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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산성'②] 박해일 "인조 연기, 필모그래피에서 독특한 지점" (인터뷰)

기사입력 2017.10.03 06:35 / 기사수정 2017.10.02 22:35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배우 박해일이 영화 '남한산성'(감독 황동혁)을 통해 인조를 연기했다. 스스로도 자신의 필모그래피에서 독특한 지점이라고 얘기할 만큼, '남한산성'이라는 작품과 함께 한 시간은 그에게도 특별한 순간으로 남았다.

'남한산성'은 1636년 인조 14년 병자호란, 나아갈 곳도 물러설 곳도 없는 고립무원의 남한산성 속 조선의 운명이 걸린 가장 치열한 47일 간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박해일은 대군을 이끌고 국경을 넘은 청의 공격을 피해 남한산성으로 향한 조선의 16대 왕 인조를 연기했다.

청과의 화친으로 생존을 모색하자는 최명길(이병헌 분)과 죽음을 불사해서라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김상헌(김윤석)의 상반된 주장으로 논쟁은 날로 거세지고, 인조는 그 사이에서 혼란스러워하며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는 결정의 날을 맞는다.


'남한산성' 개봉 전 서울 종로구 팔판동의 한 카페에서 마주한 박해일은 "현장에서 찍었던 기억이 있고, 영상으로 담긴 결과물을 보고 나면 '시나리오만큼 나온 것이냐'를 생각하게 되는데, 저는 시나리오만큼 충분히 담겼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운을 뗐다.

처음 '남한산성' 제의를 받았을 때는 일정 문제도 물론 있었지만, '오랜 시간을 두고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는 마음에 거절한 바 있다. 이내 황동혁 감독의 설득으로 '남한산성'에 합류하게 된 박해일은 이병헌과 김윤석 등 먼저 출연을 결정한 배우들을 보며 현장에 누구보다 빨리 적응하려 노력했다.

박해일은 '남한산성'을 함께 한 것에 대해 '운이 좋았다'는 표현을 내놓았다.

"한 작품에서 두 배우(이병헌, 김윤석)를 만날 기회는 많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운이 좋았죠. 그러면서도 두 분이 연기하는 최명길과 김상헌의 기운을 받아내야 하는 것은 제게는 부담이자 숙제였어요. 저 나름대로 열심히 준비를 했죠."

2000년 연극 '청춘예찬'을 통해 데뷔한 후 17년 동안 차곡차곡 필모그래피를 쌓아온 박해일은 '남한산성'을 통해 왕 역할을 처음 연기하게 됐다.

"(용포의 무게감은) 예상은 했다"고 얘기한 박해일은 "이병헌 선배가 광해를 연기했었으니 물어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는데, 선배도 제게 특별한 말은 없으셨어요. 적당한 거리를 두고, 제가 실수해도 기다려주시고 봐주시고 그렇게 해 주신 게 오히려 배려해주신 게 아닐까 생각이 들었고요. 김윤석 선배도 마찬가지였어요. 그렇게 경험 있는 분들이 포진해 있다 보니까, 더더욱 저만 잘 하면 될 것 같았고요"라며 웃었다.

박해일은 "이 캐릭터 자체가 제 필모그래피에서 보자면 독특한 지점이거든요"라고 차분하게 말을 이었다.

"꼭 왕이어서 그런 건 아니지만, 이 인물이 보여주고자 하는 연기의 톤이 사뭇 정제돼있고, 시간이 흘러가면서 감정의 변화들이 혼란의 끝까지 가고, 결국엔 우리가 역사에서 알 수 있듯이 삼전도로 가는 그 인물의 감정선과 톤들이 제게는 조금 낯설지만 새롭게 다가왔어요. 인조에 대한 평가들은 알려져 있잖아요. 그렇기 때문에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 보여줘야 할까에 대해 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죠."


지양하고자 했던 점은 인물이 평가되는 지점에 대해 1차원적으로 보여주지는 말자는 것이었다. 혼란을 서서히 느껴가면서, 임금이 되기에는 짊어진 것이 너무 큰 민낯의 모습을 단계적으로 드러낼 수 있도록 톤 조절에 집중했다.

다행스럽게도 '남한산성' 속 박해일의 촬영분은 최대한 순서대로 촬영되며 감정의 조절에 더욱 신경 쓸 수 있었다.

박해일은 '남한산성'에 "후회는 없다"고 얘기했다.

"많은 것을 느끼게 하는 지점이 있는 작품인 것 같아요"라고 말한 박해일은 "살아가면서도 그렇고 필모그래피에서도 다른 지점이었다는 것은, 제가 연기했던 이 역할로 인해서 작품 안에서 관객들이 봤을 때 '이런 지점들을 또 해내네'라는, 가능성에 대한 얘기를 할 수 있는 하나의 중요한 지점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더욱 그렇죠"라며 미소를 보였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엑스포츠뉴스 서예진 기자, CJ엔터테인먼트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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