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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정규시즌 통계로 보는 미국 올림픽대표 12인

기사입력 2008.06.26 21:15 / 기사수정 2008.06.26 21:15

강대호 기자

[엑스포츠뉴스=강대호 기자] 6월 23일 미국농구협회가 2008년 올림픽 본선 대표 12인 명단을 발표했다. 

전원 NBA 선수로 구성된 이번 대표팀에 대해 벌써 국내외에서 설왕설래가 한참이다.

흔히 국제무대는 NBA와 많이 다르다고 한다. 그도 그럴 것이 3점슛 거리(정면기준 국제농구연맹 6.25미터, NBA 7.24미터)의 차이 때문에 경기장 규격이 달라 공격·수비의 기준점이 다를 수밖에 없고 공격자반칙·바스켓 인터피어런스(골 텐딩)·트레블링 등에 대한 판정 기준도 국제경기가 더 엄격하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NBA와 농구국가대항전의 관계와 달리 기본적인 규칙이 대동소이한 축구도 ‘리그용’과 ‘A매치용’이라는 수식어가 있는 것만 봐도 클럽경기와 국가대항전의 성격 차에 따른 특화선수는 분명히 존재한다. 따라서 미국대표의 이번 시즌 클럽 활약을 살펴보는 것은 어디까지나 참고 이상은 될 수 없다.

그러나 NBA는 각팀 정규시즌 82경기의 세계 최장리그다. 이번 시즌 기록으로 특정선수의 올림픽 호조나 부진을 예상할 수는 없겠지만, 기본실력을 가늠한다는 의미로는 충분할 것이다. 미 참가 선수도 있는 플레이오프 통계는 제외했다.

1. 정규리그 팀공헌지수 순위

 

이번 시즌 NBA에서 팀 경기시간의 50% 이상 출전한 선수는 모두 122명이며 이 중 미국대표는 10명이다. 122명에 대한 팀공헌지수 순위에서 미국대표팀 중 5명이 10위안에 들었다.

무릎 부상 등으로 이번 시즌 51경기 출전에 그친 드웨인 웨이드는 출전시간 49%로 1%가 모자랐다. 팀공헌지수 6.5는 50% 이상 출전선수 중 21-22위 수준이다.

시즌 도중 뉴저지 네츠에서 댈러스 매버릭스로 이적한 제이슨 키드는 네츠에서 48%, 매버릭스에서 26%의 출전시간을 기록했다. 매버릭스에서 팀공헌지수 4.9는 33-37위, 네츠에서 팀공헌지수 2.1은 61-62위 수준이다.

2. 위치별 출전시간 분포



위치별 출전시간 50% 이상 선수는 포인트가드 3명·슈팅가드 2명·스몰포워드 4명·파워포워드 1명·센터 1명이다. 농구에서 외곽·골밑으로 번역되는 백코트·프론트코트가 포인트가드/슈팅가드, 스몰포워드/파워포워드/센터를 의미하긴 하지만 스몰포워드가 두텁다곤 하나 파워포워드/센터의 얇은 선수층은 ‘골밑’이 허전하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3. 포인트가드 주요통계

 

정규리그 최우수선수 후보였으며 팀공헌지수 리그 4위를 기록한 폴은 PER에서도 대표팀 동료 포인트가드를 압도한다. 슈팅가드가 주 위치지만 이번 시즌 포인트가드로 10%를 소화한 웨이드가 2위인 것이 눈에 띈다. 키드는 매버릭스로 팀을 옮긴 후 더 잘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상대에게 허용한 PER은 대인 수비를 가늠할 수 있는 통계다. 그러나 이번 시즌 수비차석팀에 선정된 폴, 2005년 수비차석팀의 웨이드, 수비수석팀 4회·수비차석팀 5회를 자랑하는 키드 등 대중에게 좋은 수비수로 인식된 이들의 기록은 뜻밖에 좋지 않다.

반면 민첩성이 결여되어 평범한 수비수라는 비판을 받는 데론 윌리엄스가 대표팀 포인트가드 중 상대에게 가장 낮은 PER을 허용했다. 대중의 평판과 고정관념으로 선수를 평가하는 것은 오판의 소지가 다분함을 재차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시즌 폴이 리그 수위를 다투는 선수로 성장한 것은 기존의 위력적인 골밑슛을 기반으로 점프슛이 향상되고 결정력도 좋아졌기 때문이다. 슛 기술과 다양함에서 자신보다 한 수 위로 평가된 윌리엄스와 견줘도 손색이 없을 정도가 됐다.

