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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인터뷰] 인디 듀오 새벽공방, '카드 캡터 체리'를 만나다

기사입력 2017.02.09 00:26 / 기사수정 2017.02.09 14:23


[엑스포츠뉴스 김미지 기자] "만날 수 없어, 만나고 싶은데 그런 슬픈 기분인걸."

듣기만 해도 그 시절 추억 속으로 빠져드는 노래가 있다. 아무 걱정도, 갈등도 없이 뛰어놀던 어린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애니메이션 OST는 전주만 들어도 아련한 추억을 가져다주며 절로 입을 움직이게 한다.

여기, 2030 여성들의 마음 속 깊이 박힌 애니메이션 주제가가 있다. 첫 소절만 들어도 소녀 감성을 불러일으키고 절로 손을 모으게 되는 '카드 캡터 체리'의 오프닝 '캐치 유 캐치 미(Catch you Catch me)'가 바로 그 주인공.

일본 애니메이션 원작이 한국으로 수입됐기에 '캐치 유 캐치 미'가 번안곡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이 곡은 순수 한국 작곡가가 직접 100% 창작한 곡이다. 1980년대 향수를 자극하는 '달려라 하니', 1990년대생들의 영원한 친구 '포켓몬스터', '디지몬 어드벤처', '슬램덩크', 2000년대의 신드롬을 이끈 '유희왕' 등 전 세대를 아우르는 애니메이션 주제가의 대부인 방용석 작곡가의 곡인 것.

방용석 작곡가의 약 300곡이 넘는 애니메이션 주제가 중 '캐치 유 캐치 미'는 지난해 네이버 뮤지션리그에서 가장 많이 재생된 곡으로 등극했다. 인디 듀오 새벽공방이 커버해 많은 이의 추억과 향수를 자극한 것. 새벽공방은 이 곡으로 다양한 실력파 뮤지션들이 모여 있는 뮤지션리그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해 많은 화제를 모았다.

93년생 동갑내기 여성 듀오로 이루어진 새벽공방은 피아노와 작곡을 맡은 여운과 보컬과 기타를 맡은 희연이 함께 곡을 만든다. 주로 새벽에 작업을 하고 대중에 선보이기까지의 많은 작업 과정이 공방 같은 느낌이어서 '새벽공방'이라는 이름을 짓게 됐다는 두 사람은 최근 브랜뉴뮤직 산하 레이블 코리안룰렛과 전속계약을 했다. 이와 함께 '캐치 미 캐치 유' 리메이크 음원 발매 작업도 박차를 가할 수 있었다.

"리메이크 음원을 낼 줄은 상상도 못 했어요"라고 기쁨을 감추지 못 했던 새벽공방이 방용석 작곡가를 찾았다. 뮤지션 3인방과 함께 새로 태어난 '카드 캡터 체리' OST에 관해 이야기를 나눠봤다.


◆ 새벽공방은 어떻게 '카드 캡터 체리' OST를 커버하게 됐나요?
우리가 대중이라면 어떤 곡이 흥미롭고 생각이 날까 고민을 많이 했어요. 영화와 만화 주제가를 생각하다가 '카드 캡터 체리'가 생각이 났죠. 지금 들어도 노래가 세련되고 참 예뻐요. 저희도 노래에 추억이 있는 만큼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커버를 했는데 실제로 많이 좋아해주셔서 정말 기뻤어요.(여운, 희연)

◆ 처음 리메이크 소식을 들었을 때 어땠나요?
뜻 깊었죠. 애니메이션은 일반 케이팝하고 분리돼 있다는 느낌 속에서 살아왔는데 케이팝 아티스트가 애니메이션 주제가를 가지고 새롭게 접근한다는 것이 굉장히 기뻤어요.(방용석)

◆ 편곡할 때 어떤 것에 중점을 뒀나요?
악기를 덜어놓는 것에 중점을 뒀어요. 최대한 다 빼서 피아노와 기타만 남길 수 있도록 했죠.(여운)
어쿠스틱한 것에 중점을 뒀더니 저희 스타일이 나왔고, 노랫말에 더 집중되더라고요.(희연)

