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01 08:30
스포츠

[클로즈 업 V] 신치용 호의 첫 출발, 월드리그 쿠바 전.

기사입력 2008.06.27 17:54 / 기사수정 2008.06.27 17:54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대한배구협회는 우여곡절 끝에 삼성화재의 신치용 감독을 남자배구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했습니다. 현 배구협회 회장인 장영달 회장의 사임설을 놓고 심하게 내분사태를 겪고 있는 대한배구협회는 올림픽예선전이 끝난 이후, 새로운 대표팀 감독으로 전 대한항공 사령탑이었던 문용관 전 감독을 대표팀 감독으로 내정했지만 문 전 감독이 스스로 감독 결정이후 불과 이틀 만에 감독직 자리를 고사했습니다. 

그러나 애초에 장 회장이 신치용 감독에게 대표팀 지휘봉을 맡기기를 원했던 부분이 붉어져 나오면서 문용관 감독이 스스로 대표팀 감독직에서 물러나는 일이 벌어지게 됐습니다. 비록 배구협회의 갖은 내분으로 인해 감독 선임조차 난항을 겪었지만 위기에 빠진 한국남자배구를 다시 일으킬 막중한 책임은 결국, 신치용 감독이 짊어지게 되었습니다.

신치용 감독은 삼성화재의 9시즌 연속 우승이라는 독보적인 기록을 세웠습니다. 국가대표 감독을 맡은 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에는 2000 시드니올림픽 본선 진출을 일궈냈으며 2002 부산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했습니다.

현대캐피탈의 김호철 감독과 함께 현역 배구 최고의 지도자로 손꼽히는 신치용 감독이지만 배구 팬들 사이에서는 신감독을 둘러싼 논쟁이 치열합니다.

신치용 감독이 선수들의 기본기를 강조한 점은 긍정적이지만 탄탄한 수비조직력을 바탕으로 한 주공격수에 의존하는 ‘신치용식 배구’에 비판하는 목소리들은 적지 않습니다. 그리고 9연패 시절에는 김세진과 신진식이라는 당대 최고의 선수들을 한 팀에 거느렸었고, 현재는 외국인 선수의 영향을 받아 팀 성적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비판도 신치용 감독을 평가할 때 항상 따라다니는 단골소재입니다.

이번에 다시 남자대표팀 감독직을 수락하면서 소감을 밝힌 신치용 감독은 ‘문성민(경기대)과 김요한(LIG 손해보험), 그리고 신영수(대한항공) 같은 선수들에게 수비를 가르치고 탄탄한 기본기를 익히는데 주력하겠다.’라고 밝히며 ‘세계배구의 흐름이 강한 파워와 스피드에 있다고는 하지만 한국선수들은 신체조건 상, 힘과 스피드로 경쟁하기 어렵다. 탄탄한 기본기와 수비를 지녀야만 국제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답변했습니다.

신치용 감독의 이러한 의견은 적절한 발언이고 국내의 모든 젊은 선수들은 더욱 탄탄한 기본기를 익힐 필요성이 있습니다. 문성민과 김요한 등의 젊은 선수들이 대표팀의 주축이 되면서부터 한국대표팀은 늘 서브리시브 난조에서 고전했습니다. 

파워와 높이가 유럽과 남미, 그리고 북중미 선수들에 비해 떨어지는 특징을 생각한다면 한국을 비롯한 일본과 중국 같은 동아시아팀들은 탄탄한 기본기와 수비력에서 그들보다 우위를 점해야 비로소 경쟁할 수 있어집니다.

그리고 이 부분과 더불어서 중요한 것은 세터의 빠른 토스를 기반으로 한 전광석화 같은 플레이입니다. 이번 올림픽예선전에서 일본의 남녀 팀들이 모두 올림픽본선에 진출할 수 있었던 큰 이유는 탄탄한 수비력을 바탕으로 한 빠른 플레이였습니다. 일본에서는 남녀 팀 모두 국제무대에서 싸울 수 있는 무기로 꺼내든 것이 ‘1초 배구’였습니다.

안정된 리시브를 바탕으로 세터의 빠른 토스로 눈 깜짝할 사이에 이루어지는 ‘1초 배구’는 일본 남녀 팀을 모두 업그레이드시켰으며 두 팀 다 올림픽 예선전에서 단 1패에 그치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게 했습니다.

단조로운 오픈 공격으로는 유럽과 남미 선수들의 높은 블로킹 벽을 피해갈 수 없습니다. 현대 국제배구는 안정된 수비와 리시브를 바탕으로 한 빠른 플레이가 이루어져야 비로소 국제배구에서 경쟁할 수 있는 시대에 도달해 있습니다.

신치용 감독이 늘 강조하는 선수들의 기본기는 반드시 필요한 부분입니다. 이와 더불어서 국가대표팀이 갖춰야 될 점은 세터들의 빠른 토스입니다. 그리고 이 토스로 이어지는 선수들의 기민하고 빠른 플레이가 무엇보다도 시급합니다.

배구 팬들 사이에서는 신치용 감독에 대한 논란이 제기되고 있지만 신감독의 가장 큰 장점은 혹독하고 체계적인 훈련을 통해 이룩된 성과를 만족할만한 결과로 늘 내놓는다는 것입니다. 

남자배구 대표팀이 온전하게 자리 잡고 기본적인 조직력과 틀을 갖추려면 최소한 6개월 이상에서 1년이 넘게 걸립니다. 신감독 역시 당장 성적에 연연하지 않고 2010년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딸 수 있도록 대표팀을 양성하겠다고 답변했듯이 먼 이국땅인 쿠바의 아바나에서 첫 출발하는 신치용 호의 미래가 좋은 결실로 이어지길 기대해봅니다.

[사진 = 신치용 (C) 한국배구연맹]



조영준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