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6-02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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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초점] '안투라지', 2016년 tvN의 유일한 오점으로 남다

기사입력 2016.12.25 02:19

이아영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아영 기자] '안투라지'를 향해 높았던 기대감만큼 시청자의 실망도 컸다. 가혹한 평가일 수도 있겠지만, 2016년 tvN이 내놓은 드라마 중 유일하게 악평만 받은 작품이다.

tvN 금토드라마 '안투라지'는 미국 HBO에서 2004년부터 2011년까지 방송된 인기 드라마의 세계 최초 리메이크 버전으로 제작 소식과 함께 큰 화제를 모았다. 상반기에 각각 '시그널', '치즈 인 더 트랩'으로 최고의 주가를 올린 조진웅, 서강준이 주연으로 캐스팅되면서 그 기대감은 극에 달했다. tvN이 10월에 개최한 10주년 기념 시상식 'tvN 10 어워즈'에 시상자로 무대에 서 캐릭터를 미리 선보이기도 했다. 배우들의 팬과 많은 시청자는 오매불망 첫 방송 날짜만을 기다렸다.

열기구처럼 부푼 기대가 차가운 실망으로 바뀌기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1회 2.264%(닐슨코리아 제공, 케이블플랫폼 가구 기준)의 시청률은 2회에서 반토막(1.162%)났고, 4회부터는 1% 미만의 소수점 시청률을 기록하는 굴욕을 맛봤다. 금토 오후 11시라는 시간대를 문제 삼을 수도 있겠지만, 같은 시간대 방영된 '신데렐라와 네 명의 기사'가 최저 1.796%-최고 3.903%로 집계됐다는 걸 고려하면 저조한 성적의 원인은 결국 작품 내부에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대부분 시청자가 '안투라지'의 문제점으로 꼽은 것은 바로 '이야기'다. 차세대 스타 차영빈(서강준 분)과 그의 친구들이 매니지먼트 대표 김은갑(조진웅)과 함께 톱스타로 성장하는 모습을 연예계의 적나라한 일상과 함께 보여준다는 게 드라마의 방향성인데, '안투라지' 16부 동안 남은 것은 '왜란종결자'와 '임화수' 그리고 안소희(안소희)다. 차기작을 고민하고, 여러 이해 관계자와 갈등을 빚고, 그러다 작품을 못하게 되는 이야기만 도돌이표다.

이야기만큼이나 산으로 간 것이 캐릭터다. 1번에서 말한 답답한 전개가 반복되는 동안, 시청자가 감정 이입해야 할 대상인 차영빈은 무매력의 응석받이로 그려졌다. 김은갑이나 이호진(박정민)이 차영빈을 톱스타로 만들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는 동안 차영빈은 안소희 때문에 차기작을 선택하고, 안소희 때문에 스케줄을 멋대로 바꿔 중간에 낀 이호진을 난감하게 만들었다. 차준(이광수), 거북(이동휘) 캐릭터는 시청자의 공감을 전혀 얻지 못한 채 이야기를 겉돌기만 했다.

마지막으로 '안투라지'가 자랑스럽게 내세웠던 '연예계 일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는 것 역시 실패로 돌아갔다. 드라마가 보여준 연예계의 민낯은 다른 드라마에서 조금씩 표현된 모습과 다를 게 없었고, 오히려 연예계를 실감 나게 보여주기 위해 섭외한 화려한 카메오 군단은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일 뿐이었다. 차영빈과 친구들이 나누는 농담과 음담패설이 연예 산업의 일상이라면, 차라리 보여주지 않아도 될 뻔했다.

2007년부터 지난 10년 동안 tvN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 정신으로 많은 것을 일궜다. 올해만 해도 '시그널', '또 오해영', '굿 와이프', '혼술남녀', '더케이투', '도깨비' 등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로 시청자의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안투라지'는 가치 있는 성공들 사이에 유일한 오점을 남겼다. '안투라지' 캐스팅 물망에 올랐던 한 배우가 올해 가장 잘한 일은 '안투라지'를 거절한 것이라는 우스갯소리까지 나오는 수준이다. 이날의 굴욕이 tvN에는 더 큰 발전을 위한 거름이 되기를 바란다.

lyy@xportsnews.com / 사진 = tvN

이아영 기자 lyy@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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