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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이슈] 조덕제 기자회견, 여배우·장훈 감독과 입장차만 재확인 (전문)

기사입력 2017.11.07 17:14 / 기사수정 2017.11.07 18:03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조덕제가 성추행 사건과 관련해 영화인들이 직접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조덕제와 여배우, 감독의 입장은 큰 변화 없이 계속해서 평행선을 달리는 중이다.

조덕제는 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피앤티스퀘어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그간의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개별적인 인터뷰 등을 통해 심경을 전한 경우는 있었지만, 공식적으로 자리를 마련해 얘기한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자리에는 조덕제와 이지락 메이킹 촬영기사가 자리해 메이킹 영상 조작 논란에 대해 해명했다. 또 해당 영화 조감독의 진행 아래 조덕제와 논란이 된 메이킹 영상의 촬영 기사의 성명, 또 변호인의 성명 발표가 이어졌다.

조덕제는 이 자리에서 "연기를 하다가 순간적, 일시적, 우발적으로 흥분해 성추행을 했다는 것은 정신병자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제가 평생을 바친 연기가 저를 향한 비수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저는 현실적으로 1심과 2심을 마친 상태에서 성추행범이라는 전과자 신분이다"라고 설명한 조덕제는 "또 우리 영화계가 저의 사건을 계기로 영화계와는 무관한 외부 여성단체들에 의해 외도되고 좌지우지되는 것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애꿎은 희생자들이 영화인들에게서 양산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기 때문에, 영화인들의 손으로 진상 조사를 해주시고 검증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조덕제와 함께 한 메이킹 촬영 기사는 "감독이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악마의 편집'이라고까지 표현하며 상대방을 음해할 목적으로 메이킹 영상을 일부러 조작해서 검찰에 제출한 듯 조작하고 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 이를 바로잡고 사실대로 알리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면서 메이킹 영상 편집본 논란에 대해 "감독은 메이킹 영상을 감독님과 조덕제 배우만 찍는 게 이상하다고 했고, 주인공은 이 장면이 아니더라도 앞선 촬영과 13번 신 이후에도 대부분 등장하기 때문에 조덕제 배우 위주로 생각하고 13번 신 메이킹 촬영을 한 것이다. 감독의 주장은 납득할 수가 없다"고 정면 반박했다.

이는 앞서 여배우 측이 주장한 "성추행을 당했다"고 하는 부분과, "연출 의도에서 벗어나지는 않았다. (신체 부위를 만졌는지는)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없었다. 메이킹 영상은 조작됐다"고 말한 감독의 주장과 대립되는 부분이다. 기자회견을 통해서는 세 명의 극명한 입장 차이만 다시 한 번 두드러지게 확인하는 시간이 됐다.

다음은 조덕제의 성명서 전문.

안녕하십니까. 저는 22년간을 연기자로 살아온. 직업이 연기자인 조덕제입니다.

저는 언론을 통해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2년 6개월 동안 기나긴 송사를 벌여왔고 이제 상급심인 대법원에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이 힘들고 고달픈 송사 과정에서 억울함과 답답함에 수시로 무너지려는 마음을 다잡고 허위와 거짓 주장으로 갈기갈기 찢긴 가슴을 추스르며 앞을 향해 걸어가면 곧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믿고 지금까지 버텨왔습니다.

1심과 2심에서의 가장 큰 차이는 재판부의 시각과 관점의 차이입니다. 1심에서 저는 영화현장의 특수성. 촬영에서의 상황 등을 재판부에 알리고 이해를 구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해당 영화의 촬영 당시 참여한 많은 스태프들의 사실 확인서를 제출하였고, 증인으로 나와 증언을 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1심 재판부는 저의 연기를 업무상의 정당 행위로 판단하고 촬영 중의 상황에서의 연기로 판단하여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2심에서는 여배우측의 주장이 일관된다는 것을 들어 유죄 선고를 했습니다.

영화라는 한정된 상황에 대한 이해가 없이 감독의 지시에 충실하게 한 제 연기를 연기적인 상황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사회의 일반적인 성폭력 상황으로 받아들였습니다. 2심에서는 영화 장면에 몰입한 상태의 연기자의 열연을 마치 현실 상황에서 흥분한 범죄자가 한 행동이라고 오인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그런 느낌이 들었다면 연기자는 감독의 지시와 자신의 배역에 충실한 것이고 리얼리티를 잘 살렸다는 칭찬을 받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

영화를 보면서 감동을 하고, 화를 내는 등의 동질성을 느끼는 것은 어쩌면 아주 당연한 모습입니다. 그것이야 말로 감독과 연기자들이 원하는 것이겠지요. 영화적인 리얼리티로 인해 마치 그것이 실제 현실에서 일어난 것처럼 혼동을 한다면 그것은 정확한 판단이라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이처럼 2심 재판부는 영화적인 의미에서의 연기적인 리얼리티와 실제 현실을 구분하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또 2심 재판부는 추행을 했다고 하는 명확한 근거를 밝히지 못했습니다.

