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2 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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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①] '모래시계' 강홍석 "첫 악역, 나쁜 놈이란 반응 기분 좋아"

기사입력 2018.01.19 11:59 / 기사수정 2018.01.19 12:02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무대에서는 악역 종도를 실감나게 소화하지만, 실제의 강홍석은 정반대다. 환하게 웃는 강홍석의 얼굴에서 악역 이미지는 찾아볼 수 없다. 뮤지컬 ‘모래시계’에서 태수의 오랜 친구이지만 결정적인 순간에 친구를 배신하고 혜린을 곤경에 빠뜨리는 종도를 연기하는 강홍석은 “나쁜 놈으로 잘 봐줘 감사하다”며 웃었다. 

“창작 뮤지컬이다 보니 초반에는 확신이 없었는데 가면 갈수록 뜨거운 반응을 받으며 확신이 생겼어요. 공연장에 출근하는 길이 행복하고 좋아요. 사실 처음에는 반신반의했거든요. 이렇게 연기하는 게 맞나 했는데 요즘에는 많은 분이 나쁜놈, 양아치로 봐줘 감사해요.” 

2008년 영화 '영화는 영화다'로 연예계에 발을 들인 강홍석은 2011년 뮤지컬 '스트릿 라이프'로 뮤지컬에 처음 도전했다. 이후 연극 ‘광해 왕이 된 남자’, '하이스쿨뮤지컬', '드라큘라', '데스노트', '킹키부츠', ‘나폴레옹’ 등에 출연했다. ‘모래시계’에서는 야망이 넘치고 처세에 능하며 친구를 배신하는 악역을 맡아 새로운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악역을 연기한 건 처음이에요. 안 어울릴 줄 알았는데 의외로 잘 어울린다고 하길래 너무 놀랐어요. 이번 캐릭터를 통해 악역이 들어오지 않을까 생각해요. 외모가 주는 것들도 무시하지 못하잖아요. 많은 악역이 오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얘기해 봅니다. 하하. 사실 제가 굉장히 젊어요. 30대 후반 아니에요. (웃음) 예전에는 외모에 비교하면 나이도 어려서 악역을 할 수 없었다면 이제는 결혼도 했고 조심스럽게 악역을 할 수 있지 않나 해요. 악역이 주는 편안함도 있고요. 계속 외모 얘기를 하게 되지만 평상시 가만히 있으면 싸늘하고 무섭게 보는 분들이 많더라고요. 전작에서는 활짝 웃어야 했는데 지금은 안 웃어도 되니 광대가 안 아파요.” (웃음) 

‘모래시계’는 1995년 이른바 ‘귀가 시계'라 불리며 최고 시청률 64.5%를 기록한 드라마다. 창작 뮤지컬로 재탄생한 이번 작품은 5 18 광주 민주화 운동이 일어나던 당시를 배경으로, 혼란과 격변의 시대에 안타깝게 얽힌 세 주인공의 우정과 사랑, 그리고 엇갈린 운명과 선택을 담았다.

우려는 있었지만 ‘모래시계’는 24부작 드라마를 무대 위에 큰 무리 없이 담아냈다. 초반부터 빠른 전개로 광범위한 시대를 포괄했다. 강홍석은 드라마에서 정성모가 연기한 종도를 맡아 드라마의 한 축을 담당한다. 

“비중이 적은 건 개의치 않아요. 그 배역에 맞는 역할을 하는 게 중요하지 대사를 많이 친다고 좋은 배역이라고 생각하진 않거든요. 관객이 느끼는 게 중요해요. 사실 주인공을 한 지 얼마 되진 않았어요. ‘모래시계’ 출연도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오디션 볼 때 올블랙 정장을 입고 들어갔는데 연출님이 ‘완전 건달이네. 합격’이라더라고요. 연기도 안 했는데 합격이었어요. (웃음) 처음 오디션 제의가 들어왔을 때 너무 기분이 좋았고 ‘모래시계’라는 작품을 몰랐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다 봤어요. 내용도 재밌고 그때 당시 이런 영상미를 썼다는 게 놀라웠어요. 시청률 60%가 나온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종도 역의 정성모 선배는 얄밉게, 독사 같은 눈으로 존경스러운 연기를 보여줬어요. 그래서 더 하고 싶은 캐릭터였어요.” 

향수를 부르는 작품의 특성상 중년 관객들도 다수를 차지한다. 악역에 대한 부담감을 버리고 캐릭터에 충실히 연기한다는 그는 어머니들의 호응에 힘을 얻는다고 이야기했다.

“악역이 겁났는데 관객이 의외로 좋아하는 것 같아요. 영화 ‘달콤한 인생’에서 황정민 선배가 악역을 기가 막히게 할 때 손발이 찌릿찌릿 한 적 있어요. 만약 악역을 잘 해낸다면 관객도 그렇게 느끼지 않을까 싶어요. 마지막에 태수의 칼을 뽑을 때 객석에서 어머님들이 ‘어머, 이런 나쁜 놈’이라고 말하는 소리가 들려요. 기분이 좋고 즉각적인 반응이 큰 힘이 돼요. 친구를 배신하는 건 말이 안 되잖아요. 전혀 공감 안가는 캐릭터이고 제일 싫어하는 스타일이에요. 하하.

하지만 의외로 몰입하기 쉬웠어요. 깡패 역할이 남자들의 로망인 느낌이어서 언젠가는 건달 연기를 하고 싶었고 그만큼 기분 좋게 하고 있죠. 칼로 찌르는 등 관객이 편하게 볼 수 없는 장면이지만 캐릭터로는 불편하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진지하게 죽기보다는 ‘나쁜 놈, 잘 죽었네’ 라며 실소가 나오도록 쉽게 죽었으면 해서 그렇게 연기하고 있어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씨제스엔터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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