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1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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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발'의 발견①] 누군가의 아역이 아닌, 온전한 배우 진영

기사입력 2017.03.09 13:00 / 기사수정 2017.03.09 13:44

박소현 기자

[엑스포츠뉴스 박소현 기자] 무대 위에서는 섹시하고 귀여운데 스크린과 브라운관에서의 얼굴은 또 다르다. '연기돌'이라는 단어로만 설명하기는 뭔가 묘하다. 

최근 인터뷰를 위해 만난 갓세븐 진영은 곧 컴백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마주한 자신의 영화에 대해서 강한 애정을 피력했다. 10만명이 들면 천 명과도 프리허그 하겠다며 자신도 직접 돈을 내고 관객수를 늘리기 위해 나서겠단다. 

진영은 "'눈발'을 객관적으로 보고 싶었는데 봐지지 않아 조금 자책하면서 봤다"며 "영화는 영화대로 보라고 감독님이 말씀하셨다. 새로운 영화를 한 편 본다고 생각하고 봤지만 내 연기만 보이고, 이상한 것만 보여서 조금 아쉽게 봤다"고 털어놨다. 자기만의 어색함이 더 눈에 띄었다는 그는 "영화 스크린에서 내 얼굴을 보니 얼굴이 너무 크게 나와 부끄럽고 자랑스럽고….만감이 교차했다"고 말을 이어갔다. 

KBS 2TV '드림하이2'로 연기를 시작한 그는 이후 MBC '남자가 사랑할 때' 등을 거쳐 JTBC '사랑하는 은동아'에서는 주진모의 어린시절을, SBS '푸른 바다의 전설'에서는 이민호의 아역을 연기했다. 미남 배우들의 훈훈한 어린시절을 연기하던 그가 온전히 자신 만의 배역을 받았다. 

그는 "색다른 부담감이 있었다. 그전에는 어떤 선배들이 하는 전 역할을 잘 건네줘야 한다는 것이 있었다"며 "그 분의 과거이기 때문에 배턴터치를 잘 해야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내가 잘해야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재밌었던 것 같다"고 부담과 설렘이 공존했었음을 털어놨다. 

극중 민식은 기존의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여지는 아주 멋지고 정의로운 10대는 아니다. 진영 또한 민식을 연기하면서 자신이 맡은 캐릭터를 이해하기 위해 노력했다. 진영은 "민식은 아주 평범한 친구라 그런 극적인 상황에 놓였을 때 영화나 드라마처럼 영웅같이 나설 수 있을까 싶었다. 물론 잘못된 행동이겠지만 내가 민식의 역이라 이해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봄날' 시나리오를 처음 보던 순간부터 진영은 자신을 민식에게 투영했다. 수원에서 살다가 경남 고성으로 갑자기 이사를 오게 된 민식을 보면서 고교시절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온 자신을 떠올렸다. 진영은 "지방에서 서울로 올라왔을 때 낯선 것에 대한 거부감, 괴리감을 민식이가 똑같이 느꼈을 것 같더라"며 "민식이는 잘못해서 갔던 거기때문에 나보다도 더 힘들지 않았을까. 연습생도 불안정하다. 불안정을 받아들이는 입장에서 조금 민식이와 감정선이 맞닿아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연습생 처음 들어왔을 당시를 떠올리며 "연습생 생활이 좋았긴 하지만 서울이 거대한 느낌도 컸다. 그 거대함에 짓눌려 있는 것 같았다"며 "시간이 지나니 없어졌다"고 덧붙였다. 

'눈발'의 민식은 영화가 공개되면서 조금씩 변화했다. 전주영화제 당시에는 지금보다도 더 비겁했다. 진영은 이를 "너무는 아니고 조금 더"라고 애교섞인 말투로 말했다. 조재민 감독은 민식의 캐릭터에 대한 편집을 바꾸면서 진영에게도 의견을 물어봤다. 진영은 "먼저 물어봐주시는 것도 그렇고, 말 한 마디 한 마디 자체가 나도 이 영화를 만들어가고 있구나란 생각이 들게 했다. 더 애틋함이 생기는 것 같다. 내가 만든 것, 같이 만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감사드린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영화 속에서 민식은 유달리 맞는 장면이 많다. 걸핏하면 맞는다. 이렇다할 반격도 보이지 않는다. 진영은 자신이 맞는 장면을 지켜본 갓세븐 멤버들이 꽤 좋아했다며 "내가 욕할 때 그렇게 좋아하더라. 남자끼리는 욕을 섞으면서 이야기하기도 하는데, 그걸 작품에서 하다보니까 새로워보였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갓세븐의 막내 유겸과 뱀뱀은 진영이 맞고 당하는 장면을 유달리 좋아했다고. 

