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8.12.28 20:54 / 기사수정 2008.12.28 20:54
[엑스포츠뉴스=안경남 기자] 지난 27일(이하 한국시간) 글래스고 아이브록스 스타디움에서 스코틀랜드 최고의 더비매치가 열렸다. 일명 올드 펌(Old Firm)이라 불리는 셀틱과 레인저스의 라이벌 매치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더비이자 가장 폭력적인 더비 중 하나로 손꼽힌다.
이날 381번째 맞대결의 승자는 셀틱이었다. 후반 13분 스콧 맥도날의 통쾌한 중거리 슈팅으로 1-0 승리를 거둔 셀틱은, 20라운드를 치른 현재 16승 2무 2패(승점 50점)로 43점인 레인저스와의 승점차를 더욱 벌리며 리그 4연패를 향해 순항했다.

셀틱과 레인저스의 첫 만남은 정확히 120년 전인 1888년 5월 25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셀틱의 5-2 승리로 시작된 두 팀 간의 더비매치는, 정치와 문화 그리고 종교적 갈등이 뒤섞인 오랜 역사를 지닌 세계적 더비 매치로 오늘날 축구팬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두 팀의 더비 매치는 앞서 언급했듯이 매우 폭력적인 더비 매치이다. 이는 애초부터 달랐던 탄생배경에서부터 출발한다. 셀틱이 아일랜드계 이주민들에 의해 만들어진 반면, 레인저스는 북아일랜드의 영국귀속을 지지하던 사람들이 주축을 이뤘다.
애당초 구단을 지지하던 팬들의 성격자체가 달랐던 것이다. 이는 종교 문제로까지 이어졌다. 19세기 스코틀랜드에서 아일랜드계 이주민들은 종교 문제로 많은 차별을 받았다. 전체 인구의 대다수가 신교도를 믿는 영국에서 가톨릭을 지지하는 아일랜드인들은 언어는 물론 종교적 탄압 속에 힘든 시절을 보냈다.
결국 오랜 독립 운동에서 불구하고 북부 신교도들로 인해 아일랜드는 남과 북으로 찢어졌고 당시의 모든 울분과 복수심이 그대로 축구장으로 옮겨지며 그라운드의 전쟁이라는 셀틱과 레인저스간의 올드 펌 더비로 이어져 내려오고 있다.
가톨릭과 개신교간의 종교 대결로 대비되는 올드 펌은 라이벌 매치라기 보단 총성 없는 전쟁에 가깝다. 올드 펌이 열리면 양 팀 서포터들은 매우 폭력적으로 변하며 서로를 향한 거침없는 욕설을 아끼지 않는다. 특이한 점이 있다면 이처럼 증오의 대상인 상대팀과 같은 스폰서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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