내외곽과 결정력을 겸비한 두 선수와 달리 웨이드는 점프슛과 결정력이 부족했고 키드는 네츠 시절 점프슛과 골밑슛, 매버릭스 시절에는 결정력에 문제를 보였다. NBA 경력 14년, 2000년 올림픽·2007년 미주선수권 우승의 풍부한 경험을 가진 키드가 네츠에서의 결정력과 매버릭스 이적 후 점프슛·골밑슛의 향상을 동시에 보여줄 수 있다면 이상적일 것이다.



폴의 장점은 기술적인 측면만이 아니다. 이번 시즌 그는 포인트가드로 동료에게 기회를 만들어주는 수준을 넘어 동료를 이끌고 이것이 팀의 호조로 그대로 연결됐다. 반면 기술적으로는 폴과 큰 차이가 없는 윌리엄스는 출전/휴식 중 득실차에서 폴보다 11이나 적었다.

- 추천선수: 크리스 폴 (수비가 약점), 데론 윌리엄스 (조직 기여가 약점)

수비를 제외한다면 폴은 이번 시즌 NBA 포인트가드 중 단연 으뜸이었다. 수비가 좋지만, 조직 기여엔 단점이 있는 윌리엄스와 적절히 출전시간을 배분하면 이상적일 것이다.

4. 슈팅가드 주요통계

 

코비 브라이언트는 이번 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다. 이 한마디로 그의 높은 PER과 낮은 상대 허용 PER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대표팀에서 브라이언트보다 공격·수비의 완성도가 높은 선수는 없다. 반면 웨이드는 포인트가드는 물론이고 주 위치인 슈팅가드로도 대중의 인식과 달리 이번 시즌 수비가 허술했다.



브라이언트는 2월 14일 당한 손가락 인대 부상으로 당장 수술이 필요함에도 정규리그를 끝까지 소화하면서 내외곽과 결정력에서 흠이 없었다. 정교한 슛으로 정평이 난 마이클 레드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카멜로 앤터니와 웨이드는 점프슛과 결정력에서 약점을 보였다.



현재 브라이언트는 이기적이라는 논란을 이미 초월한 수준이다. 반면 앤터니는 기술적인 결함은 물론이고 조직기여도 부족함을 알 수 있다.

- 추천선수: 코비 브라이언트 (무결점)

체력이 되고 반칙문제가 없다면 이론적으로 브라이언트가 슈팅가드로 전 경기를 뛰는 것이 가장 좋다.

5. 스몰포워드 주요통계



소속팀 성적 등이 이유로 최우수선수가 되진 못했지만, 이번 시즌 실질적인 리그 1인자가 러브란 제임스였다는 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주 위치인 스몰포워드로 그의 활약은 슈팅가드로 뛰며 스몰포워드를 겸하는 브라이언트 외에는 범접할 수 없을 정도로 독보적이다.



차석우수팀 3회 경력자 테이숀 프린스는 평판대로의 수비력을 발휘했지만, 제임스의 수비력은 과소평가되고 있다. 이번 시즌 제임스의 스몰포워드 수비는 훌륭했다. 슈팅가드로 전념하려고 시즌 전 감량을 했다가 팀 사정으로 스몰포워드도 겸하게 됐음에도 상대 활약을 평균에 근접한 수준으로 제어한 브라이언트도 칭찬할만하다.



여전히 결정력이 약하다는 비판을 받는 제임스이지만 이번 시즌 그는 중요한 순간 좋은 활약을 해줬다. 다만, 점프슛은 여전히 최우선과제다. 조정야투정확도 40% 이하의 점프슛으로도 리그 1인자가 된 제임스가 45% 이상의 점프슛을 구사한다면 그 위력은 상상을 초월할 것이다. 한편, 프린스는 슛에 대한 호평에도 이번 시즌 외곽슛과 결정력에서 약점을 보였다.



2004년 올스타·삼석우수팀 선정으로 정상급 선수의 반열에 오른 레드는 종종 ‘패스를 많이 하지 않는다.’라는 이기심에 대한 비판을 받곤 한다. 제임스·브라이언트·프린스와 비교하여 레드의 출전/휴식 대비 득실차가 떨어지는 것은 이런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개인능력은 팀의 호조와 조직 기여로 연결될 때 진정한 가치가 있다.

- 추천선수: 러브란 제임스 (점프슛이 약점), 코비 브라이언트 (출전시간이 약점)

과거에 달리 90년대부터 스몰포워드의 외곽공격비중과 전술적인 요구는 증가하는 추세다. 따라서 제임스를 기본으로 하되 상황에 따라 브라이언트를 슈팅가드에서 스몰포워드로 돌리는 것도 좋을 것이다.

