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10 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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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3-1대구]승리는 거뒀지만

기사입력 2005.07.04 14:07 / 기사수정 2005.07.04 14:07

안희조 기자
 

 경기의 종반으로 접어들던 후반 35분, 동점골을 넣기 위해 울산의 수비진을 집요하게 공략하던 대구가 그 결실을 맺었다. 송정현의 패스를 받아 쏜 산드로의 슛이 서동명의 손을 맞고 골대 안으로 흘러들어 간 것. 노심초사 골을 기다리던 대구 써포터즈와 코칭 스태프는 열광했다. 남은 시간은 10여분. 이제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고 경기의 주도권은 분명 대구에게 있었다.  

 그러나 숨죽이고 있던 울산의 괴력은 그 때 부터 폭발하기 시작했다. 대구의 동점골이 터진 1분 후,  노정윤의 크로스를 이어받은 울산의 새 용병 마챠도가 멋진 헤딩 슛으로 대구의 골네트를 흔들며 화려한 K리그 신고식을 치렀다. 그리고  6분 뒤, 후반 교체 투입된 김영삼의 멋진 중거리 슛이 다시 한 번 대구의 골네트를 흔들자 대구는 추격의지를 잃고 말았다.


  7월 4일 울산 문수 경기장에서 열린 울산과 대구의 2005K리그 11라운드 경기는 울산의 3-1승리로 마감되었다. 이로써 울산은 지난 수원전 승리 이후 2연승의 상승세를 이어갔고 대구는 7경기 무승의 늪에 빠지며 12위로 추락했다.





되돌아 본 90분

 전기리그 종료까지 단 세 경기만을 남겨놓은 시점, 선두 부산에 뒤지고 있는 5점이라는 승점 차는 분명 울산에게 부담스러운 격차였다. 일단 남은 경기를 모두 이기고 부산의 부진을 기도해야만 하는 상황, 부진에 빠져 있는 대구는 울산으로서는 일단은 무조건 잡고 넘어가야 하는 상대였다. 
 

 반면 대구는, 컵대회 중반까지 보여주던 저력은 온데간데없이 사하진 상태. 정규리그들어 단 1승에 그치고 있고 그나마 최근에는 6경기 연속 무승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 플레이오프 티켓 중 두 장이 전후기 통합승점 상위팀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부진하다고 마냥 포기할 수만은 없는 입장, 이 때 만난 상대가 갈 길 바쁜 울산이다.


  지독한 장마전선 때문에 높은 습도와 미끄러운 잔디 상태는 이 날 경기의 분명한 변수였다. 그러나 첫 골을 탐색전 특유의 긴장감을 느끼기도 전인 전반 2분 만에 터져 나왔다. 

대구의 PA지역 안에서 일으킨 산티아고의 불확실한 볼 처리가 화근이었다. 산타이고가 걷어내려던 공은 바로 앞에 있던 마챠도의 다리를 맞고 반대편으로 솟구쳐 올랐고 장신의 장상원이 헤딩슛으로 연결, 어이없는(?)득점이 나오고 말았다.
 

 경기 초반 손쉽게 득점을 올린 울산은 전반 20분 까지 미드필드에서 좌우로 전개되는 공격이 매우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며 대구를 괴롭혔다. 현영민의 슛과 김정우의 슛이 연달아 터지며 대구의 골문을 위협할 때 까지만 해도 이 날 경기는 울산의 대승으로 이어질 듯 했다. 


 그러나 후반 20분이 지나자 상황은 반전되었다. 대구의 미드필더들이 주도권을 잡았고 울산의 역습전개는 매우 느렸다. 다만 두터운 수비로 대구의 공격을 막아낸 것이 다행이었다. 대구로서는 30분 김완수의 크로스로 완벽한 찬스를 맞은 찌아고가 어이없는 슈팅으로 기회를 날려버린 것이 두고두고 아쉬운 장면이었다.


  대구의 공세로 마감된 전반전의 분위기는 후반전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대구는 공격수들의 개인기와 세밀한 패스로 중앙을 집요하게 헤집으며 울산의 수비진을 괴롭혔다. 울산은 문전 앞에서 아슬아슬하게 공격을 차단하며 최후의 한 방을 피하고 있었을 뿐, 마챠도의 헤딩이 크로스바를 살짝 스친 것을 제외하면 이렇다 할 슈팅기회조차 없었다. 


산드로의 이 슈팅이 골로 연결 되었다. 66분 홍순학이 중거리 슛이 크로스바를 맞고 69분 송정현의 중거리 슛이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는 등,  몇 번의 아쉬운 찬스를 놓친 대구였지만 결국 그들의 노력은 후반 35분 산드로의 골로 보답을 받았다. 산드로의 슈팅은 골키퍼의 정면이었지만 잔디의 물기를 머금은 공은 서동명골키퍼의 손을 맞고 미끄러져 들어갔다. 전반 어이없는 실점과 필적할만한 행운의 골이었다. 