단지 2심 판사님은 제가 연기를 하다가 일시적으로 우발적으로 흥분해서 그럴 수 있었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우발적으로 흥분했다는 내용만 봐도 영화적 몰입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씀 드리지만 2심 판사님이 영화적인 상황에서의 연기적인 리얼리티와 실제 현실을 구분하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실제와 영화 촬영 중 연기의 상황에 대한 구분을 전문가들인 영화인들은 알 것입니다.

영화인들에게 물어보십시오. 20년 이상 연기한, 조단역배우가, 수많은 스태프들이 있는 촬영현장에서 일시적 흥분을 할 수도 없을 뿐더러 이러한 흥분 상태에서 연기자임을 망각하고 성추행을 했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라는 것을 잘 알 것입니다.

연기를 하다가 순간적, 일시적, 우발적으로 흥분하여 성추행을 했다는 것은 정신병자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인 것입니다.

현재 영화계에도 신문고라는 영화계 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시스템이 있습니다. 영화인 신문고를 만든 취지와 목적은 영화계 내의 문제로 인한 분쟁의 발생시 자체적으로 이를 원만히 해결하기 위한 것이고, 분쟁이 접수가 되면 사실 관계 확인과 진상규명을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영화인 신문고라는 제도는 이미 재판 중인 사건은 다루거나 심리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따라 이 사건을 다루지 않았습니다.

여배우측과 저 모두 영화인이었고 촬영장에서 생긴 일로 인해 벌어진 법정 다툼이었으니 어느 한 쪽의 편을 들지 않는 것이 당연한 일이지요. 그런데 정작 영화인을 위한다는 몇몇 영화 단체들은 어찌 된 일인지 무죄가 선고된 1심 후에 여성 민우회 등과 함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취합니다.

재판 중임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에 개입하기 시작한 그들은 사건에 대한 어떤 사실관계나 진상조사도 없이 맹목적으로 저를 비난하고 규탄하는 자리에 서서 저를 매도하고 공격하였습니다. 이들 영화 단체들은 왜, 어떤 이유로, 여성 단체들을 따라다니며 그들의 주장과 입장만을 추종하고 그들 뒤에 피켓을 들고 섰을까요?

제 목소리와 제 입장은 단 한 번도 묻지도 들어주지도 않은 채, 무슨 이유로 그들의 선창에 따라 앵무새처럼 저를 규탄하는 목소리를 내었는지 묻고 싶습니다. 사회적 약자의 편을 들어주는 것은 인지상정이겠지요.

그러나 이 사건은 주지하다시피 영화 촬영장에서 일어난 것이고, 더구나 씬 자체가 부부강간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점에서 좀 더 냉정하고 객관적인 시각으로 사건을 봤어야 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촬영장의 총책임자이자 관리감독자는 당연히 감독입니다. 감독은 영화의 전체 흐름 뿐만 아니라 촬영장의 총괄을 맡게 되며 촬영장에서 벌어질 수 있는 아주 작은 사고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게 됩니다. 단순히 좋은 영상을 찍는 역할이 아니라 컨트롤타워로서의 역할이 감독이 해야 할 또 다른 의무일 것입니다.

부부 사이의 강간 장면을 연출하는 장면의 성격 상 어느 정도 강한 몸짓의 연기가 오고갈 수밖에 없었기에 당시 촬영장은 긴장된 상태였고 아주 가까운 거리에는 감독과 카메라 스태프들의 시선이 있었습니다.

당시 촬영 상황이 문제가 되었다면 당연히 여배우는 촬영을 멈춰달라고 요구해야 했고, 감독 역시 NG를 외치며 상황을 정리했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감독은 OK 사인을 내며 만족스러운 촬영이라고 했고, 주연 여배우는 자신이 생각했던 것보다 촬영 수위가 높다며 촬영이 끝난 후에야 감독과 따로 독대를 했습니다.

감독으로서는 제가 사과하는 선에서 여배우의 불평을 무마하는 정도로 끝낼 수 있으리라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때문에 제게 달래줘야 하니 사과를 좀 하고 끝내자고 했던 것이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은 노출에 민감한 주연 여배우의 불만이 수그러들지 않았고 영화 촬영 자체를 진행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몰아가며 감독을 몰아 세웠던 것입니다.

결국은 촬영장의 최고 서열에 속한다고 할 주연 여배우와 감독이 한 편이 되어 조역을 맡은 저를 영화에서 하차시키는 상황으로 몰고 가게 된 것입니다.

사건은 거기에서 끝나지 않고 법정으로 옮겨졌고 제게는 배우로서 살아온 평생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도 있는 힘든 싸움이 되고 말았습니다. 이처럼 저는 영화인들마저 등을 돌린 상황에서 저 혼자 모든 것을 감내하고 버텨나가야 했습니다.