6. 파워포워드 주요통계



지난 시즌 스몰포워드로 시간 대부분을 소화했던 제임스는 이번 시즌 파워포워드로도 17%를 뛰며 스몰포워드/파워포워드로 변신했다. 그러나 파워포워드를 본격 소화한 첫 시즌의 활약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그의 공격력은 엄청났다. 자신보다 큰 선수를 압도할 운동능력과 대등한 힘을 갖췄기에 가능한 성과였다.



보시는 파워포워드에 적합한 208cm 104kg의 체격으로 이번 시즌 센터로 더 많이 뛰었다. 이에 대해 센터로서 수비 등의 한계를 지적하는 견해는 많지만, 막상 파워포워드로 어떤 기량을 발휘하느냐에 대해선 정당한 평가가 없는 것이 사실이다. 보시의 이번 시즌 파워포워드 수비는 리그 정상급이었다.

반면 206cm 121kg의 카를로스 부저, 203cm 113kg의 제임스는 파워포워드 수비가 매우 허술했다.



흔히 보시는 체격한계 때문에 골밑보다는 외곽을 선호하는 선수로 알려졌다. 그러나 정작 보시의 공격기술 중 단점은 골밑슛이 아닌 점프슛이다. 결정력도 다소 아쉽다. 부저 역시 좀 더 노력하여 45% 이상의 점프슛을 구사한다면 좋을 것이다.



보시의 농구 이해와 조직 기여 등도 언급자체가 거의 되지 않는 그의 장점이다.

- 추천선수: 카를로스 부저(수비, 점프슛이 약점), 크리스 보시(출전시간, 점프슛, 결정력이 약점)

이번 대표팀의 파워포워드 요원 중 소속팀에서 파워포워드를 중심으로 뛰는 선수는 부저 한 명뿐이다. 다만, 보시의 적절한 투입으로 부저의 수비 단점을 만회해야 한다.

7. 센터 주요통계



센터로서 공격력은 보시와 부저가 낫지만, 수비는 하워드는 우위다.



하워드의 골밑슛 위력은 대단하지만, 점프슛은 성공을 기대하기 어려운 수준이고 공격기술의 부족으로 결정력도 한계가 있다.



하지만, 투박하다고 농구 이해와 조직 기여가 반드시 부족한 것은 아니다. 하워드가 자신보다 슛 기술이 월등히 좋은 부저보다 팀에 7.9점이나 많이 보탬이 됐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 추천선수: 드와이트 하워드(점프슛, 결정력이 약점), 카를로스 부저(출전시간, 수비, 점프슛이 약점)

소속팀에서 센터로 전념하거나 50% 이상을 출전한 선수는 하워드가 유일하다. 외곽과 결정력의 약점은 부저로 대체할 수 있다.

8. 추천구성



능란한 공 운반이 가능한 선수가 4명(폴, 윌리엄스, 브라이언트, 제임스)이나 되고 전원의 득점력이 뛰어난 것이 이번 대표팀의 장점이다. 반면 210cm 이상이 하워드(211cm) 뿐이 없는 높이의 열세는 너무도 명확하다.

하워드가 반칙으로 뛸 수 없는 상황에서 수비력 자체가 부실한 부저로 과연 올림픽 토너먼트급 팀의 센터진을 감당한다는 보장은 없다. 파워포워드 수비가 좋은 보시는 센터 수비도 부저보다 낫지만, 힘의 부족이 변수다.

농구는 골밑 우세를 바탕으로 하는 스포츠라는 일반론이 무색하게 이번 미국대표팀은 파워포워드/센터보다는 백코트와 스몰포워드의 장점이 두드러진다. 과연 그들은 2000년 이후 8년 만에 올림픽을 제패할 수 있을 것인가?

한편, 대한민국 농구대표팀은 8월 9일부터 17일까지 중국 베이징에서 예선 12강 조별리그에 참가한다. 6팀 1조로 편성되는 이번 리그는 각 조 4위까지 총 8팀에 본선 출전권이 주어진다. 개최국 자격으로 이미 본선 진출권을 확보한 중국은 대회준비 명목으로 이번 예선에 합류했다. 한국은 A조로 B조인 중국과는 대결하지 않는다.

2008년 미국 올림픽 농구대표팀 일정



대한민국 대표팀 올림픽 예선 조별리그 경기일정



[사진(C) 미국농구협회 공식홈페이지]

참고: 이 글은 국립국어원의 외래어 표기법과 현지시각을 반영했다.

 

강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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