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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 '허스토리' 김희애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진심 다한 연기 뿐"

기사입력 2018.06.26 18:30 / 기사수정 2018.06.26 18:25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김희애가 영화 '허스토리'(감독 민규동)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지난 3월 '사라진 밤'에 이어 다시 한 번 깊은 존재감으로 관객들과 소통한다.

27일 개봉한 '허스토리'는 1992년부터 1998년까지 6년 동안 오직 본인들만의 노력으로 일본 정부에 당당히 맞선 할머니들과 그들을 위해 함께 싸웠던 사람들의 뜨거운 이야기를 담은 작품. 김희애는 6년의 관부재판을 이끄는 원고단 단장 문정숙으로 분해 당당한 매력을 선보인다.

'허스토리' 개봉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김희애는 차분하면서도 솔직하게 '허스토리'와 다양한 이야기를 함께 전했다.

"아주 좋았어요. 대리만족이라고 해야 할까요"라고 웃어보이며 말문을 연 김희애는 "저는 나이를 먹었지만, 운이 좋게도 이렇게 길게 연기를 하고 있잖아요. 보통 여배우라고 하면 예뻐야 하고, 여성스러워야 한다는 그런 것들이 있는데 '허스토리'에서는 외적인 것도 생각을 안하고 헤어스타일도 커트에 화장도 일절 없고, 의상도 멋있었죠"라고 떠올렸다.

이어 김희애는 '허스토리'의 실존 인물인 김문숙 정신대문제대책부산협의회 이사장을 떠올렸다. 인터뷰를 했을 당시에는 김이사장을 직접 만나기 전이었지만, 이후 김해숙, 민규동 감독과 함께 부산 무대인사에 나섰을 당시 현장을 깜짝 방문한 김 이사장을 만난 후 눈물을 쏟는 모습이 공개돼 시선을 모으기도 했다.


김희애는 "(실존인물이신) 사장님이 멋쟁이셨거든요. 기록 사진들을 보니 상황에 맞춰서 액세서리나 스카프, 안경까지 잘 입으셔서 그대로 많이 옮겨놓으려고 했죠. 그런 작업들이 저를 배우로서 편안하게 했어요. 저의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게 된 계기가 된 것 같아서, 그런 면에선 행복한 작업이었죠"라고 말했다.

'허스토리' 시나리오를 받는 순간 "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고 생각했다. 김희애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돕고 싶다, 이런 생각까지는 하지 못했었어요. 오히려 작품에 참여를 하고 나니 몰랐던 부분도 알게 되고, 안 할 이유가 없었죠"라고 덧붙였다.

"무언가 조금 반성도 되면서, 연기자로서 이렇게 연기하면서 알게 된 것이 늦게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어요. 사투리 연기와 일본어 연기가 힘들기도 했는데, 그게 또 참 어렵고 잘 안되기도 하더라고요. 그러다가, 그 시대의 할머니들이 이렇게 고생스러운 시절을 겪으셨는데, 거기에 비하면 지금 제가 힘든 것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다시 힘을 낼 수 있었죠."

김희애는 "진심을 다해서 연기하는 것밖엔 없었어요"라고 말을 이었다. '허스토리'에는 김희애를 비롯해 김해숙, 예수정, 문숙, 이용녀, 김선영, 김준한, 이유영 등 탄탄한 연기력을 자랑하는 배우들이 함께 해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선·후배, 또 '연기파'로 불리는 배우들과 함께 호흡하는 것은 김희애에게도 많은 자극이 됐다.

"선배님들이 살아오신 연륜 같은 것은 소중한 것 같아요. 연기할 수 있다는 것을 소중히 생각하시고 귀하게 생각하시는 모습이 정말 좋았어요. 물론 요즘 세대들은 저희 때와 또 달라서, 젊은 친구들의 프로페셔널한 모습을 보면서 '나도 열심히 해야겠다'는 것을 느끼기도 하지만, '허스토리'의 선배님들 정도 되면 더 편하게 하셔도 될 것 같은데 굉장히 긴장하시고, 정말 오디션을 보는 것처럼 완전 몰입해서 하시는 모습에 놀랐었죠. 한편으로는 늘 하시던 연기니까, 기계처럼 툭 틀면 나오듯이 하실 수도 있는데 긴장도 하시고 수줍어하시고 그런 순수한 열정이 연기로 표현된 게 아닌가 싶어요."


'허스토리'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여배우가 중심이 돼 극을 이끌어 가는 작품이다. 김희애는 이에 대한 의미를 얘기하며 "(사실 여배우들에게) 그렇게 선택권이 많지가 않아요"라고 솔직하게 답했다.

"배우는 선택을 받아야 하는 직업이잖아요. 작은 역할이라도, 제가 할 수 있는 역할과 작품에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이 주어진다면 너무나 감사하게 하고 싶은 마음이죠."

이는 '허스토리'는 물론, 지난 3월 다소 적게 느껴질 수 있는 출연 분량에도 강한 존재감으로 시선을 모은 '사라진 밤' 이야기와도 이어지는 부분이다.

"사람들이 가끔씩 '하고 싶은 역할이 뭐냐'고 물어보기도 해요. 저는 그런 것은 생각해 본 적 없고, 작은 역할이라도 소품처럼 빛날 수 있는 영화나 드라마를 원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도 너무 할 역할이 없으니까, '헤어스타일을 숏커트로 바꾸고 남자 배우들이 하는 역할을 여성으로 바꿔서 한다면 그것도 할 수 있겠다'고도 했었죠. 제가 예전에 작품을 할 때도 소위 말하는 '신스틸러' 분들이 현장에 오셔서 멋지게 연기를 해주고 가세요. 정말 매력적이죠. 저도 그렇게 하고 싶다고 생각했고, '사라진 밤'도 그렇게 선택한 작품 중에 하나였던 것이에요."

1983년 영화 '스무해 첫째날'로 데뷔해 어느덧 데뷔 36년차를 맞은 한국의 대표 배우 김희애는 "앞으로도 오래오래 연기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치며 "요즘 새로운 아이콘들이 많이 나오는 시대잖아요. 여전히 '김희애' 하면 기억해주시는 이미지들이 있죠. 그렇게 기억해주시고 소화해주시면, 저는 여전히 너무나 감사하고 또 고마워요"라고 미소를 지었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YG엔터테인먼트, NEW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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