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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인터뷰] '갑순이' 한도우 "송재림, 건물주 아들인 내 역할 질투해줬죠"

기사입력 2017.01.15 15:04

박소현 기자

[엑스포츠뉴스 박소현 기자] SBS 주말드라마 '우리 갑순이'서 얄미운 것 같아도 마냥 밉지 않은 귀여운 '금수저'로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배우 한도우의 이야기다. 

최근 방송한 '우리 갑순이'를 통해 한도우는 시청자와 잠시 작별인사를 했다. 갑순이(김소은 분)와 갑돌이(송재림)의 언약식을 목격한 뒤 자신은 인연이 아님을 깨닫고 떠나게 된 것. 그의 재등장 여부는 오직 문영남 작가만 안다.

인터뷰를 위해 만난 그는 극 중 최하수와는 완전히 다른 인물이었다. 최하수는 건물주 아들인 그야말로 '금수저'로 갑순이를 만나기 전까지는 안하무인에 이 여자 저 여자 만나는 일종의 '탕아'였다. 일찌감치 해당 신을 마무리 했던 한도우는 "중간에 합류해 처음에는 부담감도 있었다"면서도 "워낙 촬영현장 분위기도 좋고 선배님들이 잘해주셔서 먼저 다가갈 수 있었다. 기분 좋게 연기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전체적으로 반응도 좋다"며 "시청률도 이 기세로라면 20%가 거뜬하지 않을까"라고 조심스레 시청률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도우는 지난 2015년 MBC '여자를 울려'에서 송창의의 아들로 눈도장을 찍은데 이어 KBS '무림학교'에서는 동구 역을, '우리 갑순이'에서는 최하수로 꾸준히 안방을 찾고 있다. '여자를 울려' 당시에는 가끔 시민들에게 '사고를 그만 치라'며 본의 아니게 혼나기도 했었다. 그는 "당시 현장에 있다보면 아주머니가 아빠 말을 잘 들으라고 그런 이야길 많이 해주셨었다. 그게 열심히 하고 있는 거구나 하고 응원으로 받기도 했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우리 갑순이'에 중간부터 합류하면서 한도우는 꽤 고민이 많았다. 그는 "문영남 작가와는 대본 리딩 자리에서 뵀다"며 "'우리 갑순이'는 현실적으로 쉽게 공감할 수 있게 공시 준비생이나 일반인들의 이야기가 많이 담겨 있는데 나는 튀는 '금수저' 역할이다보니 어떻게 하면 그 현실적인 극에 잘 묻어날 수 있을지 고민했다"고 밝혔다. 문영남 작가가 첫 대본 리딩 당시 많은 이야기와 조언을 건네줬다고. 문영남 작가는 2주 가량 대본을 일찍 건네줬고, 그 덕분에 한도우가 캐릭터에 대해 고민하고 준비할 시간이 많았던 것도 행운이었다. 

그는 "'우리 갑순이'는 유독 정이 가는 드라마였다. 원래 형성된 팀에 폐를 끼치면 안된다는 생각에 더 공부하고 더 정을 갖고 다가갔던 작품이었다. 신인 연기자가 선배들에게 먼저 다가가기가 어려운데 선배들이 먼저 말을 걸어주시고 잘해주셨다. 좋은 현장, 좋은 선배들이기에 내가 더 열심히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도우는 "촬영하면서 금수저 역할이다보니 좋은 곳도 많이 가고 다양한 경험을 많이 하다보니까 신나고 재밌긴 했었다"며 "하수는 그런 곳이 익숙한 공간이고 그런 걸 자연스레 하는 역할이다보니 신기한 곳에서도 최대한 익숙한 것처럼 행동하려 했다"고 디테일한 부분에서 신경을 썼었다고 설명했다. 처음에는 그도 최하수란 인물에게 공감이 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지만, 갑순이를 좋아하게 되면서 바뀌는 하수의 모습에 자신도 정이 붙었다고. 자신이 직접 보지 못한 인물상이기에 이해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진심을 보여주려는 하수의 모습에 한도우도 점점 끌렸다. 

갑순이 역의 김소은과의 호흡도 좋았다. 한도우는 김소은에게 거듭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김소은 선배가 내게 처음부터 선뜻 편하게 말하라고 이야기 해주셨다. 너무 잘해주셨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갑순이를 부려먹는 역할로 나와서 어떻게 해야할 지 부담감도 있었지만 김소은 선배가 따스하게 다가와줘서 더 잘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여자와 붙는 멜로가 처음이었던 그에게 김소은이 자연스레 많은 무드를 조성해줬던 것. '사랑의 라이벌'이었던 갑돌이 역의 송재림도 그에게 유쾌한 농담을 자주 던지며 분위기를 풀어줬다. 한도우는 "송재림 선배는 내 역할을 질투하시더라(웃음). 선배는 늘 집에서 고시 공부를 하는데 나는 좋은 차 타고 맛있는 거 먹는다고(웃음)"라고 미소를 띄웠다. 

