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16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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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적 평가' 필요한 올림픽 대표팀

기사입력 2008.07.11 09:24 / 기사수정 2008.07.11 09:24

장준영 기자
 
 
[엑스포츠뉴스=장준영 기자] 10일 무더위 속의 파주 국가대표 축구 트레이닝 센터에는 베이징 올림픽을 앞둔 태극 전사들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이날은 히딩크(現 러시아 대표팀)감독이 방문, 선수들을 독려하고 훈련을 지켜보고 있었다.
 
부상 선수인 백지훈을 제외한 모든 선수들이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하기 전에 몸 풀기를 실시한 후, 자체 청백전을 실시했다. 이날 첫 쿼터에 조끼를 입은 멤버는 박성화 감독의 전술을 대략 짐작할 수 있게 하는 멤버들이었다. 박주영(FC 서울) 중앙으로 놓고 이근호(대구 FC)와 이청용 (FC 서울)이 좌우 공격을 담당했다. 미드필더에서는 와일드카드로 선발된 김정우(성남 일화)와 기성용(FC 서울)이 나섰고, 중앙 수비로는 김진규(FC 서울)와 강민수(전북 현대)가 나섰고, 골문은 정성룡 (성남 일화)가 지켰다.

▲ 돌파시 스피드가 떨어지며 머리를 들이미는 박주영(흰 조끼)

박주영 딜레마

예상대로 경기 초반 흰조끼를 입은 팀이 상대팀을 완전히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수비진영에 공이 돌아오지 않을 정도로 초반부터 압박을 가하면서 여러 차례 위협적인 슈팅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이 가운데 박주영은 유독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좀처럼 볼 터치를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기본적으로 스피드가 떨어지는 모습이 여러 차례 눈에 띄었다. 먼저, 어깨를 들이민 상황에서도 따라 잡혀 공을 뺏기고, 1대1 볼 경합 중에는 스피드와 파워 모두 떨어지면서 머리를 들이대며 몸싸움을 하는 힘겨운 모습도 나타났다.
 
 

▲ 한발 앞서 치고 나가다 두 명의 수비수에게 막히면서 공을 뺏기는 모습

볼을 소유하지 못하면서 자연스럽게 패스, 득점으로는 연결되지 못했고, 간혹 위협적인 돌파를 했던 장면도 오프사이드가 선언되었다. 원래 스피드가 특출난 선수는 아니었으나 균형 잡힌 밸런스와 드리블 능력은 어릴 적부터 타의 추종을 불허했던 박주영이었다. 그러나 이날 보여준 모습은 밸런스가 무너져 있는 모습이었고, 올 시즌 소속팀에서도 본 적이 없는 모습이었다.
 
문제는 지금까지의 공헌도와 ‘박주영은 컨디션이 올라오면 달라질 것이다.’라는 기대 심리가 작용하여 다른 선수들과의 객관적인 비교를 저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오는 16일 안산과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평가전에서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코칭 스태프도 미련을 버리고 과감한 선택을 할 가능성이 크다.
 
 


▲전반적으로 뛰어난 모습을 보여준 기성용

군계일학

훈련에서 유독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선수가 있었다. 선배인 김정우와 호흡을 맞춰 중원을 책임진 기성용은 상대 예봉을 차단한 후 좌우 공격수들에게 패스를 연결하고, 슈팅 기회에서는 양발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며, 위력적인 슈팅을 시도했다.
 
큰 신장(186cm)을 활용하여 제공권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다. 지난 주말 K-리그 포항 전에서 보여준 물오른 플레이를 고스란히 보여주며, 보는 이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김진규와 강민수로 이루어진 ‘국가대표 수비수’ 듀오는 사실 상대 공격수 중에 위협적인 선수가 서동현 정도밖에 없었던 지라 그 모습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는 어려웠다. 하지만, 이들이 수행한 역할이 수비 지역에서 상대방 공격지역의 아군 공격수에게 한방에 연결하는 패싱 플레이였다.
 
김정우와 기성용 조합은 볼 소유권을 높이거나 톱니바퀴 같은 패스 연결을 하는 플레이에는 적합하지만 공격을 전개할 때 전방으로 한 번에 연결하는 플레이는 힘든 조합이다.
 
이러한 ‘한방’ 패스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한 선택이었는지 몰라도 수비 진영에서 한번에 길게 연결하는 플레이가 종종 눈에 띄었다.
 
사상 첫 메달을 향하여!
 
이번 대표팀에는 기존에 활약을 했던 박주영, 이근호, 양동현은 물론이고 다소 출전 기회가 뜸했던 서동현과 신영록, 이청용이 포함되어있다. 이천수, 조재진, 최태욱이 활약했던 2004 아테네 올림픽 대표팀에 비하면, 각각의 이름값은 떨어진다. 그럼에도, 이들이 더 낫다고 평할 수 있는 이유는 이들 모두가 소속팀에서 주축 선수로 활약을 하면서 풍부한 실전 감각이 있다는 것이다.
 
기존에 활약을 펼쳤던 백지훈, 김승용도 자신들의 위치를 장담할 수 없고, 박주영조차도 탈락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남은 기간 박성화 감독이 객관적인 평가를 통해 옥석을 가려낸다면 사상 첫 올림픽 축구 메달의 꿈에 한 발짝 다가설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장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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