하도 맞는 장면이 맞다보니 다치기도 했다. 진짜 맞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진영은 부단히도 애를 썼다. 상대는 잘 때리고 진영은 잘 맞는 리액션을 해야하는 상황. 결국 오른쪽 엉덩이쪽에 부상도 입었다. 진영은 "리허설때부터 해야 본 촬영때 잘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리허설에서 오버를 했다. 본 촬영은 하지도 못했다. 너무 민망했다. 죄송함도 컸지만 민망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넘어지던 순간 '아' 탄식했다고. 피가 계속 흘러 나오는 상황에서도 아픈 것보다는 민망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그래도 재밌었던 것 같다. '영화 할 때 그랬지'하는 에피소드 아닌가. 나중에 시간 지났을 때 그랬지 않냐고 이야기 할 만한게 생겼다. 죽지 않았으니"라며 웃었다.

진영의 부모님도 영화를 관람했다. 좋은 아버지가 되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신뢰와 존경이 굳건한 진영을 위해, 그의 아버지는 처음으로 우울한 영화를 봤다. 진영은 "어둡다보니 우울하셨다고 하더라"며 "전화로 '아들이 나빴다'고 하셔서 '죄송합니다' 했다. 어떻다고는 안하시지만 좋아하시는 것 같다"고 밝혔다. 

해외 투어와 함께 진행된 '눈발' 촬영이 버거웠을 법도 한데 진영은 정작 매니저를 챙겼다. 운전을 하고 자신을 챙기는 것이 아마 더 힘들었을 거라고. 진영은 "힘들어 하는게 보였다. 미안했다. 내가 불편한 것은 못 느꼈다. 나는 공연을 하고 비행기 타고 차 타고 와서 대본만 보면 되지 않나. 옆에서 핫팩도 대주시고 운전도 하시고 하느라 매니저분들이 많이 힘들었다"고 이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진영은 "아직 나는 어리니까 재고 따지고 하고 싶지 않다. 시간이 금방 간다. 할 수 있을 때 하고 싶다. 분명 시간적으로나 체력적으로 못할 시기가 온다. 지금 많이 하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그는 가족들이 자신을 바라보며 뿌듯해하는 모습과 팬들이 기다려주는 모습이 자신을 움직이는 원동력이라고 설명하며 "팬들의 리뷰를 찾아보면 기다린다는 말이 많다. 그래서 얼른 또 나가야지 싶다. '왜 못할까'에 대한 힘든 것은 있어도 체력적으로 힘드니까 하기 싫다는 것은 없다"고 단언했다. 

'눈발'로 주연으로 당당히 이름을 새긴 진영은 언젠가 액션이나 멜로도 도전하려 한다. 진영은 "액션에 대한 로망도 크다"면서도 "되게 잔잔한 것도 해보고 싶다. '싱글라이더'를 보고 엄청 울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혼자 펑펑 울었다. 원래 잘 안울었다. '남자가 왜 우냐!' 이런게 강했다(웃음). 연기를 배우면서 감정에 솔직해야 한다는 말을 들으면서 울고 싶을 때는 혼자 가끔 울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이 터닝 포인트라고 생각한다. 매 순간이 그에게는 터닝 포인트였다. 진영은 "데뷔라는게 시작이다. 갓세븐도, '눈발'도 내겐 큰 의미다. 영화라는 장르를 처음해봤는데 연기가 또 재밌다는 걸 느꼈다"고 밝혔다. 

진영은 '눈발'에 대해 "내 진실된 모습을 볼 수 있다. 무대는 메이크업도 진하고 조명도 진한데 분명 '눈발'의 민식이지만 내 진실된 모습이 있다. 그런 모습을 보시고 싶으시다면 '눈발'을 봐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못보시면 후회하실거다.  '눈발'을 많이 기대하고 사랑해주신 것처럼 저의 또다른 면을 많이 사랑해주셨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진영은 영화 '눈발'로 관객들과 만나며 조만간 새 미니앨범 'FLIGHT LOG : ARRIVAL'로 무대에도 돌아올 예정이다. 

sohyunpark@xportsnews.com /사진=JYP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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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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