◆ 원곡과의 차별점은 어떤 것이 있나요?
목소리 톤이 많이 다르다는 것과 원곡에 들어간 효과음을 동심을 자극할 수 있는 코러스 라인으로 대체했다는 것이 차별점이에요.(희연)
너무 발라드처럼 느끼게 하지 않으려고 코러스를 원곡과 비슷하게 넣기도 했어요.(여운)

◆ 새벽공방이 리메이크한 곡은 어땠나요?
어쿠스틱하게 나오리라고는 생각을 못 했는데 악기가 줄어들면서 서정적인 것이 더 살아났다고 생각했어요. 그게 큰 특징이었죠.(방용석)


◆ 이 곡이 네이버 뮤지션리그 연간차트 1위를 했는데 소감이 어떤가요?
인디 신에서 음악 작업을 하는 사람들에게 뮤지션리그는 소통 창구 같은 곳이거든요. 자기가 하고 싶은 작업물을 올리는 유일무이한 곳인데 그곳에서 연간차트 1위를 하니 정말 뿌듯했죠.(희연)
저도 정말 뿌듯했어요. 변진섭 '그대 내게 다시', 보아 '밀키 웨이' 등 많은 곡들을 커버했었는데 저희 기억에도 '카드 캡터 체리' OST가 굉장히 뭉클했어요. 또 유난히 댓글이 많이 달렸는데 악플이 없고 훈훈한 댓글 창이라 더 기뻐요.(여운)

◆ 기억에 남는 댓글이 있나요?
'추억을 소환한다'는 댓글이요. 새벽에 아련한 감성으로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도 기억에 남아요.(희연)
'헐'이라는 말로 반가움을 표현해주셨던 분들도 있었어요. 또 많은 분들이 이 노래를 듣고 옛 시절을 생각하며 힐링이 되고 마음에 위로를 받았다고 해주셨던 게 정말 뿌듯했어요.(여운)

◆ 새벽공방처럼 케이팝 아티스트가 커버해줬으면 하는 곡이 있나요?
평생 작곡한 애니메이션 주제가가 300곡 정도 되는데 그중 많이 알려진 곡이 3, 40곡 정도 돼요. 후배 아티스트들이 새롭게 해석하는 것을 보고 싶어서 KBS 2TV '불후의 명곡'에 나가고 싶다는 생각도 했어요. 케이팝 아티스트들도 이 곡을 듣고 자랐을텐데 어떻게 편곡해 작업할까, 자기 나름대로 세계관을 표현하는 것을 보고 싶어요.(방용석)

◆ 수십년에 걸쳐 작곡가님의 음악을 듣는 청춘들에 하고 싶은 말은?
'살다가 힘들고 지쳤을 때 애니메이션 주제가를 들어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어요. 10년, 20년 전 아무런 갈등이 없던 세계로 돌아가 음악에서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어요. 음악을 들으면서 자기 자신에게 '지금 이 문제가 어디서부터 시작했는지'를 생각해보고 그 해답의 실마리를 음악을 들으면서 찾을 수 있다면 음악을 만든 작가로서 보람을 느낄 수 있을 것 같아요. 실제로 그런 마음으로 300여 곡을 만들었어요.(방용석)

◆ 리메이크 음원 발매를 앞둔 지금, 어떤 생각이 드나요?
뮤지션리그에서 곡을 공개할 때도 그렇게 많은 반응이 있을 줄은 몰랐는데 그만큼의 반응만 있어도 행복할 것 같아요.(희연)
뮤지션리그를 통해 회사와 전속계약도 하게 됐고 원곡자를 찾아 리메이크 음원까지 만들 수 있어 정말 감사하고 행복해요. 꿈 같은 현실을 이뤘기에 큰 기대는 안 하고 있어요. 그렇지만 더 많은 분들이 듣고 그 시절 추억을 회상하고 아련해질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또 뮤직비디오와 함께 감상해주시면 좋겠어요.(여운)

am8191@xportsnews.com / 사진=코리안룰렛

김미지 기자 am819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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