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1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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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옥의 9연전'을 앞둔 '위기'의 LG

기사입력 2008.05.02 10:26 / 기사수정 2008.05.02 10:26

박형규 기자



[엑스포츠뉴스=박형규 기자] 12승 17패로 7위를 달리며 힘든 여정을 보내고 있는 LG 트윈스. 앞으로 그들에게 더욱더 힘든 '지옥의' 9연전이 기다리고 있다. '어린이날'이 월요일에 자리를 잡고 있어 5월 2일 금요일은 경기가 없고 5월 3일부터 5월11일까지 9연전이 펼쳐지게 된다. 현재 페넌트레이스가 약 21% 진행된 시점에서 이 9연전은 초중반 순위판도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상위팀은 9연전 중 잡아야 할 경기는 확실히 잡고 넘어가는 전략을 통해 더욱더 팀의 입지를 공고히 할 것이며, 중위팀은 상위권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고, 하위팀은 9연전을 계기로 분위기를 급반전시키려는 등 서로 다른 꿈을 꾸고 있지만, 9연전이 끝나고 난 뒤 이 꿈을 이룬 구단은 절반도 채 되지 않을 것이다.

선발로테이션의 일시적인 조정과 백업선수들의 적절한 활용, 그리고 체력적인 문제 등 모든 팀들에게 이 9연전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지만 특히 LG는 이러한 것들 이외에 또 다른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9연전 동안 상대해야 할 3팀이 모두 LG의 천적으로 군림하고 있는 팀이라는 것이다. LG는 홈 6연전을 통해 서울 라이벌인 두산, '질풍 가도'를 달리고 있는 SK를 상대하고 대전으로 넘어가서 최근 이겨본 적이 없는 한화를 상대하게 된다.

어린이날을 포함하여 황금연휴 기간 동안 맞붙게 되는 '한지붕 두 가족' 서울 라이벌인 두산과의 경기. 사실 그간 라이벌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두산만 만나면 맥을 못 추는 LG였다. 최근 두산의 페이스가 좋은 것도 하나의 걱정거리. 4월 30일 KIA와의 경기에서 6점차로 뒤지고 있다가 대역전극을 펼치며 '미라클 두산'의 저력을 보여줬고, 5월1일엔 이혜천의 완벽호투로 말미암아 기분 좋은 2연승을 거두었다. 특히 '베테랑' 안경현의 1군 엔트리 진입은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는데 기폭제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여 LG가 상대하는데 더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두산과의 힘든 게임을 치룬뒤 만나게 되는 상대는 현재 '무한질주' 단독 1위를 고수하고 있는 SK. 지난해 4승14패라는 상대전적에서 알 수 있듯이 SK만 만나면 힘을 못 쓰는 LG였다. 그리고 2008프로야구 시즌 개막전에서 연장접전 끝에 프로야구 사상 첫 개막전 연장 끝내기 홈런을 맞으며 무너졌던 기억도 있고, 이번 3연전에 팀의 원-투 펀치 역할을 하고 있는 레이번과 김광현의 출격이 예상되고 있어 어려움을 겪을 전망.

홈 6연전 후 대전으로 이동하게 되는 LG는 최강화력을 뽐내고 있는 한화와 만나게 된다. 특히 LG는 지난해 7월 이후 한화를 이겨본 적이 없다. 올 시즌에도 이미 3패를 기록하여 지난해부터 10연패를 당하고 있으니, '고양이 앞에 생쥐 꼴'이란 말이 적합할 정도로 천적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게다가 홈런 순위 상위 랭크를 모두 차지하고 있는 클락-김태균-이범호-김태완으로 이어지는 '다이너마이트' 타선은 현재 붕괴된 LG 선발진으로서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류현진은 LG를 상대로 지난해 4월 이후 1년 동안 7연승을 쌓고 있어 이 기록도 계속 이어질 수 있을지도 관심사 중의 하나다.

크리스 옥스프링만이 묵묵히 자기 역할을 수행해내고 있는 LG 선발진. 박명환이 이번 9연전에 출전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올 시즌 그간 보여준 모습은 상대팀이 두려워할 만한 포스가 아니다. 삼성에서 둥지를 옮긴 제이미 브라운도 요새 상대 타선에 맹폭을 받으며 주춤하고 있어, LG 입장에서 이번 9연전이 여간 부담이 아니다.

비록 9연전 동안 맞붙는 두산, SK, 한화에 약한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야구'는 이러한 기록 외에 여러 변수가 두루 펼쳐지는 종목이고 '흐름'을 타는 스포츠이기에  섣부른 예상은 금물이며, 9연전 초반 LG가 예상외의 승리로 분위기를 이어간다면 성공적인 9연전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 것이다.
 
9연전 시작 전 마지막 경기인 5월 1일 사직 롯데전에서 비록 패하긴 했지만 LG는 조그마한 희망의 불씨를 발견할 수 있었다. 그간 부진의 터널에서 빠져나오질 못했던 김상현의 홈런과 플레잉코치로서 팀의 맏형 노릇을 하며 궂은일을 도맡아 하고 있는 김정민의 홈런이 앞으로 펼쳐질 '지옥의 9연전'의 시작을 알리는 LG의 기분 좋은 신호탄으로서 LG가 중위권 도약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여부가 주목된다.

[사진=김재박 감독 (LG 트윈스 제공)]



박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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