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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아드리아누와 이천수, 비슷한 그들의 행보

기사입력 2009.04.07 03:04 / 기사수정 2009.04.07 03:04

박문수 기자

지난 2001년 7월 1일은 브라질 축구사에 있어서 굴욕적인 날로 기억된다.

청소년 대표팀의 경우,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U-20 월드컵에서 가나에 덜미를 잡혔고, 성인 대표팀의 경우, 스콜라리 체제하에 열린 우루과이와의 남미예선에서 패배하였다. 이러한 결과에도 불구하고, 브라질은 또 한 명의 스타플레이어 탄생에 흥분하게 되는데 그 주인공은 카카가 아닌 동갑내기 포워드 아드리아누였다.

밤페타와의 스왑딜을 통해 인테르에 입단한 그는 당시 인테르 포워드진이 호나우두, 하칸 수쿠르, 비에리, 레코바등 쟁쟁한 스타플레이어들이 즐비했기에 피오렌티나로 임대가게 된다. 이후, 그는 자신의 재능을 맘껏 펼치며 포스트 호나우두로서 가장 근접한 플레이를 선보이게 된다.

이적한 파르마에서는 아드리안 무투와 함께 맹활약을 펼치며 파르마 출신의 스트라이커 에르난 크레스포로부터 극찬을 받게 되면서 원소속팀 인테르로 복귀 하게 된다. 인테르의 터줏대감 비에리를 벤치로 밀어내는 맹활약속에 그는 세계를 주름잡을 포워드로서 성장하게 된다. (게다가, 그는 조국 브라질 대표팀의 컨페드컵과 코파아메리카 우승에 큰 일조를 했다.)

그러나 이러한 기대에 부담을 느낀 것인지 소속팀에서는 베론과의 마찰과 여러 구설수에 오르며 입지를 잃게 되며, 포스트 호나우두가 아닌 타락하는 호나우두 후계자로서의 모습을 선보이게 된다. 심지어 그의 소속팀 인테르는 그를 브라질의 상파울루로 임대를 보내는 특단의 조치를 내리고, 그는 그곳에서 새로운 축구 인생을 시작하게 되었다.

6개월간의 임대생활 청산 후 그는 무리뉴 감독 체제하의 인테르로 복귀하게 되고, 마치 생사의 갈림길에 놓인 마냥 기존의 모습과는 달리 조금이나마 성실한 모습을 보여주었기에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 투톱을 형성하며 잠시나마 그의 팬으로 하여금 기대를 심어주게 된다.

그러나 그것이 문제였다. 지난 4월3일 브라질과 페루전 이후 그의 소속팀 동료인 훌리우 세자르, 마이콘이 밀라노 행 비행기를 탄 것과는 달리 그는 때아닌 실종 루머에 휩싸이게 된다.

가족과 에이전트와의 연락 두절 루머에 휩싸이게 되고, 심지어 그가 자살을 시도했다는 루머까지 발생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헤어진 여자친구와의 문제로 리우에 머무르는 것이며 에이전트를 통해 자신의 뜻을 전했다고 밝혀졌으나, 그의 이러한 행동은 프로선수들이 보여줄 모습이 결코 아니다.

게다가, 현재 그의 동향을 살펴보면 소속팀 복귀 자체가 미지수이다.

반면 2001년 7월 아드리아누와 함께 청소년 대표로 뛴 카카의 경우를 보자. 그는 아드리아누가 세리아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있을 때, 밀란으로 입단하여 당대 최고의 플레이 메이커 중 하나인 루이코스타를 벤치로 몰아내며 당당히 첫 해 세리아 타이틀을 차지하였다. 게다가, 늘 성실한 모습으로 훈련에 임하며, 어떠한 스캔들 또한 나오지 않는 선수이다. 즉, 그는 카카와는 달리 지나친 자신에 대한 맹신으로 인해 스스로 망가진 케이스로 볼 수 있다.

이는 대한민국 대표팀의 이천수에도 적용할 수 있다.

99년 일본에서 열린 4개국 청소년 대회에서 깜짝 등장한 그는 아주리 군단 이태리를 무너뜨리는 선봉장에 나서며 주목을 받게 되었다. 이후 올림픽 대표팀을 거쳐,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며 당시 라리가 2위를 차지한 레알 소시에다드로 입단하며 대한민국 국민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게 된다. 대한민국을 대표할 차세대 주자로 나설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그는 현재 초라하기 그지없다.

동갑내기 선수 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맹활약하는 것과 대조되는 것이다.  이제 우리는 그를 통해 안정적인 실력을 바탕으로 무언가 해주기를 바라기보다는 재기를 기대하는 편이 낫게 되었다. 특히, 지난 3월 7일 전남의 홈 개막전에서 심판의 판정에 대해 도발하는 모습을 보여준 것은 프로답지 못한 의식을 드러내고 있다. 그도 아드리아누와 마찬가지로 스스로의 재능을 맹신한 결과 망가진 케이스로 간주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을 포기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현재 이탈리아 세리아A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카사노의 경우, 21세기 최강의 악동축구 천재라는 평가 속에 온갖 사고에 연루되었고 일탈적인 행동과 동료들간의 불화설들로 인해 타락의 길을 걷고 있다가 지난 시즌 완벽한 재기에 성공하였다. (비록 그가 자서전을 통해 자신의 기량에 50%만 선보이고 있다고 하지만, 그의 현재 폼은 유럽 어디에 내로라하는 선수들과 비교해도 꿇리지 않는다.)

그의 팀 동료인 팔롬보 조차 그의 변화된 모습에 놀랐다고 극찬할 정도로 그는 예전보다 성실해졌고 자기 관리에 소홀해하지 않는다.

아드리아누와 이천수 모두 이제는 유망주에서 벗어나 전성기를 맞이할 나이에 이르렀다. 비록 그들의 현재 모습이 기대 이하지만, 하루빨리 자신의 본 모습을 회복하여 내년에 열릴 월드컵에서 멋진 모습으로 재기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박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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