 그러나 이 후 울산은 180도 돌변했다. 승리하지 않는 이상 승부는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공격전개는 매우 빠르고 예리했고 마챠도와 김영삼은 골로 증명했다.  후반 10분을 남겨놓고 시작된 극적인 승부에 관중석은 흥분으로 가득 찼고 경기는 그렇게 끝이 났다. 

 오늘 경기를 승리함으로써 2위로 뛰어 오른 울산은 2연패 뒤 다시 2연승을 거두며 팀 분위기를 반전시키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1위 부산 역시 승리를 거두는 바람에 5점이라는 승점 차는 줄어들지 않았고 결국 후기리그 우승의 가능성 역시 더욱 희박해졌다. 만년2위라는 망령은 지난 컵대회에 이어 정규리그까지 따라와 울산을 괴롭히고 있다.


 한편 지난 5월 29일 수원과의 경기에서 승리를 거둔 후 6경기 연속 무승의 늪에 빠진 대구는 이날 역시 완패를 당하며 좀처럼 부진의 늪에서 헤어 나올 기미를 보이지 못했다. 최하위 광주 상무의 패배로 꼴찌로 떨어지지 않은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마챠도와 무사- 

  울산에게 7월의 첫 번째 경기는 특별한 게임이었다. 마땅한 용병의 부재로 순수국내파 선수들로만 어렵게 경기를 치러오다 7월부터 시즌 2차 외국인선수 출전기간이 시작됨에 따라 수원에서 영입한 무사와 카르로스의 빈자리를 채울 마챠도를 처음으로 경기에 출전시킬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날 대구와의 경기는 무사와 마챠도가 울산의 유니폼을 입고 첫 경기를 치른 경기였다.  

 마챠도는 중요한 순간 결승골을 터트리며 팀 승리에 결정적인 기여를 했고 무사 역시 큰 실수 없이 경기를 마치며 팀 승리에 일조했다. 그러나 아직은 이들이 완전한 울산 스쿼드의 일원이라는 느낌을 가지기에는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마챠도와 김진용은 자주 엇갈리거나 겹쳤고 무사의 전진 패스는 정확성이 매우 떨어졌다.
김정남 감독 역시 그 부분을 인정하며 앞으로 차차 맞춰나가는데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임을 인정했다.



-이천수와 최성국- 

이날 경기장 특별석 한 가운데는 낯익은 얼굴 두 명이 있었다. 바로 2003년 울산 8연승의 황금기를 이끌던 이천수와 최성국. 그러나 나란히 해외진출 실패의 아픔을 겪으며 다시 친정팀의 품으로 돌아오게 된 선수들이다. 하지만 울산 팬들의 성원은 여전했다. 이천수와 최성국이 차례로 경기장 대형화면에 비춰지자 관중석에서는 함성으로 그들을 반겼고 두 선수는 깍듯한 인사로 후반기의 활약을 다짐했다.
 



김정남 감독 인터뷰 

- 오늘 경기가 어땠는지
 

▲ 초반에 쉽게 득점을 해서 경기 운영이 쉽게 될 거 같았는데 찬스를 살리지 못하면서 선수들의 사기가 저하되었다. 동점골을 허용하기까지 답답한 경기 양상을 보였는데 이후에 다시 활기를 찾아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힘든 경기였지만 선수들이 잘 했다.


2위까지는 올라 왔는데 부산도 승리를 거두어 1위 탈환이 더 어려워 졌다. 각오는 어떤가 

경기 하나하나가 플레이오프와 상관이 있기 때문에 '통합 승점으로 진출 할 수도 있기 때문에' 당장의  순위에 지나치게 연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최성국 선수가 복귀 했는데 언제 쯤 기용을 할 건지? 

아직 자세한 이야기를 하지 못했다. 내일 정도 일단 이야기를 해 볼 예정이고, 일단은 훈련을 같이 안 했기 때문에 당장의 투입은 어려울 거라 생각한다.



- 후기리그에 이천수, 최성국이 투입되면  전력이 강해질텐데 각오는? 

우선 선수층이 두터워 지니깐 경기 일정이 빡빡해도 전력 누수가 없을 것이고 더 승률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 유상철선수가 계속 부진한 모습인데 

경기 일정과 기타 스케줄에 있어서 체력적인 부담이 있는 듯하다. 나이가 많은 만큼 그런 부분에 있어서 신경을 쓰며 기용을 해야 할 듯하다.



- 박진섭이 뛰던 오른쪽 미드필더에 오늘은 이호를 투입했는데 

박진섭의 이적이 후 불안한 자리였는데 여러 가지 대안을 점검하고 있다. 이호도 충분히 가능하고 김영삼선수도 충분히 기량을 갖추고 있다. 이런 변화의 시도를 통해 전술적인 다양성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김진용선수가 득점포를 침묵하고 있는데 

다리 통증을 호소한다. 근육에 문제가 있는 듯하다. 그래서 풀타임 출장을 안 시키고 있다. 닥터와 자세한 상의가 필요할 듯 해 보인다.



안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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