그렇지만 제 기대와는 달리 2심 선고일에 저는 유죄판결을 받고 말았습니다. 판사님이 판결문을 낭독하는 순간 저는 하늘이 무너지는 듯 한 충격을 받고 넋 나간 사람처럼 한동안 서있어야만 했습니다.

제가 평생을 바친 연기가 저를 향한 비수가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그저 연기에 열정을 바치고 더 나은 장면을 촬영하기 위해 감독의 지시에 따랐던 것이 저를 구렁텅이로 밀어 넣고만 상황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결코 쓰러지지 않고 또 다시 진실의 문을 향해 나아갈 것입니다. 제가 쓰러지면 그들은 기뻐 날뛰며 축하연을 열고 진실을 묻어 버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 시간에도 묵묵히 자신의 역할에 충실한 조단역 배우들과 열악한 처우에도 불구하고 내일을 꿈꾸는 수많은 스태프들에게 좌절을 안길 수 없기 때문입니다.

특정 영화단체는 1심 무죄 선고 후 재판 중인 사건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깨고 오히려 저를 규탄하며 비난하였고, 외부 여성관련 단체와 더불어 2심에서 유죄가 되도록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저를 공격하였습니다.

심지어는 그들이 원했던 대로 유죄 판결이 나자 기다렸다는 듯이 유죄 환영 기자회견을 열기까지 하였습니다. 저는 그들에게 묻고 싶습니다. 왜 그들은 저의 무죄를 받아들일 수 없었던 것일까요. 아니 왜 그토록 저의 유죄 판결을 원했던 것일까요. 그 이유를 듣고 싶습니다.

단 한번이라도 사실을 파악하기 위한 노력을 하기나 했는지, 또 그러한 사실 확인을 위해 사건 당사자인 저에게 단 한번이라도 연락을 해 본 일은 있었는지. 왜 그들에겐 조덕제가 성추범이 되어야만 했었던 이유가 있었나 봅니다.

제 재판을 통해 경험한 바에 따르면 여성관련 단체들은 언제라도 사회적 약자인 여성의 편에 선다는 자신들의 편협한 논리를 앞세워 기자 회견, 규탄 대회, 성명서 낭독, 포럼 등을 개최하여 마치 전체 영화계에 성폭력이 가득하다는 식으로 영화계를 매도 할 것입니다.

이에 동조한 몇몇 영화계 단체들은 또 그들 뒤에 서서 그들이 쥐어준 피켓을 들고 그들이 외치는 목소리를 따라 할 것입니다.

결국 이 문제는 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영화인의 문제입니다. 우리 영화계가 저의 사건이 빌미가 되어 영화계와 무관한 외부 여성관련 단체들에 의해 매도되고 좌지우지 되는 것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저는 이들 영화 외적인 단체들이 자신들의 존재 이유를 부각시키기 위해, 필요한 이슈를 만들기 위해 우리 영화계를 좌지우지하며 우리 영화계를 이용하는 것을 묵과할 수 없습니다.

이처럼 영화계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외부 단체들에 의해서 사건이 왜곡, 과장되고 그들의 힘의 논리에 의해서 애꿎은 희생자들이 영화인들에게서 양산될 수 있는 것입니다. 이처럼 저 말고도 또 다른 억울한 희생자가 그 단체들에 의해 만들어 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제안합니다. 이러한 빌미가 되었던 제 사건을 영화인들의 손으로 철저히 진상 조사해 주시고 검증해 주십시오. 지금 여성 단체 쪽의 입장에 서있는 영화단체들도 영화를 사랑하는 영화인의 모습으로 돌아와서 저의 사건을 제대로 다시 조사하고 진실을 규명하는데 동참해 주십시오.

영화단체로서 여성단체 편에 치우쳐 있지 말고. 영화계로 되돌아와서 처음부터 공정한 절차로 진상 규명을 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객관적이고 공정한 절차와 방법을 사용하여 본 사건을 검증한다면 어떤 조사에도 당당히 임할 것이고 제 스스로 그 시험대 위에 오르겠습니다. 전문 영화인들만이 이 사건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고 향후 영화계 전반에 미칠 거대한 영향력을 온전하게 행사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럴 때에야 외부 세력에 의해 영화계가 좌지우지 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 조덕제가 제안하는 것입니다. 저를 조사하여 주십시오. 어떤 시험대라도 오르겠습니다. 우리 영화인들이 조사하고 검증한 결과라면 마땅히 저는 그 결과를 존중하고 받아들이겠습니다. 부디 이 사건이 한국 영화가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시금석이 될 수 있도록 온 영화계의 식구들이 함께 나서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2017년 11월 7일 조덕제 올림.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DB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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