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5-19 0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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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용 대표팀 감독 "한국 女 배구 위기, 시스템 변화 필요"

기사입력 2016.09.19 15:47 / 기사수정 2016.09.19 15:47

이종서 기자


[엑스포츠뉴스 이종서 기자] "이대로면 올림픽 출전도 위태롭다." 김철용(63) 한국 여자 배구대표팀 감독이 목소리를 높였다.

김철용 감독은 여자 배구대표팀을 이끌고 베트남 빈푹에서 열리고 있는 '2016 아시아 발리볼 컨페더레이션(AVC)컵' 대회에 참가 중이다.

이번 대표팀은 출발부터 순탄치 않았다. 당초 대한배구협회는 박기주 수원전산여고 감독을 선임했으나, 선임 과정에서 논란이 일었고, 결국 박기주 감독은 사퇴했고, 재공고 끝에 김철용 감독이 사령탑에 오르게 됐다.

김철용 감독은 '독이 든 성배'와 같은 AVC컵 감독직을 맡은 이유에 대해서 "누군가는 소방수 역할을 해야 하지 않나. 모든 지도자가 꺼렸던 대회지만, 한국 여자 배구 발전만 보고 이곳에 달려왔다. 때마침 제자인 장윤희가 코치로 온다고 했다"고 밝혔다.

어렵게 맡은 자리지만 100%의 전력을 꾸리지 못했다. 2016 리우올림픽 핵심 멤버는 휴식으로, 프로구단 주요 선수단은 국내 대회 일정과 전지훈련을 이유로 선수를 선발하지 못했다. 때문에 고등학생 선수를 중심으로 대표팀을 꾸렸다. 예상했던 대로 대표팀은 조별리그 3전 전패를 당하는 등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철용 감독은 "국내대회도 물론 중요하다. 그러나 국제대회는 나라의 명예가 걸려있고, 선수 육성 차원에서 경험이 필요하다. 프로구단에서도 대표팀 소집에 적극적이었으면 좋겠다"고 아쉬움을 내비쳤다.

비록 전패를 당했지만 김 감독은 선수들을 향해 "결과는 중요하지 않다. 이미 예상했고, 오히려 선수들은 투지를 불사르며 최선을 다해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그러나 체계적인 대표팀 구성 시스템 부재에 대해서는 일침을 가했다. 그는 "중국, 일본, 카자흐스탄은 탄탄한 대표팀 체계를 구축했고, 태국 베트남 장기 육성 프로젝트에 이어 지금은 세대 교체를 성공적으로 이끌어가고 있다"며 "반면 한국 여자 배구는 제자리걸음이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어린 선수단으로 대표팀을 꾸렸고, 단 6일 훈련 후 베트남에 왔다. 때문에 결과는 어느 정도 예상했다"고 이야기했다.



김철용 감독은 "분명한 것은 한국 여자 배구의 위기가 닥쳐왔다는 것"이라고 힘주어 이야기하며 "아시아 팀 모두 급성장을 하고 있다. 반면 한국 여자 배구는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김연경(페네르바체)을 중심으로 배구가 아직 그대로이다. 실제로 이번 대회에 참가한 베트남, 태국. 대만 센터들이 외발 스파이크를 때린다. 한국 대표팀 센터 중에 자유자재로 외발 때릴 줄 아는 센터가 없다. 수비수 자세도 중심이 전부 뒤에 있다. 외국인 선수가 있으니깐 일단 띄워놓고 본다. 그러면 빠른 배구를 할 수 없다. 한국만의 무기가 없어지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이어서 김 감독은 "LG정유(현 GS칼텍스) 시절,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우승 때 모두 스피드 배구로 정상에 올랐다. 지금 코치로 있는 장윤희와 은퇴한 정선혜의 리시브는 최고였다. 살펴봐라. 지금 두 사람 만큼 리시브할 줄 아는 선수가 있나. 두 선수가 리시브를 정확하게 해주면 빠르게 공격을 진행한다. 한국 여자 배구 역사상 처음으로 중국을 이겼던 것도 빠른 배구를 했기 때문이다. 신장으로는 유럽이나 남미 배구를 이길 수 없다"며 "조직력 배구, 빠른 배구밖에 없다. 이를 위해서는 오랜 기간 반복 훈련을 통해 팀을 하나로 만들어야 한다. 한국 여자 배구인 모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올림픽 출전도 힘들어질 수 있다. 체계화된 대표팀 운용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bellstop@xportsnews.com / 사진 ⓒ대한배구협회

이종서 기자 bellstop@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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