그는 촬영분량의 대부분이 김소은, 송재림과 함께했다. 두 사람의 좋은 케미 덕분에 촬영장에서 기분 좋게 함께할 수 있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렇기에 이들과 헤어지면서는 유달리 아쉬웠다. 그는 "중간에 들어가고 중간에 나가니까 되게 시원섭섭하더라"며 "회식할 때 술을 잘 마시지 못했는데 선배들에게 술을 한잔 더 받게 되더라. 아쉬웠다. 같이 끝난다면 깔끔하게 그동안 수고 많으셨습니다 할텐데 촬영장가서 나만 끝나서 나오는데 시원섭섭하더라"고 고백했다.

다만 고두심, 장용 등 갑순이네 가족들과 함께 만나지 못했던 부분은 그가 꼽는 아쉬운 포인트. 더 많은 조언과 연기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었을 것 같아 아쉽다고. 그래도 고두심과 장용 등 베테랑 연기자들은 그와 대본리딩에서 만나면 따로 조언을 해주기도 하는 등 한참 어린 연기자 후배를 위해 아낌없이 내리사랑을 베풀어주었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그렇기에 대본리딩을 했던 매주 화요일 아침은 그에게 무척 행복했던 시간이었다.  

만약 '우리 갑순이'에서 그가 맡고 있는 역할 외 다른 이를 해보고 싶은 게 있냐는 물음에는 "금수조를 해보고 싶다"고 의외의 답을 내놨다. 그는 "처음에 사기 치는 부분은 정이 안갔었지만 수조도 하수랑 비슷한 부분들이 있다. 성실하게 살아가지 않나. 그 모습이 꾸준히 아무 말 하지 않고 하는 모습이 남자로서 볼 때 멋있는 게 있었다. 저런 유혹이 왔는데도 뿌리치고 할일을 하는 모습이 멋있다"며 이유를 밝혔다. 

꾸준히 필모그라피를 쌓아온 그는 "쉬지않고 꾸준히 해온 것에 대해 많이 감사하다. 하고싶다고 할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나. 성급해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부모님도 작품 들어간다고 들떠있지 말라고 한다. 갑자기 너무 큰 역할을 맡는 것보다 천천히 쌓아가며 내공이 쌓인 뒤 만나고 싶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이어 "재벌 손자, 금수저 건물주 아들 등을 하다보니 그런 이미지가 굳어지는 게 아닐까 싶어 반대되는 역할도 많이 해보고 싶다"고 고백하며 "언젠가 전문직 역할에도 도전해보고 싶다. 그 직업에 대해 공부하고 새로운 것을 접하고 연기해보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그의 차기작은 아직 결정되지 않은 상황. 그는 언제든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도록 계속 준비중이다. '우리 갑순이' 촬영을 마친 뒤에도 한동안은 자신의 출연분을 모니터링하기도 했다. 

한도우는 "길게 생각하고 있다. 짧은 시간에 많이 유명해지면 좋겠지만 길게 천천히 대중들에게 자리 잡고 믿음이 가는 배우가 됐으면 좋겠다"며 "서두르지 않고 꾸준히 할 생각"이라고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자신감, 각오를 다지는 모습이었다. 뮤지컬을 하다 군대를 간 형과 예술고등학교에서 연출을 전공하는 동생과 함께 한 작품을 하는 꿈도 조심히 드러냈다. 

한도우와 인터뷰하면서 가장 인상깊었던 부분은 그가 자신의 가족에 대해 이야기할 때다. 올해 스물 둘. 한창 밖에 나가서 친구들과 놀고 싶을 나이 아닌가. 하지만 그는 자신의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행복한 목소리로 늘어놨다. 드라마가 끝난 김에 할머니와 할아버지를 초대해 자신이 만든 파스타와 연어구이를 초대하고 싶다며 두근거림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은 드라마 속 최하수와는 완전히 달랐다. 한도우는 가족들과 연기를 보며 고쳐야할 부분에 대해서 이야기도 자주 한다고 밝혔다. 그의 조부모님도 "최하수가 내 손자"라며 주변에 자랑 아닌 자랑을 하고 있다는 전언. 그런 가족들의 응원과 사랑에 그 역시도 부모님과 같이 시간을 오래 보내는 것은 물론, 가족들을 초대해 요리를 대접할 생각에 많이 들떠있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최하수와는 다른 더 의젓하고, 연기관과 목표가 확고한 한도우와의 만남은 기대이상이었다. 앞으로 그가 선보일 연기가 더욱 기대가 됐다. 그는 당분간 휴식을 취하며 차기작을 위해 준비에 나선다. 

sohyunpark@xportsnews.com /사진=서예진 기자

박소현 기자 sohyunpark@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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