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7 0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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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결'의 봄②] 가짜여도 대리만족합니다…'우결'의 강한 생명력

기사입력 2017.03.24 14:00 / 기사수정 2017.03.24 10:59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빠르게 바뀌는 방송 트렌드 속에서 잘 나가던 예능도 한순간에 사라지곤 한다. 짧은 기간 내 폐지와 신설이 반복되는 예능계에서 10년여 동안 꾸준히 사랑받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MBC 예능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는 몇 안 되는 장수프로그램으로 오랜 시간 전파를 타고 있다. 2008년 처음 방송된 뒤 9년 동안 명맥을 이어왔다. 

초창기 스타들의 가상 결혼 생활이라는 신선한 콘셉트로 사랑받았다. 조권 가인, 솔비 앤디, 서인영 크라운제이, 알렉스 신애 등 개성 강한 커플을 앞세웠고 18%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며 전성기를 누렸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식상하다는 지적도 피할 수 없었다. 커플은 매번 바뀌지만 첫 만남부터 이별까지 비슷한 패턴으로 흘러갔고, 이벤트성의 데이트가 주를 이루면서 결혼에 대한 심도있는 조명이 부족했다. 여기에 각종 논란도 ‘우결’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렸다.

전성기 후 '우리 결혼했어요' 시청률은 3~5%대로 부진하다. 절대적인 수치인 시청률은 아쉽지만 화제성만은 여느 인기 예능 못지않게 높다. 새로운 커플이 투입될 때마다 포털사이트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고 상당한 관심을 받는다. 

'우리 결혼했어요'를 계기로 JTBC '님과 함께', tvN '신혼일기' 등 비슷한 프로그램이 파생되면서 이들과 비교되기도 한다. 얼마 전 종영한 '신혼일기'는 실제 신혼 부부인 구혜선과 안재현을 캐스팅해 리얼리티를 극대화했고, '님과 함께'는 코믹함과 친밀한 분위기를 내세워 사랑받고 있다. 

하지만 원조 가상 결혼 프로그램으로써 '우결'만의 매력은 여전히 유효하다. 오랜 시간 시청자를 찾을 수 있는데는 결혼이라는 판타지를 적절히 가미했기 때문이다. 어디까지나 진짜가 아닌 리얼리티를 가장한 방송이기 때문에 여전히 가상이라는 한계에 부딪히긴 하지만, 알콩달콩한 신혼 생활을 보여주는 스타들을 통해 연애와 결혼에 대한 대리만족을 심어준다. 

스타들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다. 예능 프로그램에 모습을 많이 드러내지 않았던 이들이 출연해 반전 면모를 보여준다. 스타들의 일상생활을 엿볼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인 부분이다. 

최근 첫 만남부터 결혼식, 결혼 생활까지 저마다 색깔이 다른 커플들로 재정비했다. 이국주 슬리피, 정혜성 공명에 이어 독특한 캐릭터가 매력적인 최민용과 장도연 커플을 투입해 활력을 불어넣었다. 과거 20대 아이돌 커플이 주가 돼 예능으로서의 재미에 치중했다면 최근에는 현실적이고 친근한 이들을 캐스팅하면서 호응을 받고 있다.

어느 때보다 높은 화제성을 타고 있는 가운데, 기획의도처럼 연애와 결혼에 관한 고민과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진정성 있게 비춘다면 '우리 결혼했어요'의 전성기가 또 한 번 도래하지 않을까.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MBC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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