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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우팅 리포트] '떠밀리다시피' 한 야구,어느덧 명문의 에이스가 되다 - 동산고 김경태

기사입력 2009.06.03 10:50 / 기사수정 2009.06.03 10:50

유진 기자



▲ 고교야구 스카우팅 리포트 11 - 동산고 김경태

[엑스포츠뉴스=인천, 유진 기자] 동산고등학교는 인천 지역에서 야구 명문으로 유명하다. 특급 투수 류현진을 배출한 것을 비롯하여 미 프로야구 구단과 계약을 마친 선수도 둘이나 배출했다. 권윤민(KIA 타이거즈 스카우터)이 시카고 컵스 유니폼을 입었던 것을 비롯하여 올해 최지만이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했다. 그만큼 인천 지역에서는 ‘강호’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황금사자기 8강 진출에 이어 대통령배 대회에서도 8강에 오르며 여전히 전국의 강호다운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최지만과 더불어서 주장 김병희(19)와 에이스 김경태(18)가 있었다.

팀을 이끄는 이들 ‘동산고 3인방’은 빼어난 야구실력 못지않은 끈끈한 우정을 과시한다. 최지만이 메이저리그에서 대성하면 이 둘에게 ‘반드시 스폰서를 해 주겠다.’라고 이야기할 정도. 그래서 더욱 아름다운 것일지도 모른다. 이 중 팀의 에이스인 김경태는 경기 운영능력이 뛰어난 좌완 정통파 투수다.

야구 명문의 에이스, 김재문 감독에게는 ‘최후의 보루’

상원고 박화랑, 북일고 김용주처럼 동산고 김재문 감독은 팀의 에이스인 김경태에 의지하는 바가 크다. 물론 또 다른 좌완 에이스인 김대웅이 김경태와 원-투 펀치를 이루지만, 늘 첫 경기에서 동산고는 ‘가장 믿음직한 좌완 에이스’를 투입했다. 황금사자기, 대통령배 1회전 모두 마찬가지였다.

첫 경기에 나서는 부담감이 적지 않음에도 불구, 그는 감독의 믿음에 호투로 보답했다. 황금사자기 1회전에서는 6과 2/3이닝 동안 2실점(1자책)하며 팀 승리에 교두보를 놓았고, 대통령배 첫 경기에서는 부경고를 상대로 8이닝을 완투(콜드게임 승)하며 대회 첫 승을 신고했다.

“거의 직구밖에 안 던졌지요.”

포수 최지만의 리드대로만 던졌다는 김경태는 전국대회 호투에 대해 한 걸음 물러서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최지만은 ‘(김)경태 직구는 보통 직구가 아니다.’라고 답한다. 일명 ‘뱀 직구’라고 한다. 그만큼 공이 꿈틀거려 타자들이 치기 어렵다는 말이다. 그리고 그 공을 바탕으로 김경태는 두 전국대회에서 5경기에 등판하여 31이닝 동안 2승 2패, 평균자책 2.32를 기록했다.

“구속만 조금 더 올라갔으면 좋겠어요.”

그러나 그는 ‘고교레벨’에서 만족하지 않았다. 분명 자신의 공으로 고등학교 선수들을 요리할 수는 있었지만, 그보다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보아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그는 직구 구속을 올리기 위해 궂은일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자신감을 보여주었다. 선배인 류현진을 부러워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허나 그는 ‘랜디 존슨’을 모델로 삼고 싶어한다. 몸 관리를 잘하고, 부상이 별로 없는 선수로 인정받은 대표적인 투수이기 때문이다.

‘떠밀리다시피’ 한 야구, 그 매력에 빠져들다

“사실 저 역시 (김)병희 형처럼 야구의 ‘야’ 자도 몰랐어요. 그런데 아버지 손에 끌려서 운동장에 와 보니까 어느새 유니폼을 입고 있었습니다.”

자녀가 운동하면 반대를 많이 하는 경우와는 달리 김경태 본인은 ‘아버지 손에 이끌려’ 야구를 시작하여 ‘자신도 모르게’ 빠져들었다고 한다. 그렇게 시작된 야구 인생이 벌써 지금에 이르렀다. 하지만, 추후 태어나게 될 자식들에게는 운동시키지 않겠단다. 누구보다도 운동선수에 대한 애로사항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야구를 한다고 해서 프로행을 보장받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저 역시 프로레벨이라 생각지 않고요. 그래서 대학에서 제 실력을 가다듬은 이후 프로무대에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솔직히 제가 에이스 소리를 잘못 듣거든요. 하지만, 대학무대에서는 그러한 소리를 꼭 한 번 들어보고 싶습니다. 경기지도학 공부도 하고 싶고요.”

결국, 이러한 겸손함도 ‘학생 야구’에서만 볼 수 있는 매력이 아닐까. 꿈도 많고, 욕심도 많고, 또 이를 충분히 실현할 수 있기 때문에 김경태의 앞날이 밝게 보인다.

‘김경태’라는 이름은 프로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바로 LG 트윈스의 ‘좌완 너클볼러’인 김경태(34)가 그 주인공. 그렇다면, 똑같은 좌완 투수인 ‘동산고 김경태’도 너클볼을 배우고 싶지 않을까. 이에 대해 동료인 최지만이 대신 손 사례를 친다.

“어휴, (김)경태 직구 자체가 무기인데, 그것을 어떻게 버리고 너클을 배우겠어요. 그냥 지금의 무기를 살리는 것이 최고예요.”

그렇다면, 김경태에게 야구란 무엇일까.

“야구요? ‘외나무다리’를 걷는 것이지요. 한 길만 꾸준히 걷는다는 생각으로, 끝까지 야구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오래도록 기억되는 선수가 되고 싶고요.”

동산고등학교 에이스 김경태. 추후 개막될 봉황대기와 전국체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어 본인이 원하는 야구 인생을 설계하기를 기원한다.

◆ Scouting Report ◆

성명 : 김경태(동산고등학교 3학년) | 포지션 : 투수 | 신체조건 : 182cm, 81kg | 종합점수 : B+

- 빠른 볼 : B

- 변화구 :
B

- 제구력 :
A-

- 장점 :
빼어난 경기운영. ‘꿈틀거리는’ 뱀직구를 주무기로 한 배짱 있는 피칭

- 대학진학/프로지명시 과제 :
구속 증가. 다양한 실전 경험

▶ 고교야구 스카우팅 리포트 더보기
 
☞ 고교야구 스카우팅 리포트 10 - 동산고 김병희 

고교야구 스카우팅 리포트 9 - 신일고 이민수 

고교야구 스카우팅 리포트 8 - 서울고 최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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