작업들을 한 건 12월까지의 게시물이고 1월 이후에 생성된 건 팀을 꾸려서 장기적인 프로젝트로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장기적으로 이어갈 예정이라며 민사로 진행한다고 밝혔다. 또한 배상금이 발생을 한다면 그 금액은 발달장애 아들과 특수교사 처우개선에 쓰겠다고 말했다.
또한 방송 재개에 관해서는 방송 병행의 어려움을 토로하며 "정확하게 말씀드리면 모르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6개월만에 주호민이 입장을 전한 가운데, 그를 응원하는 반응과 비난하는 댓글이 이어지며 '갑론을박'이 일고있다.
"응원합니다. 살아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도 교사지만 아무리 문제아라도 그런 말 안쓴다. 하물며 초등학생에다 장애까지 있는 학생인데. 같은 교육자로서 부끄럽다", "이게 아버지인가 버틴게 기적이다"라는 반응.
반면 "결국 한다는 게 감정 호소", "교사 심정은 생각해 본 적 있냐" ,""부족한 내 자식만 귀한 게 아니다. 부모인 당신들이 홈스쿨링으로도 감당이 안되는 자폐아이라고 했지 않냐. 그런 아이 맡은 선생님 노고는 상상도 못할 정도", "선생님의 방법과 말 행동이 무리하고 서운하고 속상해도 당신들 같은 이기적인 부모와 아이 때문에 선생님이 잃어버리는 수고와 희생에 더 마음이 가고 화가 난다" 등의 반응으로 나뉘었다.
판결에 대해서도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1일 대법원의 판결과 달리 몰래 녹음한 교사의 목소리가 증거로 인정됐기 때문. 교원 단체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A 씨와 경기도교육청은 곧바로 항소하겠다고 했고, 경기도교육청 고문변호사는 "몰래 녹음에 대해서 유죄의 증거로 사용할 경우 교사와 학생 사이에 신뢰관계가 상당히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특수교사노조와 교원단체들은 "재판부가 학교 현장을 불신의 장으로 탈바꿈시켰다"라며 "앞으로 누구도 특수교사라는 직업을 택하지 않게 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사진=엑스포츠뉴스DB, 주호민 개인 채널
이예진 기자 leeyj012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